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래자랑 최장수 MC, 송해길에서 다시 만났다!
발행일 2023.01.03. 13:31
'송해길'은 종로2가와 3가 사이 육의전빌딩에서 낙원상가까지 수표로 244m를 말한다. ©최용수
강산이 좋다 사람이 좋다
풍악 따라 걸어온 유랑의 길
바람 속에 청춘이 간다
…
가진 건 없어도 행복한 인생
나는 나는 나는 딴따라
풍악 따라 걸어온 유랑의 길
바람 속에 청춘이 간다
…
가진 건 없어도 행복한 인생
나는 나는 나는 딴따라
송해 노래 <딴따라>
‘일요일의 남자’ 송해 선생(본명 송복희)이 별세한 지 반년이 지났다. 1927년 4월 27일 황해도 재령에서 태어난 그는 해주예술학교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1955년 ‘창공악극단’으로 데뷔했다. 이후 60여 년 넘게 가수이자 코미디언으로, 영원한 국민MC로서 사랑을 받아온 선생은 대한민국 방송계 역사의 산증인이었다. 그러던 선생은 지난 6월 8일 향년 95세로 우리 곁을 떠났다.
종로구 수표로 입구에 있는 '송해길' 안내 조형물 ©최용수
나라를 구하다 돌아간 위대한 전쟁 영웅도 아닌 연예인의 죽음일 뿐인데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철저한 자기관리와 사람들 가까이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감동을 주었고, 유명 연예인이라기보다 우리와 비슷한 보통사람으로 살아온 동질감 때문 아닐까.
송해 선생이 그리울 때면 찾아 나서는 거리가 있어 세모에 찾아갔다. 종로2가와 3가 사이에 있는 이른바 송해길이다. 육의전빌딩 앞에서부터 낙원상가에 이르는 총길이 244m의 거리를 부르는 말이다. 공식적인 행정도로명은 ‘수표로’이고 ‘송해길’은 명예도로명이다.
송해 선생이 그리울 때면 찾아 나서는 거리가 있어 세모에 찾아갔다. 종로2가와 3가 사이에 있는 이른바 송해길이다. 육의전빌딩 앞에서부터 낙원상가에 이르는 총길이 244m의 거리를 부르는 말이다. 공식적인 행정도로명은 ‘수표로’이고 ‘송해길’은 명예도로명이다.
송해길 옆 탑골공원 뒤편에 있는 장기마당 모습 ©최용수
종로3가역 1번 출구에서 200여 미터 올라가니 사찰의 해탈문 같은 조형물이 우뚝하다. 조형물에 흐르는 LED 글씨는 이곳이 ‘송해길’ 입구임을 알려준다. 조형물 맞은편에는 ‘송해길’을 설명하는 입간판이 있다. 선생의 제2고향이 된 낙원동 거리와 대중문화계 거목으로서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요청하여 도로명주소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명예도로 ‘송해길’로 지정하였다는 설명이다.
오래된 가게들이 빼곡한 '송해길' 골목은 정감이 넘치는 거리로 유명하다. ©최용수
한겨울 추운 날씨에도 골목에는 오가는 사람들로 분빈다. 떡볶이, 순대, 오뎅, 튀김, 꽈배기 등 거리음식에서부터 이모네 맛집, 5,000원 한국통닭, 동동주 부대찌개, 물반 고기반, 낙원어시장, 먹고갈래 지고갈래, 종로전골, 함박웃음 순대국, 전집 등 서울 대표 먹거리가 이곳에 다 모인 듯하다. 특히 선생이 자주 찾았던 60년 전통 송해의 집은 이날도 문전성시이다.
국밥집으로 유명한 60년 전통 송해의 집, 송해선생도 자주 이곳에 들렀다고 한다. ©최용수
간판에서 웃고 있는 선생의 캐리커처가 이곳이 송해 선생의 국밥집임을 암시한다. 필자도 줄을 서서 안으로 들어갔다. 손님들로 가득 찼다. 합석을 하자마자 가마솥에 우려낸 배추국과 밥 한 그릇, 깍두기가 배달된다. 흰밥을 국물에 쏟고 휘저으니 군침이 돈다. 몇 조각 깍두기 반찬으로 맛보는 국밥, 시원 칼칼한 국밥 맛은 유명 셰프라도 얼씬 못하게 한다. 국밥 맛에 놀라고 2,500원 가격에 또 놀란다.
가마솥에서 끓여내는 송해의집 2,500원 국밥. 맛에 반하고 가격에 또 한 번 놀란다. ©최용수
먹거리 외에도 둘러볼 곳이 많다. 낙원상가 4층 허리우드 클래식의 낭만극장, 실버영화관, 모두의 극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영화를 관람할 수 있고, 노래와 연주를 원하면 종로 쉘부르에, 바둑장기가 취미라면 한국기원과 탑골공원 뒤편 장기마당이면 충분하다. 30~40년 장인 이발사를 만나려면 스타이발관, 명성이발관, 청춘이발관 등 찾으면 된다. 이발이나 염색을 맡겨도 6,000원이면 넉넉하다. 인접 '락희거리'는 어르신 친화거리로 인기가 높다.
음악, 노래, 악기연주 등이 이루어지는 종로 쉘부르와 정겨운 고향집 간판 ©최용수
'송해길'의 낙원상가 4층에는 저렴한 영화관이 있다. ©최용수
선생의 제2고향 ‘송해길’은 낙원상가 앞 종로3가역 5번 출구에서 끝이 난다. 출구를 나서면 바로 앞에 송해 선생의 흉상과 '나팔꽃 인생'이란 노랫말 입간판이 있다. 영결식 후 선생의 운구차가 이곳에 들러 노제를 지냈던 곳이다. 그래선가 연예계 선후배는 물론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아 사진을 찍는다. 선생과 함께 대한민국 역사의 힘든 시기를 함께 살아온 실향민 어르신들의 그리움은 애간장이다.
지하철 종로3가역 5번 출구 앞에 있는 송해길 안내 조형물. 이곳에서 노제를 지냈다. ©최용수
얼마 전까지 "전국 노래자랑~"을 외치던 선생을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이곳 ‘송해길’에는 선생의 따스한 온기가 남아있는 것 같다. “묻지 마라 내 가는 길을 / 구수한 사투리에 / 이 마음이 녹아들며 / 나팔꽃 같은 내 인생…안녕 !” 선생의 노래 <나팔꽃 인생>을 떠올리며 영원한 오빠로 국민들의 마음속에 살아있을 것 같다.
송해길
○ 주소 : 서울시 종로구 낙원동(육의전빌딩 부터 낙원상가 총거리 244m)
○ 교통 : 지하철 1, 3, 5호선 종로3가역 5번 출구에서 112m
○ 교통 : 지하철 1, 3, 5호선 종로3가역 5번 출구에서 112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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