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집'을 머리에 쓰고 미술관에 입장했습니다!
지정우 건축가
발행일 2023.07.14. 16:20
아빠건축가의 다음세대 공간 탐험 (10) 나의 공간이 도시가 되는 법
그러므로 ‘어떤’ 건축가가 기획하느냐가 어떤 건축가가 집을 디자인 하는가 만큼이나 중요하다. 건축가의 경험, 지향점에 따라서 어린이들과의 상호작용은 달라질 수 있고, 그 어린이들에게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줄 수 있다.
외국의 건축 교육을 언급하거나 그 형식만을 직접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어린이 건축워크숍의 바람직한 태도라고 볼 수 없겠다. 필자가 지난 몇 년간 기획하고 진행했던 어린이 건축워크숍을 통해 어린이 건축교육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개성을 드러내는 미디어로서의 포치(porch)
역사적 역병의 상황에서 서구에서 만들어 썼던 마스크는 지금과 달리 표현적이다. 또한 수많은 서구 영화에서 보이는 마스크는 우리가 생각하는 마스크와 의미도 다르다.
팬데믹 초기에 유럽 등에서 주거 발코니에서 오페라를 하고 연주를 하며 서로의 마음을 다독이는 상황이 꽤 인상적이었고 그것이 오랜 기간 지워갔던 우리의 주거문화와 닿아있다는 생각도 반영됐다.
집 앞에 붙어있는 공간으로 반 내부-반 외부인 포치가 있다. 집주인은 포치에서 휴식하고, 바라보고, 오가는 사람들과 인사한다. 그런 것이 집주인의 ‘어떠함’을 드러내는 ‘미디어’가 아닐까.
발코니도 없고 매끈한 건물에 창문만 뻥뻥 뚫려 있는 우리나라 상황을 생각할 때, 필자는 아이들에게 이러한 ‘포치’를 주고 싶었다. 어린이들의 손으로 탄생한 자신의 ‘포치’를 자신의 얼굴 앞에 붙여보자고 생각했다.
비대면과 대면 워크숍의 조화
세 번째 워크숍에서는 전시가 열리는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에 모여 4개의 포치 공간을 자신의 머리에 쓸 수 있도록 연결하는 작업을 가졌다.
각각의 공간이 모여 우리의 집이, 그리고 도시가 되다
또한 혼자만의 경험이 아니라 참여자 여러 명의 집이 모였을 때 그것은 동네가 되고 마을이 되며 ‘도시’가 된다. 이 전시가 다른 비엔날레가 아니라 ‘미디어시티’ 비엔날레이기에 상당히 도시적, 건축적 의미를 가진 전시라고 생각했다. 그것을 매달았을 때 그 내부에서 옆의 집을, 도시를 볼 수 있다.
그리고 같은 시간 서로 다른 장소에서 함께 참여한 다른 참여자들의 작업이 한자리에 모이는 경험은 무척 특별할 것이다. 서로 다른 표현을 했다는 것을 통해서 마치 서로 다른 집의 ‘포치’를 보는 것 같은 경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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