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영유아·노약자 동반 누구나 이용! '가족배려주차장'

시민기자 조수연

발행일 2023.08.01. 08:06

수정일 2023.10.3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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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14년 만에 여성우선주차장을 가족배려주차장으로 전환한다. ⓒ조수연
서울시는 14년 만에 여성우선주차장을 가족배려주차장으로 전환한다. ⓒ조수연

최근 운전할 일이 많아 운전대를 잡고 있다. 서울에서 운전하면서 가장 피곤한 상황은 ‘주차’가 아닐까 싶다. 서울시 내 주차 면적은 상당히 부족하다. 특히 인기 자리라고 불리는 엘리베이터, 출입구 앞은 항상 주차가 되어있어 어린아이를 동반한 엄마, 아빠나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 임산부 등은 난감할 때가 있다. 또한 주차장 내 안전사고 우려도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09년, 여성우선주차장을 도입했다. 여성 안전 확보를 목적으로 30대 이상 주차할 수 있는 구역에 10%씩 할당, 조성했다. 하지만 실제 여성이 이용하는 비율이 16%에 그치며 정작 실효성에는 상당한 의문이 들었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7월 18일부터 '서울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가 시행됨에 따라, 여성우선주차장을 ‘가족배려주차장’으로 본격 전환에 나선다.

기존 여성우선주차장이 여성에 집중돼 있었던 것에 비해, 가족배려주차장은 임산부, 영유아, 노약자, 이들을 동반한 시민이 우선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주차장이다. 이는 서울시 역점사업인 ‘엄마·아빠 행복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저출생·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다양한 시민을 배려하고자 시행됐다. ☞[관련 기사] 올해부터 달라지는 교통정책, 한눈에 확인하세요
가족배려주차장 ⓒ조수연
가족배려주차장 ⓒ조수연

구체적인 이용대상은 임신 중이거나 분만 후 6개월 미만 임산부, 6세 미만의 취학 전 영유아, 고령 등으로 일상생활이 불편한 시민이며, 이들과 동반한 시민도 이용할 수 있다. 왜냐하면, 영유아는 베이비시트를 이용하기에 차 문을 활짝 열어야 하고, 노약자는 천천히 하차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가족배려주차장 설치 대상은 여성우선주차장 주차구획이 설치된 주차대수 30대 이상의 공공·민간주차장 총 3,000개소 5만 6,285면이며, 설치비율은 총 주차대수의 10% 이상으로 밝혔다.

어떻게 달라졌는지 서울시청 지하주차장을 찾아가 가족배려주차장을 자세히 살펴봤다. 먼저, 주차구획선이다. 기존 여성우선주차장이 ‘핑크색’ 도면이었다면, 가족배려주차장은 흰색 바탕에 꽃담황토색 실선으로 표시했다. 또한 주차면 안에 가족배려주차장이라는 글씨와 임산부, 노약자, 어린아이를 안고 있는 부모의 픽토그램을 그려 놓아 한눈에 가족배려주차장임을 알 수 있었다.
꽃담황토색을 활용한 가족배려주차장 주차구획 표시 예시 ⓒ서울시
꽃담황토색을 활용한 가족배려주차장 주차구획 표시 예시 ⓒ서울시

다음은 위치다. 주차장에서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위치다. 엘리베이터 혹은 계단과 멀다면 이용률이 적기 때문이다. 이에 서울시는 가족배려주차장의 설치 위치를 신경썼다. 안전을 위해 사각지대가 없는 밝은 위치, CCTV로 감시하기 쉽고 통행이 잦은 위치로 선정했다. 또한 편의를 위해 주차장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계단과 가까운 곳으로 지정했다.
가족배려주차장은 주차장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계단과 가까운 곳으로 지정했다. ⓒ조수연
가족배려주차장은 주차장 출입구와 엘리베이터, 계단과 가까운 곳으로 지정했다. ⓒ조수연

서울시청에 설치된 가족배려주차장도 이 점을 고려했다. 가족배려주차장 옆에는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과 임신부 우선 주차구역이 있었고, 양옆으로 지상으로 가는 엘리베이터 출입문이 있었다. 또한 앞에는 CCTV가 설치돼 있어 안전했다.
가족배려주차장 옆에 있는 임신부 전용 주차구역 ⓒ조수연
가족배려주차장 옆에 있는 임신부 전용 주차구역 ⓒ조수연

다만, 기존에 설치된 여성우선주차장도 가족배려주차장으로 본다는 조례 부칙 제2조에 따라, 아직 가족배려주차장이 없고 여성우선주차장만 설치되었을 경우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노약자 등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다.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노약자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가족배려주차장 ⓒ조수연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노약자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가족배려주차장 ⓒ조수연

가족배려주차장은 생활 속 정책 패러다임 변화의 산물이다. 실효성에 의문이 들었던 여성우선주차장을 과감히 가족배려주차장으로 전환, 대상자를 더 확대했기 때문이다. 기존 16%에 그쳤던 여성우선주차장 이용률을 가족배려주차장이 끌어올려 많은 시민들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하면 좋겠다.

시민기자 조수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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