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 장인 제작 시연 보고, 나만의 단소 만들어 볼 수 있는 이곳은?

시민기자 최은영

발행일 2023.08.30. 11:28

수정일 2023.08.30. 16:25

조회 721

국립국악원은 지난 8월 19일과 20일 양일간 ‘2023 국악박물관 여름 나들이’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국악박물관 활성화와 다양한 국악을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과 예악당, 야외마당 등에서 진행되었다.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과 예악당, 야외마당 등에서 열린 '2023 국악박물관 여름 나들이' ©최은영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과 예악당, 야외마당 등에서 열린 '2023 국악박물관 여름 나들이' ©최은영

국악박물관의 다양한 전시 콘텐츠를 감상하고,직접 국악기를 만들어 보는 등 실내에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과 국립국악원 잔디마당에서 진행되는 야외 프로그램이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무려 16가지 프로그램이 실행되어 지루할 틈 없이 신나는 국악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로봇이 종묘제례악 일무를 추는 ‘덩더쿵 로봇 한마당’ ©최은영
로봇이 종묘제례악 일무를 추는 ‘덩더쿵 로봇 한마당’ ©최은영

‘덩더쿵 로봇 한마당'과 흥겨웠던 사물놀이 공연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앞에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천막들이 있었는데, 귀여운 소고 만들기, 솜사탕과 풍선, 추억을 만드는 인생네컷 찍기, 보물찾기 등이 진행되었다. 소고에는 귀여운 캐릭터가 그려져 있어, 색칠을 하면 자기가 만들고 싶은 소고를 만들 수 있었다.

참신하게 국악을 즐길 수 있었던 ‘덩더쿵 로봇 한마당’은 어린이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로봇이 종묘제례악에 맞춰 일무를 췄는데, 생각보다 부드러운 춤사위를 구현해서 놀라웠다. 하루에 세 번 신명 나는 사물놀이 공연도 있었는데, 흥겨운 공연을 보다 보니 무더위도 물러가는 것 같았다.
국립국악원에서는 신명 나는 사물놀이 공연이 펼쳐졌다. ©최은영
국립국악원에서는 신명 나는 사물놀이 공연이 펼쳐졌다. ©최은영

사물놀이 공연을 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연희과 재학생들은 “덥지만 많은 분들이 찾아주시고 저희 공연을 보고 많이 환호해 주셔서 보람되게 공연을 잘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사물놀이를 통해 한류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라고 공연 소감을 전했다.
김현곤 악기장이 제작한 편경 ©최은영
김현곤 악기장이 제작한 편경 ©최은영

국가무형문화재 악기장 국악기 제작 시연회

국립국악원 예악당 1층에서는 국가무형문화재 악기장 김현곤(편종, 편경), 고흥곤(현악기), 이정기(북메우기)가 편종, 편경, 가야금, 북 등의 전통악기 제작을 시연했다.

악기장(樂器匠)은 전통 방식 기법으로 우리나라 전통악기를 만드는 장인을 말하며 국가무형문화재이다. 악기장의 기술이 현재까지 전승되어 여러 국악기가 제작되고 있다. 국악박물관 등에 전시된 우리의 전통악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명인들의 제작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직접 작업하는 작업실을 보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받았다.
이정기 북 메우기 악기장(오른쪽)과 이선용 이수자의 제작 시연 이 펼져졌다. ©최은영
이정기 북 메우기 악기장(오른쪽)과 이선용 이수자의 제작 시연 이 펼져졌다. ©최은영

이정기 북 메우기 악기장은 다음과 같은 시연 소감을 전했다. “매년 4일간 4시간씩 전통악기 만드는 시연을 하는데 8월에 많이 했다. 올해로 11회째 시연을 하는데, 시민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아쉽다. 주로 궁중음악에 쓰이는 큰 북을 만들고 있다. 덕수궁 왕궁 수문장 교대 의식에 쓰이는 큰 북과 오방기 등의 깃발도 직접 만들었다. 북을 만드는 과정이 때로는 힘들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하고 있다.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이라면 즐기면서 하고자 한다.”
예악당에서 시행된 전통악기 제작 시연 현장을 볼 수 있었다. ©최은영
예악당에서 시행된 전통악기 제작 시연 현장을 볼 수 있었다. ©최은영

편종과 편경을 제작하는 김현곤 장인은 전동공구를 사용하지 않고 옛날 공구를 사용하여 만들고 있으며, 세종이 직접 지휘하여 박연 선생이 만든 악기를 사명감을 가지고 제작하고 있다고 했다. 1년에 한 세트 나오는 악기는 국립국악원이나 시립국악관현악단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
자식보다 악기를 더 사랑한다는 김현곤 편종‧편경 악기장 ©최은영
자식보다 악기를 더 사랑한다는 김현곤 편종‧편경 악기장 ©최은영

“악기의 원자재을 구하기 힘든 것이 제일 어려운 점이다. 세종이 발견한 곳이 화성에 한 군데 있었다. 하지만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어, 중국에 가서 수십만 리를 헤매며 재료를 찾아서 만들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하지 못한 것을 목숨 걸고 찾아 복원하고, 만든다는 것에 성취감을 느끼고 보람을 느낀다.” 김현곤 악기장은 소감을 밝혔다.

