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단장 마치고 돌아온 '손기정문화도서관', 어떻게 변했을까?

시민기자 김윤경

발행일 2021.11.22. 13:37

수정일 2021.11.22. 16:15

조회 8,551

손기정문화도서관이 리모델링을 마치고 지난 19일 새롭게 개관했다. ⓒ김윤경
손기정문화도서관이 리모델링을 마치고 지난 19일 새롭게 개관했다. ⓒ김윤경

지난 19일 손기정문화도서관이 22년만에 리모델링을 마치고 새롭게 개관했다. 옛 손기정작은도서관이 있던 자리다. 지난 8개월 간의 준비를 마치고, 이전과 비교했을 때 3배는 더 커진 규모(771.m2)로 돌아온 손기정문화도서관은 단순한 도서관이 아니다. 문화와 예술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필자는 개관 당일 한가로운 저녁시간에 맞춰 손기정문화도서관을 방문했다. 밤 10시까지 운영되니 퇴근 후에도 자유로이 들르기 좋다. 찾아가는 길도 쉽다. 손기정어린이도서관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손기정기념관 바로 뒤편에 위치했다. 지난해 서울국제정원박람회 때 작가정원 작품 중 하나인 ‘기억을 걷는 시간’이 있는 바로 그 위에 있다. 
밤 10시까지 개방해 퇴근 후 저녁시간 한적하게 들러볼 수 있다. ⓒ김윤경
밤 10시까지 개방해 퇴근 후 저녁시간 한적하게 들러볼 수 있다. ⓒ김윤경

“문화복합공간인 만큼 여러 가지를 즐기고 감상할 수 있는 소통과 예술의 공간이랍니다. 특색이라면 장소마다 벽이 아닌 곡선형 서가로 구분을 했고, 거실과 책방, 계단, 분수 등을 보면서 각각 색다른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어요.” 손기정문화도서관 정승용 관장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새 단장으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공간 구성이다. 벽의 구분 없이 감성적이고 개성이 넘치는 각 공간이 흥미를 더한다.
2층 개방형 자료실, 곡선형 서가가 마음에 여유를 더한다. ⓒ김윤경
2층 개방형 자료실, 곡선형 서가가 마음에 여유를 더한다. ⓒ김윤경

처음 올라가 만나는 곳은 ‘물의 정원’이다. 낙엽으로 물든 가을 정취와 특히 잘 어우러진 공간이다. 자연과 함께 하는 정원은 계절과 시간의 변화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으로 물들며 독서와 사색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밤에 보는 분수는 은은한 빛이 매력적이고, 정원을 따라 조성된 산책길 ‘프롬나드’ 또한 감흥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도서관 입구에 위치한 물의 정원, 독서와 사색을 즐길 수 있다. ⓒ김윤경
도서관 입구에 위치한 물의 정원, 독서와 사색을 즐길 수 있다. ⓒ김윤경

도서관 1층은 카페 같은 라운지 형태로 구성됐다. 다양한 정기 간행물들이 놓여 있어 커피나 차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자유롭게 대화를 할 수 있다. 목요일과 일요일 아침에는 동네 카페에서 내려주는 모닝커피를 무료로 마실 수도 있다. 앞으로 이 곳에서 공연도 열릴 예정이다. 
1층 라운지에선 잡지 등 정기간행물을 볼 수 있다. ⓒ김윤경
1층 라운지에선 잡지 등 정기간행물을 볼 수 있다. ⓒ김윤경

안내데스크 옆에는 북큐레이션이 있어 손기정문화도서관의 역사를 안내한다. 현 손기정문화도서관 건물의 전신(1927년)은 1988년 양정고 이전 후, 손기정근린공원으로 조성됐고, 1994년 마을문고가 개관했다. 1999년 기념공원 내부에 손기정도서관이 만들어졌는데 서울로7017 조성과 주변 아파트 건설로 이용이 늘면서 공공도서관으로 확장됐다. 이후 리모델링을 거쳐 손기정문화도서관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손기정문화도서관 1층에 위치한 북큐레이션과 종합안내 코너 ⓒ김윤경
손기정문화도서관 1층에 위치한 북큐레이션과 종합안내 코너 ⓒ김윤경

종합안내 코너에는 다양한 프로그램 포스터가 붙어있으며 현재 신청을 받고 있다. 포스터마다 QR코드가 나와 있어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신청할 수 있다. 일부 프로그램은 중구구립도서관 인스타그램이나 중구통합구립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찾아볼 수 있다. 
무인반납기와 도서검색코너, 안내판 등도 마련돼 있다. ⓒ김윤경
무인반납기와 도서검색코너, 안내판 등도 마련돼 있다. ⓒ김윤경

