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에게는 창의성을, 어르신에게는 추억을! 서울 이색극장 나들이

시민기자 박지영

발행일 2023.09.25. 09:10

수정일 2023.09.25. 17:05

조회 560

종로 어린이극장은 전국 지자체 최초로 설립된 어린이 전문 공연장이다. ⓒ박지영
종로 어린이극장은 전국 지자체 최초로 설립된 어린이 전문 공연장이다. ⓒ박지영

서울에는 성별과 연령에 구애 받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문화, 복지공간이 많다. 물론 특정 연령대를 위한 장소들도 있다. 중년의 기자는 가족이나 지인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종종 특정 연령대를 위한 장소들을 방문하게 되는데, 막상 가보면 호기심과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요소들이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을 찾게 된다. 

어린이를 위한 극장, 종로 아이들극장

혜화동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 신관에 위치한 종로 아이들극장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설립된 어린이 전문 공연장이다. 2016년 개관 후 현재까지 '아이들이 마음껏 뛰노는 드넓은 공간'이란 이름 뜻에 맞게 어린이와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공연예술을 선보이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로 객석은 281석을 갖췄고, 로비, 어린이 전용 화장실, 수유실 등 방문객 편의시설과 공연에 필요한 기본적인 시설들을 갖췄다. 주 공연장과 매표소가 지하에 있어 관람을 위해서는 계단으로 내려가야 하지만, 휠체어나 유모차 관람객을 위한 무장애 통로가 1층에 있어 이를 사용해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된다.
종로 어린이극장 입구. 계단을 내려와 입장하지만, 휠체어나 유모차 관람객은 1층에서 엘리베이터로 이동할 수 있다. ⓒ박지영
종로 어린이극장 입구. 계단을 내려와 입장하지만, 휠체어나 유모차 관람객은 1층에서 엘리베이터로 이동할 수 있다. ⓒ박지영
공연장 입구 쪽에 마련된 인포 센터 및 그림자극 체험공간 ⓒ박지영
공연장 입구 쪽에 마련된 인포 센터 및 그림자극 체험공간 ⓒ박지영
공연장 로비. 실내 및 실외로 휴게 장소가 구분되어 있다. ⓒ박지영
공연장 로비. 실내 및 실외로 휴게 장소가 구분되어 있다. ⓒ박지영

적당한 크기의 로비는 밝은 이미지로, 앉아 쉴 수 있는 휴게 의자가 내외부에 있고, 공연 시작 전엔 기다리면서 즐길 수 있는 책들도 작은 서가에 마련되어 있다. 공연에 따라 다르지만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공간도 자그마하게 설치되어 함께 즐길 수 있다. 아이들극장에서 실연되는 공연은 대개 1시간 내외로, 무대와 관객석이 가깝고, 매 공연마다 다양한 할인을 제공해 크게 부담스럽지 않게 공연을 볼 수 있다. 

9월 23일까지 진행되는 '2023 키우피우 오브제극축제'

현재 종로 아이들극장에선 '키우피우 오브제극축제'가 진행 중이다. '키우피우 오브제극축제'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우고, 온가족 웃음꽃을 피우다’라는 뜻으로, 종로 아이들극장 대표 공연 축제다. 2016년을 시작으로 매년 유아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국내외 다양한 우수 오브제극을 선보이고 있는데, 올해는 핀란드 그림자극, 케냐 오브제 인형극, 한국 현대무용극을 선정했다.

기자는 핀란드의 <새를 사랑한 산>이란 오브제극을 봤는데, 이 작품은 전 세계 25개 언어로 번역된 앨리스 맥레런의 베스트셀러 동화를 원작으로 한 명의 퍼포머가 등장해 외로운 산과 그 위를 떠도는 새의 우정을 그림자극으로 표현했다.
공연 후 관객과의 대화(워크숍)시간에 작품 구성 원리를 설명해주고 있는 예술가 ⓒ박지영
공연 후 관객과의 대화(워크숍)시간에 작품 구성 원리를 설명해주고 있는 예술가 ⓒ박지영
극의 기본 개념이 된 '그림자극'을 관객과 함께 짧게 체험하는 시간도 가졌다. ⓒ박지영
극의 기본 개념이 된 '그림자극'을 관객과 함께 짧게 체험하는 시간도 가졌다. ⓒ박지영

공연은 40분 내외로, 끝난 후엔 관객과의 대화 및 체험 시간이 10분 정도 진행되었다. 공연은 목, 금, 토 3일간 4차례 진행되는데, 9월 16일까지 공연된 케냐 오브제인형극 <더 라스트맨 스탠딩>은 권장 연령 10세 이상, 9월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되는 <공주전>은 공연시간 60분에 36개월 이상이면 함께 즐길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종로 아이들극장 누리집을 통해 확인하기 바란다.