자식보다 악기를 더 사랑한다는 김현곤 악기장은 세계 어느 곳에도 이런 우리 악기가 없다고 했다. 미국, 캐나다 등에서 전시를 하면 신기해 하고 감탄을 한다며 우리 전통음악이나 제례악에 시민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주길 당부했다.
국악기 제작 아카데미 프로그램 중 나만의 단소 만들기 체험 ©최은영
국악기 제작 아카데미 프로그램 중 나만의 단소 만들기 체험 ©최은영

국악 아카데미: 나만의 단소 만들기 체험

국악박물관 전시 해설 프로그램 ‘박물관 나와라 쿵딱’, 팝업북으로 국악기를 만들어보는 ‘쿵따쿵 국악박물관’, 관악기의 제작 원리와 단소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국악기 제작 아카데미’등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되었다.

국악기 제작 아카데미는 1년에 2회 정도 방학 기간에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빨리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좋다. 반응이 좋아 이번 국악박물관 나들이에도 개설되었다. 10명을 사전 신청받았는데 역시 빨리 마감되었다.
단소에 지공이 위치할 중앙선을 그리는 과정 ©최은영
단소에 지공이 위치할 중앙선을 그리는 과정 ©최은영

국악 아카데미 단소 만들기 체험에서는 먼저 단소와 같은 관악기들이 어떻게 소리를 내는지 알아봤다. 단소에는 취구가 있는데, 여기에 바람을 넣어 소리를 낸다. 바람을 넣을 때는 취구가 닫히지 않게 한다. 그다음 바람을 절반 정도 바깥으로 흐르게 하고, 절반은 안으로 흐르게 하면 소리가 난다.

단소는 지공을 열고 닫아 연주를 하는데, 지공은 단소의 구멍을 말한다. 취구에서 지공까지 거리가 멀면 낮은 소리가 나고, 가까이 있으면 높은 소리가 난다. 이런 원리를 기본으로 소리도 내고 연주도 한다.
단소의 지공 구멍을 뚫는 과정 ©최은영
단소의 지공 구멍을 뚫는 과정 ©최은영

단소의 소리 내는 원리를 알아본 후, 단소 만들기를 해봤다. 준비물은 대나무, 사포, 자, 연필, 지우개, 받침대이다. 준비물은 국립국악원에서 제공해 참가자들은 무료로 체험할 수 있었다.
만들어진 단소를 불어 보며 소리가 잘 나는지 점검하고 있다.  ©최은영
만들어진 단소를 불어 보며 소리가 잘 나는지 점검하고 있다. ©최은영

가장 먼저 잘 잘라지고 다듬어진 대나무에 지공을 뚫을 중앙선을 길게 그린다. 취구에서 지공이 일직선에 들어가도록 직선을 반듯하게 그린다. 받침대 위에 단소 재료를 놓은 후 정해진 길이에 앞면에 지공 위치 4개를 표시하고, 뒤에 지공 위치 하나를 표시한 후 구멍을 뚫으면 된다. 구멍을 뚫는 것은 수작업으로 힘들어 기계로 뚫었는데, 국립국악원 스태프가 담당해 주었다.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좋은 국립국악원 국악기 단소 만들기 체험 ©최은영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좋은 국립국악원 국악기 단소 만들기 체험 ©최은영

이렇게 다 만들어진 단소를 가지고 직접 불면서 소리를 내 보았다. 맑고 부드러운 소리가 났는데,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국악 아카데미 단소 만들기 과정에 참여해 보니 나만의 단소를 만드는 과정에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국립국악원 누리집 e-국악아카데미에는 단소를 비롯해 여러 가지 국악기를 배울 수 있는 강좌가 있다. 단소를 만들었으니 e-국악아카데미에서 단소 강좌를 들어, 민요나 우리에게 친숙한 곡을 연주할 수 있도록 도전해 봐야겠다.
국악기 팝업북 프로그램인  쿵따쿵 국악박물관 ©최은영
국악기 팝업북 프로그램인 쿵따쿵 국악박물관 ©최은영

국악기 제작 아카데미, 쿵따쿵 국악박물관, 박물관 나와라 쿵딱 프로그램은 매년 정기적으로 운영되며, 국악박물관 여름 나들이에서 진행되었던 프로그램들 중 상시적으로 운영되는 것도 많다. 세부 운영 일정과 접수에 대한 정보는 국립국악원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참가비는 무료이다.
다양한 국악 전시, 체험,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는 국립국악원 ©최은영
다양한 국악 전시, 체험,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는 국립국악원 ©최은영

이렇게 국립국악원 국악박물관 나들이를 통해, 다양한 국악 체험을 할 수 있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갈수록 세상이 각박해지고 분주해져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도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못해 답답할 때 국악을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화나는 일도 많고 나의 사정을 하소연할 곳도 없을 때 국악을 듣고 체험해 보면서 답답한 마음을 달래보는 건 어떨까 ?

국악박물관

○ 위치 : 서울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2364 국립국악원 내 국악박물관
○ 관람시간 : 10:00~18:00(입장 마감 17: 30)
○ 휴관: 월요일, 1월 1일
○ 관람료: 무료
누리집
○ 문의 : 02-580-3130

e-국악아카데미

누리집
○ 문의 : 02-580-3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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