일제강점기 남산의 수난 흔적…아이들과 역사체험 했어요!

시민기자 김수정

발행일 2023.02.22. 11:00

수정일 2023.12.13. 16:32

조회 1,082

남산공원 겨울방학 특별프로그램
남산공원 겨울방학 특별프로그램 ‘대일항쟁 발도장 쿵쿵!’에 참여한 가족들 ⓒ김수정

조선 건국으로 도읍지를 개경에서 한양으로 옮긴 후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중심인 서울. 그리고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한 서울의 상징, 남산. 그만큼 역사적인 의미가 많은 곳으로 일제강점기 일본인에 의해 수난의 겪어야 했던 곳이기도 하다. 

중부공원여가센터에서는 겨울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일항쟁 수난과 투쟁의 산실 남산에서 한양도성 유적전시관 관람을 하고 전래놀이를 즐기는 겨울방학 특별프로그램 ‘대일항쟁 발도장 쿵쿵!’을 진행했다.
해설사 선생님
진행을 맡으신 해설사 선생님과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을 둘러보았다. ⓒ김수정

서울공공서비스예약시스템 홈페이지에서 예약한 후, 시간에 맞춰 모임 장소인 안중근의사 동상 앞으로 향했다.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을 둘러보았다. 한양도성은 조선을 건국하면서 도읍지인 한성부의 경계를 표시하고 그 권위를 드러내며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축조했다. 백악(북악산), 낙타(낙산), 목멱(남산), 인왕(인왕산)의 내사산 능선을 따라 전체 길이 약 18.6km에 이르는 도성으로, 현존하는 전 세계의 도성 중 가장 오랫동안 그 기능을 수행했다.
바닥에 표시된 한양도성길
바닥에 표시된 한양도성길 ⓒ김수정

근대화 과정에서 옛 모습을 상당히 잃어버렸지만, 서울시는 한양도성의 역사성을 보존하기 위해 계속해서 관리 중이다. 현재는 전체 구간의 70% 구간이 옛 모습에 가깝게 정비되어 있다. 중건되지 못한 구간은 도로에 '서울한양도성' 표시를 하여 도성과 연결되게 하였다.
훼손된 한양도성 남산 구간
일본의 식민통치를 상징하는 조선신궁이 세워지며 훼손된 한양도성 남산 구간 ⓒ김수정
조선신궁 배전터
조선신궁 배전 터 ⓒ김수정

옛 모습을 잃어버린 가장 큰 시기는 일제강점기다. 남산 구간은 1925년 조선신궁을 세우면서 성벽을 헐어버리고 성돌을 석재로 썼다. 광복 이후에는 이승만 대통령 동상이 들어섰다가 4.19혁명으로 철거되고 식물원과 분수대가 자리 잡았다. 둘레 20m의 분수대는 당시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컸으며 나들이 장소로 사랑받았다. 2006년 남산 제모습 가꾸기 사업으로 식물원은 철거되고 2013~2014년 한양도성 발굴조사를 거친 후, 현재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이 되었다.

한양도성 남산 구간은 1925년 일본의 식민통치를 상징하는 조선신궁 건립으로 크게 훼손되었다. 성벽 발굴조사 때 조선신궁 배전 터가 함께 발견되었다. 이 건물지는 조선신궁 내 방문객들이 절하며 참배하던 배전의 기초 구조물이다. 일제가 한양도성을 철거하고 그 위에 조선신궁을 세웠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다. 그 뒤로 보이는 둥그런 분수대는 1968년 식물원과 함께 세워졌다.
방공호
태평양 전쟁을 앞두고 일본이 설치한 방공호 ⓒ김수정

일제강점기에 설치된 방공호도 볼 수 있다. 적군의 공중 공격을 피하기 위한 방어시설로 1941년 태평양 전쟁을 앞두고 일본은 서울에 1만 개의 방공호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건설을 추진했다. 입구 계단을 내려가면 약 33㎡의 방과 긴 통로가 있다고 한다.
축성시기에 따른 돌의 모습
한양도성 남산 구간에서는 조선시대 시기별 축성 양식의 변화를 알 수 있다. ⓒ김수정

전시관 일원에는 총 길이 약 189m의 한양도성 유적이 발굴되었다. 한양도성은 조선 왕조 내내 지속적인 보수를 통해 유지되었다. 태조(14세기), 세종(15세기), 숙종 이후(18~19세기)에 쌓았던 부분들이 하나의 성벽을 이루고 있어 시기별 축성 양식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성벽을 쌓을 때 임시로 나무 기둥을 박았던 구멍의 흔적들도 함께 발굴되었다.
각자성석
남산 구간의 ‘내자육백척’ 각자성석 ⓒ김수정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에서는 각자성석도 발굴되었다. 각자성석은 축성과 관련된 글자를 새긴 돌이라는 뜻이다. 시기에 따라 글자의 의미가 달라졌는데 천자문 순서로 표시된 축성구간 명칭(14세기), 축성 담당 지방(15세기), 공사 관계자의 이름(17세기 이후) 등을 새겼다. 남산 구간에서 발견된 '내자육백척' 각자성석은 14세기의 것으로 이 구간의 명칭이 천자문의 60번째 글자인 '내(奈)'자였음을 보여준다.
호현당
호현당은 남산공원 안내와 함께 다양한 전통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김수정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을 둘러본 후에는 '호현당'으로 향했다. 2012년에 조성된 호현당은 '어진 사람들이 좋아한다'라는 의미를 지닌 장소로, 남산공원에 대한 안내와 함께 전통가옥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전통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팽이돌리기
호현당에서 팽이를 만들고 모여 앉아 팽이돌리기 시합을 하며 전통놀이를 배우고 즐겼다. ⓒ김수정

호현당 정식 프로그램은 3월부터 운영된다고 하는데 겨울방학 특별프로그램 참가자들을 위해 임시로 오픈되었다. 따뜻한 한옥 공간에 도란도란 둘러앉아 팽이를 만들고 시합했다. '누가 누가 오래 돌리나'에 이어서 '딱지 만들기'와 '딱지치기'까지 즐겼다. 바닥에 깔린 색색의 딱지를 누가 많이 따먹는지 시합했다. 승부와 상관없이 재미나게 전래놀이를 한 후에는 해설사 선생님께 간식을 선물로 받았다. 달콤한 간식 하나로 아이들은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왔다.
딱지치기
딱지치기를 즐기는 아이들 ⓒ김수정

남산 겨울방학 특별프로그램은 2월 말까지 진행되지만 이미 모든 수업의 예약은 끝이 났다. 하지만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은 정기해설을 운영 중이고, 호현당 역시 3월부터 프로그램이 운영되니 이를 이용하면 더욱 알찬 남산공원 탐방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한양도성 유적전시관

○ 주소 : 서울시 중구 회현동1가 100-267
○ 운영시간 : 09:00~18:00(11월~2월), 09:00~19:00(3월~10월)
※1월 1일, 설날 당일, 추석 당일 휴관
○ 관람료 : 무료
○ 누리집(해설 예약) :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 문의 : 02-779-9870

호현당

○ 주소 : 서울 중구 회현동1가 산1-44
○ 운영시간 : 09:00~18:00
○ 이용료 : 무료
○ 문의 : 02-318-5233

시민기자 김수정

가볍게 여행 온 듯 서울의 아름다운 모습과 즐걸거리 등을 찾아서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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