입장권은 균일하게 2만 원이지만, 단체할인, 구민할인, 다자녀할인, 온가족 할인 등 할인권 종류도 많으니 구매시 해당 항목이 있는지 꼭 확인해보고 예매하면 된다.

서울형 키즈카페 혜화동점, 종로구립 혜명아이들상상놀이터

종로 아이들극장은 공연을 보는 곳이라 내부에 다른 놀이 시설은 적다. 하지만 종로 아이들극장이 있는 올림픽기념국민생활관에는 종로시설관리공단 산하의 혜명아이들상상놀이터가 있다. 서울시 우리동네키움포털에서 익월 예약 후 사용할 수 있는데, 매월 1일 16일 오전 9시부터 15일 단위로 익월 이용 예약이 가능하다.
사전 예약으로 이용가능한 혜명어린이상상놀이터 입구. 안에 들어가면 색색의  공간들로 채워져 있다. ⓒ박지영
사전 예약으로 이용가능한 혜명어린이상상놀이터 입구. 안에 들어가면 색색의 공간들로 채워져 있다. ⓒ박지영
종로 아이들극장 입구에 있는 혜명아이들 실외 놀이터. 강설, 우천, 폭염에는 운영을 하지 않는다. ⓒ박지영
종로 아이들극장 입구에 있는 혜명아이들 실외 놀이터. 강설, 우천, 폭염에는 운영을 하지 않는다. ⓒ박지영

이용 대상은 2015년생부터 2018년생으로,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영하고 일, 월, 국가 공휴일은 휴관한다. 하루 3회차 120분씩 사용할 수 있는데 1회차는 오전 9시 30분부터 11시 30분, 2회차는 13시부터 15시, 3회차는 15시30분부터 17시 30까지로 매회 정원은 20명이니, 이용 연령과 시간을 잘 확인한 후 사전 예약하면 된다. 현장 신청은 사전 예약이 매진되지 않고 입장 시간 30분 후 정원이 부족한 경우 신청 할 수 있다.

놀이터엔 반드시 성인과 아동이 함께 해야 하고, 이용 요금은 성인, 아동 균일하게 인당 1,000원으로, 인터넷 예약 후 현장에서 카드 혹은 계좌이체로 지불하면 된다. 기본적으로도 저렴하지만 할인 혜택을 적용하면 더 저렴하게 즐길 수 있으니 이용 및 예약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혜명어린이상상놀이터 누리집 에서 확인해 보자.

어르신들의 청춘극장, 낙원상가 '실버영화관'

어르신들의 성수동인 낙원동 방향 종로3가에는 정겨운 장소들이 많다. 그중에서 가장 상징적인 의미가 큰 장소는 1960년대 후반 건립된 낙원상가다. 낙원상가는 2층, 3층에 걸쳐 들어선 300여 곳의 악기 전문점들로 국내 최대 규모의 악기상점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기자도 어렸을 때부터 이 건물에 부모님을 따라 와봤던 기억이 있는데, 50년을 훌쩍 넘은 이곳엔 악기상가 뿐만 아니라 기자의 추억이 담긴 허리우드 극장이 4층에 있었다.

현재 낙원상가 4층 허리우드극장 자리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문화쉼터이자 문화공간인 '실버영화관'이 운영 중인데, 55세 이상이라면 365일 언제나 영화 한편을 2,000원에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상영영화가 고전영화로, 학생 요금 5,000원, 일반 요금 7,000원이지만 55세 이상 어르신과 동반하면 일반인도 2,000원에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볼 수 있다.
낙원상가 4층에 있는 실버영화관 입구. 영화를 보러 온 어르신들을 자주 만난다. ⓒ박지영
낙원상가 4층에 있는 실버영화관 입구. 영화를 보러 온 어르신들을 자주 만난다. ⓒ박지영
영화만 상영하는 '실버영화관'. 영화 상영과 공연을 하는 '낭만극장'을 낙원상가 4층에서 만날 수 있다. ⓒ박지영
영화만 상영하는 '실버영화관'. 영화 상영과 공연을 하는 '낭만극장'을 낙원상가 4층에서 만날 수 있다. ⓒ박지영
종합 매표소. 영화 매표 시작은 10시부터로, 마지막 7회차 영화는 오후 5시 이전에 구매 및 입장을 완료해야한다. ⓒ박지영
종합 매표소. 영화 매표 시작은 10시부터로, 마지막 7회차 영화는 오후 5시 이전에 구매 및 입장을 완료해야한다. ⓒ박지영
영화 안내서. 앞에는 영화 제목과 상영시간이 뒷면에는 영화 줄거리가 적혀있다. ⓒ박지영
영화 안내서. 앞에는 영화 제목과 상영시간이 뒷면에는 영화 줄거리가 적혀있다. ⓒ박지영

