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 보스톤'의 감동을 다시 한번~ 남녀노소 즐기기 좋은 '손기정체육공원'

발행일 2023.10.04. 14:55

수정일 2023.10.04. 14:59

중구에 위치하고 있는 손기정체육공원 입구 ©홍혜수

최근 영화 '1947 보스톤'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1947년 대한민국이라는 조국의 이름을 달고 최초로 국제대회에 도전하는 마라토너 서윤복의 이야기이다. 그 뒤에는 그를 격려하는 손기정이 있다. 영화의 감동을 간직한 채, 손기정체육공원을 찾았다.

손기정체육공원은 1936년 독일 베를린올림픽에서 마라톤 종목 금메달을 딴 고(故) 손기정 선수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공원이다. 그 이름에 걸맞게 체육시설은 물론이고 다양한 책까지 읽을 수 있는 도서관까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남녀노소 불문하고 들르기 좋은 공간이다.

손기정체육공원 안내도 ©홍혜수

손기정체육공원 입구에 있는 실버체육센터. 경로당을 비롯해 어르신을 위한 다양한 시설들이 있다. ©홍혜수

어르신들은 '실버체육센터'에서!

손기정체육공원 입구 쪽에는 '실버체육센터'라는 건물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중구에서 운영하는 '중림경로당'은 물론 '중림도란도란'이라는 주민 커뮤니티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어르신들이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요즘 고령화사회가 되어 가면서 노인층 인구는 늘고 있지만 어르신들이 쉬고 즐길 만한 공간이 없어 인천공항에서 시간을 보낸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서울 시내에 노년층은 물론 아이들부터 청년층까지 운동도 하고 문화생활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반갑다.

손기정체육공원에 마련된 축구장 ©홍혜수

축구장의 푸른 잔디가 잘 관리되고 있다. ©홍혜수

사실 손기정체육공원이 설립된 건 1987년이지만 2020년에 주민들이 더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리모델링을 다시 했다. 기존에 시야를 막아 답답했던 축구장을 확 트이게 바꿔 축구뿐만 아니라 각종 행사나 요가 프로그램 진행 등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게 되었다.

걷거나 조깅을 하기 좋은 트랙 ©홍혜수

한쪽엔 손기정 동상이 자리 잡고 있다. ©홍혜수

기존에 좁았던 트랙 역시 러닝 트랙과 산책로 두 가지 용도로 나눠 각자 운동을 즐기기 좋게 만들어 두었다. 산책로는 천천히 걸을 수 있게 만들어 걸음이 비교적 느린 노년층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실제 많은 어르신들이 운동을 나와 걷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널찍하게 만들어 놓은 게이트볼장 ©홍혜수

수업이 한창 진행 중인 테니스 코트 ©홍혜수

트랙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다른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공간들을 꾸며 놓았다. 노년층에게 인기 많은 운동인 게이트볼장을 비롯해 테니스 코트도 있다. 공원 안쪽엔 농구 코트와 족구장, 중구에서 운영하는 헬스장까지 마련되어 있어 다양한 운동을 즐길 수 있다.

반대편 입구에 있는 손기정어린이도서관 ©홍혜수

2층엔 편하게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홍혜수

1층엔 더 많은 책들이 진열되어 있다. ©홍혜수

아이들은 '손기정어린이도서관'에서!

그리고 손기정공원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는 바로 '도서관'까지 있다는 것이다. 다른 쪽 입구로 가면 손기정어린이도서관을 만나볼 수 있는데 이곳 역시 2020년 새 단장을 할 때 같이 지어진 공간으로 총 2층짜리 건물로 이루어져 있다.

어린이 도서관답게 아이들에게 맞는 책들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고 1층에선 다양한 책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다면, 2층에선 넓은 공간에서 편안한 분위기로 독서를 즐길 수 있다.

언덕 위에 위치한 손기정문화도서관 ©홍혜수

손기정기념관이 있는 언덕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는 손기정문화도서관 ©홍혜수

어른들은 '손기정문화도서관'에서!

이곳엔 아이들 도서관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도 마련되어 있는데 언덕 위에 위치해 있어 계단을 따라 올라가거나 손기정기념관이 있는 언덕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만날 수 있다.

2021년 새롭게 단장을 한 손기정문화도서관은 다른 도서관들과 달리 빨간 벽돌로 된 외관으로 요즘 유행하는 대형 카페를 떠올리게 한다. 이곳은 단순한 도서관이 아닌, 문화를 같이 즐기도록 만든 복합문화공간으로 자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손기정문화도서관의 1층 로비 ©홍혜수

손기정문화도서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도 책을 읽을 수 있다. ©홍혜수

새로 단장해 오픈하면서 1층은 원래 카페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지금은 편하게 앉아 이용할 수 있는 개방적인 공간으로 바뀌어 있었다. 덕분에 카페처럼 세련된 공간에서 책을 읽거나 노트북 사용을 할 수 있어 많은 시민들이 편하게 이용하고 있었다.

입구 정면에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도 편하게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두었는데 자유로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참고로 2층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도 있기 때문에 걷기가 불편하거나 휠체어를 타고 올라갈 수 있어 누구나 사용하기 좋아 보였다.

다양한 책들이 구비되있는 손기정문화도서관 2층 ©홍혜수

다양하게 구비된 책들이 절로 책 읽고 싶은 분위기를 조성한다. ©홍혜수

2층으로 올라가면 총 2만 2,305권의 다양한 책들이 구비되어 있다. 기존의 도서관과는 다르게 옛 저택에 놀러간 듯한 인테리어라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용하는 사람들도 편하게 사용을 하고 있었다.

손기정문화도서관은 구역마다 분위기도 다르게 꾸며 놓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한쪽에는 탁 트인 공원의 전망을 보며 앉을 수 있는 캠핑장 느낌의 자리도 있어 여행책을 보면 좋을 것 같았다. 또 다른 한쪽에는 좀 더 집중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조용한 자리도 있어 용도에 따라 이용하기 좋다.

내가 원하는 책이 어디 있는지 찾아볼 수 있게 자료 검색대도 있고 편하게 책을 반납할 수 있는 무인 대출 반납기도 마련되어 있었다. 곳곳에 정수기도 설치되어 있지만 1회용품 줄이기 캠페인을 하고 있어 컵이 배치되어 있지 않으니 텀블러를 하나 챙겨가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손기정체육공원은 다양한 운동이나 활동은 물론 책을 읽거나 도서관에서 열리는 프로그램으로 문화 체험까지 할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하기 좋을 듯하다.

손기정체육공원

○ 위치 : 서울시 중구 손기정로 101-4
○ 교통 : 지하철 1‧4호선 서울역 3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 운영 : 실외 24시간 개방
○ 문의 : 02-313-79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