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모래사장 멀리서 찾지 마세요~ '난지비치'가 있으니까!

시민기자 김종성

발행일 2023.08.08. 09:10

수정일 2023.08.08. 17:18

조회 1,865

[#방콕대신서울콕] 더위에 지친 일상에 새로움 콕! 모래사장 '난지비치'
우와 여름이다~[#방콕대신서울콕!]
모래사장 '난지비치'가 생겨난 월드컵공원 난지연못 ⓒ김종성
모래사장 '난지비치'가 생겨난 월드컵공원 난지연못 ⓒ김종성

사람을 무기력하게 하는 데는 무더위만 한 것도 없는듯하다. 장마가 지나간 여름 날씨는 동남아시아의 아열대 지역처럼 후텁지근하고 눅진하다. 폭염이 일상이 된 여름을 견뎌 내다보면 별것 아닌 것들이 간절해지는 순간이 있다. 무더위를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한줄기 바람, 더위에 지쳐 무기력해진 머리를 깨워줄 아이스커피 한 잔, 시원한 웃음이 절로 피어나는 공원 바닥 분수대, 졸졸졸 흐르는 맑은 시냇물에 발담그기…. 나무 숲 울창한 월드컵공원에 가면 모두 충족할 수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조성된 마포구 월드컵공원은 당시 심어 놓은 많은 나무 덕분에 여름 땡볕을 넉넉히 가려주는 풍성한 자연공원이 됐다. 가까이에 있는 한강물을 유입해 조성한 작은 호수 난지연못과 난지천 물길은 여름철 상쾌함을 더한다. 도심 속 청정 쉼터 역할을 하고 있는 월드컵공원이 요즘엔 난지연못 덕택에 피서지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난지연못은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1번 출구로 나와 도보 5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도 좋다. 
난지연못과 잘 어울리게 조성한 모래사장 ⓒ김종성
난지연못과 잘 어울리게 조성한 모래사장 ⓒ김종성
파라솔, 선베드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난지비치' ⓒ김종성
파라솔, 선베드 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난지비치' ⓒ김종성
지난 8월 4일~6일, 난지비치에서 열렸던 물놀이 행사 현장 ⓒ김종성
지난 8월 4일~6일, 난지비치에서 열렸던 물놀이 행사 현장 ⓒ김종성
주말과 휴일에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난지비치 ⓒ김종성
주말과 휴일에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난지비치 ⓒ김종성

최근 공원 안에 있는 난지연못 남쪽 산책로에는 약 600㎡의 둔치와 모래사장이 펼쳐진 ‘난지비치’가 생겨났다. 난지비치는 난지연못의 노후 데크 일부를 철거해 조성한 모래사장으로 작은 공간이지만 주변의 경관과 잘 어우러진다. 400여 톤의 모래가 들어갔다는 난지비치 모래사장에는 연못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도록 두 곳의 포토존이 마련됐다. 해변의 느낌을 한층 더 살려주는 파라솔과 선베드 등이 설치되어 있어 마치 휴양지 해변에 여행을 온 듯한 느낌도 들고 앉아서 쉴 수 있으니 편하기도 했다. 난지비치는 월드컵공원을 찾은 시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주말과 휴일에 난지비치를 찾아가면 야외 영화관람, 버스킹 공연, 마술쇼 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지난 8월 4일~6일 3일 간은 난지비치 개장을 기념하는 여름 물놀이 행사 ‘더위사냥! 난지비치로 가자~’ 프로그램이 열려 무더위를 잊게 해주었다. 향후 맨발걷기와 아로마테라피 등 공원을 방문하는 시민들을 대상 시범 프로그램이 계획돼 있으며, 계절에 맞는 다채로운 정규 프로그램도 열릴 예정이다.
물소리가 시원한 난지연못 폭포 ⓒ김종성
물소리가 시원한 난지연못 폭포 ⓒ김종성
안식처가 된 난지연못가 나무숲 ⓒ김종성
안식처가 된 난지연못가 나무숲 ⓒ김종성

난지연못 건너편으로 가면 울창한 나무숲과 습지, 시냇물이 기다리고 있다. 건너편으로 가는 징검다리 물가에 물소리 시원한 작은 폭포가 있어 발길이 머문다. 연못가 오솔길과 나무들 풍성한 숲속 사이 길엔 그늘이 드리워져 산책하기 좋다. 연못과 습지가 가까이에 있어서 상쾌하고 시원한 기분이 드는 곳이다. 도시 숲은 여름 한낮의 평균 기온을 약 3℃ 낮춰주는 등 친자연적인 기후조절 기능을 한다. 

일상생활이나 무더위로 인해 무기력해지고 지칠 때 숲길을 산책하면 신기하게도 새살이 돋듯 마음속에 삶의 의욕이 생겨난다. 땡볕을 가려주는 호젓한 숲길 벤치에 누워 있자니 지난밤 무더위에 못 이뤘던 잠이 솔솔 몰려왔다. 하지만 짝을 부르는 매미들의 합창소리와 여름철새 개개비의 독특한 울음소리에 노루잠(깊이 들지 못하고 자꾸 깨는 잠)이 되고 말았다.
여러 동물들을 만나게 되는 난지연못 습지 데크 ⓒ김종성
여러 동물들을 만나게 되는 난지연못 습지 데크 ⓒ김종성
난지연못에서 노니는 붉은귀 거북이 ⓒ김종성
난지연못에서 노니는 붉은귀 거북이 ⓒ김종성

난지연못을 정화해주는 습지 데크길을 지나다보면 한강에 사는 참게와 말똥 모양을 닮았는지 말똥게라 불리는 게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종종 소나기가 쏟아져 내리고 나면 더욱 많은 게들을 볼 수 있다. 웬 거북이들도 보이는데 수년 전 애완동물로 외국에서 들여온 붉은귀 거북이다. 키우던 사람들이 공원이나 하천에 마구 방생하는 바람에 개체수가 늘면서 생태계 교란동물로 찍혔고 결국 유해어종이 되고 말았다. 

도심에 있을 땐 의식하기 어렵지만, 숲이 우거지고 습지가 있는 공원에 들어서면 인간 외에 많은 생물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도시에 살면서 좋아하는 공원이 생긴다는 것은 마치 인생에 경력이 쌓이는 듯한 기분이어서 뿌듯한 마음이 든다.
산책하기 좋은 난지연못가 숲길 ⓒ김종성
산책하기 좋은 난지연못가 숲길 ⓒ김종성

시민기자 김종성

나는야 금속말을 타고 다니는 도시의 유목민. 매일이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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