실버영화관은 꼭 영화를 보기 위한 목적이 아니더라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예전 명화들과 영화스타들의 모습이 간판 그림으로 설치되어 있고, 내부도 어렸을 때 봤거나 텔레비전을 통해 접한 시대극의 익숙한 소품들도 많다. 현재 영화관들처럼 세련되지 않았지만 구석구석 보는 재미가 넘치는 이곳은, 어느 곳 하나 관리자의 손이 닿지 않는 곳들이 없이 꽉 채워져 있지만, 전혀 부담스럽지 않다.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입소문이 났는지, 기자가 방문했던 날도 해외 방문객이 있었는데, 상영 시간이 맞지 않아 영화를 보진 못했지만 꽤 오랜 시간 동안 내 외부를 오가며 주변 정경을 사진에 담아 갔다.
영화관 입구. 같은 공간 두 개의 다른 장소로 나눠져 특색있다. ⓒ박지영
영화관 입구. 같은 공간 두 개의 다른 장소로 나눠져 특색있다. ⓒ박지영
내부. 정겨운 소품들과 장식들이 구석구석 있어 보는 재미가 있다. ⓒ박지영
내부. 정겨운 소품들과 장식들이 구석구석 있어 보는 재미가 있다. ⓒ박지영
저렴한 가격에 식음료를 즐길 수 있는 내부 매점. 마지막 회차 입장 때 까지만 영업을 하니, 늦어도 오후 4시 이전에 방문하는 게 좋다. ⓒ박지영
저렴한 가격에 식음료를 즐길 수 있는 내부 매점. 마지막 회차 입장때 까지만 영업을 하니, 늦어도 오후 4시 이전에 방문하는 게 좋다. ⓒ박지영
클래식 영화 속 익숙한 배우들의 사진을 볼 수 있는 건 보너스다. ⓒ박지영
클래식 영화 속 익숙한 배우들의 사진을 볼 수 있는 건 보너스다. ⓒ박지영

실버영화관이 영화만 상영하는 것에 반해, 낭만극장영화도 상영하고 월요일엔(일정 별도 문의) 공연도 한다. 실버영화관의 상영프로그램은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를 종이에 써서 준비된 통에 넣으면, 이를 토대로 저작권이 협의된 작품들을 추린다고 하니,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추천 후 상영을 기대해봐도 좋겠다.
이곳을 찾아 즐기는 젊은 세대와 외국인들도 자주 만난다. ⓒ박지영
이곳을 찾아 즐기는 젊은 세대와 외국인들도 자주 만난다. ⓒ박지영

실버영화관 옆 무한의 갤러리 'd/p'

실버영화관 맞은편엔 보석 같은 전시 공간이 있다. 중간에 초록 인조 식물들로 꾸며진 루프탑 공연장이 있고, 외관도 평범해 여기에 갤러리가 있을 거라 대부분 생각하지 못하지만, 일단 안에 들어가면 여느 전시 공간 속에 기획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d/p 갤러리‘이산낙원(discrete paradise)’의 약자로 기획자 중심의 전시공간이다. ‘사건으로서 발생하는 전시들에 주목’하다 보니 젊고 실험적인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안내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없어 오롯이 전시만 구경하고 나오게 되지만, 그 분위기와 경험이 꽤 괜찮다. 상설전 없이 기획전으로만 운영되고 전시는 무료로 진행되니 오가며 함께 들러보면 좋겠다. 전시 일정은 d/p 갤러리 누리집 이나 관련 SNS를 참고하면 된다.
영화관 맞은편에 위치한 갤러리 d/p. 루프탑 공연장 너머에 있다. ⓒ박지영
영화관 맞은편에 위치한 갤러리 d/p. 루프탑 공연장 너머에 있다. ⓒ박지영
김규림 작가의 전시가 9월 16일까지 진행됐다. ⓒ김규림
김규림 작가의 전시가 9월 16일까지 진행됐다. ⓒ김규림

시민기자 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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