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봐도 매력적! 60년 전 남산에 있었던 특별한 놀이터
지정우 건축가
발행일 2023.06.09. 15:32
아빠건축가의 다음세대 공간 탐험 (8) 살아 숨쉬는 놀이터 고고학
더욱이 인근의 서울시립미술관(구 경성재판소, 1927), 정동제일교회 벧엘관(1897), 덕수궁 등도 있어서 서울의 시간을 간직한 대표적인 장소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자리에 나이 든 모습으로 남아있을 순 없을까?
우리의 오래된 놀이터
기록에 의하면 서울 남산의 백범광장 근처에 아주 특별한 놀이터가 있었다. 남산 어린이 놀이터로, 완공은 1963년이었고, 1,500명의 어린이가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 규모였다고 전해진다.
콘크리트 벽으로 만들어진 구조물로 지금 보아도 상당히 모던한 디자인이다. 지금의 일반적인 놀이터들에 비하면 더욱 진보적인 놀이풍경이라 할 수 있을 만하다. 이 놀이터가 언제 사라졌는지 기록이 없지만 필자도 이곳에서 놀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다.
세계의 오래된 놀이터
비슷한 개념의 미국 조경가 ‘폴 프라이드버그(Paul Friedburg)’의 Riis Park Plaza만 해도 1965년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명한 조각가 ‘이사무 노구치(Isamu Noguchi)’의 미국 아틀란타 Playscapes도 1976년에 완성되어 지금도 조금씩 고쳐가며 계속 어린이들과 시민들의 놀이 장소로 쓰이고 있다.
남산 어린이 놀이터의 건축가?
이 두 가지 근대 건축물들에 비해서도 남산 어린이 놀이터는 앞서 있는데 이 두 건축가 중 한 명이 이 놀이터도 설계하지 않았을까 추측하는 분들도 있다.
남산 어린이 놀이터는 별도로 설계자 기록을 발견할 수는 없었지만, 건축가 안병의의 설계일 수 있다. 이렇게 추측한 이유에는 1969년도의 건축전문잡지 ‘공간’에서 안병의 설계의 주택 평면도에 ‘어린이 스페이스’라고 적힌 방이 특별히 눈에 띄었고 어린이에 대한 생각이 남다른 건축가여서 그럴 수 있겠다는 짐작도 더해졌다.
또한 건축가 안병의는 주한 프랑스대사관(1959-1962), 삼일빌딩(1970) 등을 설계한 거장 건축가 김중업(1922-1988)의 매제로 오랫동안 함께 작업하며 김중업이 사사받은 세계적인 건축가 ‘르 꼬르뷔제 (Le Corbusier, 1887-1965)’의 영향을 받았다고 전해져온다.
세계적인 흐름 속의 남산 어린이 놀이터 디자인
남산공원의 놀이터가 콘크리트 벽체로 구성이 되었고 야외 음악당이 조형적인 쉘 모양인 것이 당시의 꼬르뷔제를 필두로 한 건축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여지며, 근현대 기념비적 공공건축이 대거 세워지던 60년대 남산이라는 특성상 훨씬 대규모로 놀이풍경을 형성하게 된 점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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