2층으로 향하는 계단에는 방석과 쿠션이 놓여 있고 커다란 스크린 속 영상이 흐르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12월 영화상영 프로그램도 이 공간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2층으로 올라가는 개방형 계단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다. ⓒ김윤경
2층으로 올라가는 개방형 계단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다. ⓒ김윤경
영상을 볼 수 있도록 준비해 12월부터 영화상영 프로그램도 예정돼 있다. ⓒ김윤경
영상을 볼 수 있도록 준비해 12월부터 영화상영 프로그램도 예정돼 있다. ⓒ김윤경

2층 자료실은 곡선형 서가로 공간을 분리했다. 분리된 공간에는 캠핑, 오래된 서점, 편안한 거실 등 콘셉트를 설정하고 그에 맞는 가구를 배치해 분위기를 살렸다. 밀폐된 구조의 도서관과 달리, 편안함 속에서 책과 소통하고 이웃과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개방형 공간이다. 
밀폐된 구조의 도서관과 달리, 편안함 속에서 책과 소통할 수 있다. ⓒ김윤경
밀폐된 구조의 도서관과 달리, 편안함 속에서 책과 소통할 수 있다. ⓒ김윤경

거실 공간에서는 시민이 책을 보고 있었고, 한 편에서는 아이들이 숙제를 하는 모습이었다. 늦은 저녁을 먹고 개관한 도서관을 구경 온 가족들까지 재개장을 기다려온 시민들의 발길이 속속 이어지고 있었다. 
캠핑, 오래된 서점, 편안한 거실 등 각각 콘셉트에 맞춰 공간이 꾸며졌다. ⓒ김윤경
캠핑, 오래된 서점, 편안한 거실 등 각각 콘셉트에 맞춰 공간이 꾸며졌다. ⓒ김윤경

둥그런 아치 곡선이 이어진 한 쪽 공간에는 공부를 하는 공간도 마련됐다. 이전 작은도서관 때 주민들이 주로 공부를 했던 곳이라 주민들의 의견을 수용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고풍스러운 긴 탁자가 놓여있어 여럿이서 함께 공부를 할 수 있으며, 서가 옆엔 개인 테이블도 마련돼 있다. 엔티크한 분위기 속에서 집중해 공부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층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 ⓒ김윤경
2층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 ⓒ김윤경

서가를 따라가면 창가에 위치한 작은 테이블들이 나온다. 나만의 사색공간으로 정하고 싶을 만큼 아늑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걷다 보면 화려한 샹들리에와 우아한 이미지가 느껴지는 곳에 다다른다. 이국적인 옛 호텔에 온 거 같은 이 공간에는 프랑스, 독일 소설 등 문학과 예술 등의 서적이 비치돼 있다. 이 곳에서 프랑스 소설을 읽는다면 배경과 함께 좀 더 생생한 문장 속으로 몰입하게 될 듯싶다. 
이국적인 호텔을 연상시키는 엔티크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공간 ⓒ김윤경
이국적인 호텔을 연상시키는 엔티크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공간 ⓒ김윤경

손기정문화도서관은 내년 초 홈페이지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며, 서울시민카드와도 연계해 대출반납을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지난 주말인 11월 21일까지 방문한 이용자 모두에게 무료 대출회원증을 발급해주는 이벤트를 진행, 100명 한정 특별 제작한 리미티드 에디션 멤버십 카드를 제공하기도 했다. 
2층에 있는 프로그램실 전경
2층에 있는 프로그램실 전경 ⓒ김윤경

필자는 무엇보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이 곳에서 진행될 문화예술 프로그램들에 대한 기대가 컸는데,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비대면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고 한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재개관한 손기정문화도서관, 지역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정보나눔의 장으로서 기대가 크다.
복합문화공간으로 재개관한 손기정문화도서관, 지역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정보나눔의 장으로서 기대가 크다. ⓒ김윤경

새단장 끝에 시민 곁에 돌아온 손기정문화도서관은 암울했던 시대, 금메달로 용기를 준 손기정 선수를 기리는 문화공원에 탄생한 또 하나의 소통공간이다. 공원 내에는 체육시설과 키움센터, 어린이 놀이터 등이 함께 위치해 다양하게 즐기기에도 좋다. 고풍스러운 이곳에서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만나며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길 기대해본다.

중구구립 손기정문화도서관

○ 위치 : 서울시 중구 손기정로 101-1(손기정체육공원 내)
○ 가는법
 - 1호선 서울역 2번출구 596m(도보 15분)
 - 2, 5호선 충정로역 6번출구 567m (도보 13분)
 - 손기정어린이도서관에서 조금 더 올라가서 손기정 기념관 바로 뒤편에 위치
○ 운영시간 : 화~일요일 10:00~22:00(월요일 및 법정공휴일 휴관)
○ 도서대출: 1인 10권, 대출기간 14일
중구구립도서관 인스타그램
중구통합도서관 홈페이지
○ 문의 : 02-2230-2950

시민기자 김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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