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드닝과 목재문화 체험을 한번에, 힐링과 소통은 덤!

시민기자 이정규

발행일 2023.06.23. 14:20

수정일 2023.06.23. 15:55

조회 5,697

“인간은 손바닥만 한 정원이라도 가져야 한다. 우리가 무엇을 딛고 있는지 알기 위해선 작은 화단 하나는 가꾸며 살아야 한다.” (카렐 차페크, '정원가의 열두 달' 중에서)

카렐 차페크(1890~1938)는 프란츠 카프카, 밀란 쿤데라와 함께 체코를 대표하는 작가 중의 한 명이다. 사실 기자도 가드닝 분야의 고전이라는 에세이 '정원가의 열두 달'은 아직 읽지 못 하고, 얼마 전 방문한 ‘초안산가드닝센터’의 벽에 걸린 위 문장을 읽었을 따름이다. 그럼에도 문장을 처음 읽은 순간 가슴 속 묵직한 울림이 퍼져 나감을 느낄 수 있었다.

조그만 화분 하나라 할지라도 손바닥만 한 정원에 속한다고 할 수 있으니, 요즘 많은 시민들은 알게 모르게 카렐 차페크의 이 문장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반려식물과 가드닝에 대한 높아진 관심에 발맞추어 서울시에서도 반려식물병원과 반려식물클리닉을 운영하며 반려식물을 키우는 데 따르는 어려움을 돕고 있다. ☞[관련기사] 아픈 식물 무료 진료·맞춤 처방 '반려식물병원' 개원
지난 5월 개관한 도봉구의 '초안산가드닝센터'. 우측의 유리로 된 부분이 온실이다. ⓒ이정규
지난 5월 개관한 도봉구의 '초안산가드닝센터'. 우측의 유리로 된 부분이 온실이다. ⓒ이정규

지식, 힐링, 소통의 공간 '초안산가드닝센터'

도봉구에 위치한 '초안산가드닝센터'는 도봉구만의 특색 있는 정원문화를 확산하고, 정원에 대한 전문지식 교육과 정원사 양성, 그리고 정원 활동을 통한 마을 소통공간 마련 등을 목표로 운영된다.

직접 방문해 본 초안산가드닝센터는 작지만 아름답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평화로운 힐링 공간이자 알찬 교육 공간이었다. 공간은 크게 '온실', '정원사의 작업실', '초록책방', '정원사의 놀이터', 그리고 야외의 '실습정원'으로 구성된다. 별관에는 도예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예술공방'이 있고, 맞은편에는 '초안산목재문화체험장'이 위치하고 있다.

온실은 자그만 규모지만 다채로운 식물을 만날 수 있다. 동백, 수피향 같은 남부 수종 및 야생화에서부터 자카란다, 구아바, 커피나무 등의 열대 수종까지 다양한 식물군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다. ‘줘도 안 먹던 과일’에서 요즘 제주도의 인기 있는 과일로 부상한 하귤이나 관상용으로 뛰어난 유주나무(사계귤나무) 등도 볼 수 있다.

정원사의 작업실이라는 공간은 '이끼볼 만들기'와 같은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곳이다. 또한 셀프 플랜트바에서 구입한 식물의 분갈이를 직접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누구나 잠깐 정원사가 되어 가드닝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공간 이름이 마음에 들었다.

초록책방은 가드닝과 식물, 나무, 도예 등에 관한 다양한 책이 비치되어 있는 독서공간이다. 식물과 정원 관련 어린이책도 있고 식물 그리기, 화초 기르기, 식물사전, 나무도감, 도자기 교본 등 작은 공간이지만 알차게 구성됐다. 이 중 기자의 눈길을 끈 것은 '한국 식물 이름의 유래'라는 책이었다. ‘조선식물향명집 주해서’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일제강점기 조선인 식물학자 4명이 발간한 식물분류명집인 ‘조선식물향명집’이라는 책에 표기된 식물명(조선명)이 어떤 과정과 유래를 거쳐 형성됐는지를 밝히는 책이다. 엄혹했던 일제강점기에 조선인들만의 손으로 조사하고 기록한 식물명 도서가 있었다는 것이 자못 놀라움과 반가움으로 다가왔다.

정원사의 놀이터는 초안산가드닝센터의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공간이기도 하면서 지역 주민과 시민들이 자유롭게 방문하여 평화롭고 편안한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카페형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거나 초록책방에서 고른 책을 읽을 수도 있다. 비치된 필기류로 드로잉 카드에 나만의 식물화를 그려볼 수도 있다. 뒤뜰에도 좌석이 마련되어 있어 멋진 식물들을 감상할 수도 있다.

야외 실습정원다양한 가드닝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이다. 이곳에 심어진 형형색색의 식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든다. 의자와 탁자가 있는 쉼터도 한쪽에 있다.
온실은 작은 규모지만 다채로운 식물을 만나 볼 수 있다. ⓒ이정규
온실은 작은 규모지만 다채로운 식물을 만나 볼 수 있다. ⓒ이정규
동백, 수피향 같은 남부 수종 및 야생화에서부터 자카란다, 구아바, 커피나무 등의 열대 수종까지 다양한 식물군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정규
동백, 수피향 같은 남부 수종 및 야생화에서부터 자카란다, 구아바, 커피나무 등의 열대 수종까지 다양한 식물군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정규
‘줘도 안 먹던 과일’에서 요즘 제주도의 인기 있는 과일로 부상한 하귤과 관상용으로 뛰어난 유주나무(사계귤나무)도 볼 수 있다. ⓒ이정규
‘줘도 안 먹던 과일’에서 요즘 제주도의 인기 있는 과일로 부상한 하귤과 관상용으로 뛰어난 유주나무(사계귤나무)도 볼 수 있다. ⓒ이정규
정원사의 작업실이라는 공간은 '이끼볼 만들기'와 같은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곳이다. 또한 셀프 플랜트바에서 구입한 식물의 분갈이를 직접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정규
정원사의 작업실이라는 공간은 '이끼볼 만들기'와 같은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곳이다. 또한 셀프 플랜트바에서 구입한 식물의 분갈이를 직접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정규
셀프 플랜트바에서는 이용자가 직접 식물과 화분을 고른 후 분갈이를 해 가져갈 수 있다. 준비되어 있는 식물은 무늬아이비, 필로덴드론(레몬라임), 박쥐란 등 여러 종류이다. ⓒ이정규
셀프 플랜트바에서는 이용자가 직접 식물과 화분을 고른 후 분갈이를 해 가져갈 수 있다. 준비되어 있는 식물은 무늬아이비, 필로덴드론(레몬라임), 박쥐란 등 여러 종류이다. ⓒ이정규
테이블 위에 완성된 이끼볼이 멋지게 장식되어 있다. ⓒ이정규
테이블 위에 완성된 이끼볼이 멋지게 장식되어 있다. ⓒ이정규
계단실에는 카렐 차페크의 문장과 한국식물화가협회에서 그린 아름다운 식물화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정규
계단실에는 카렐 차페크의 문장과 한국식물화가협회에서 그린 아름다운 식물화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정규
초록책방은 가드닝과 식물, 나무, 도예 등에 관한 다양한 책이 비치되어 있는 독서공간이다. ⓒ이정규
초록책방은 가드닝과 식물, 나무, 도예 등에 관한 다양한 책이 비치되어 있는 독서공간이다. ⓒ이정규
도서 대여는 불가하지만 센터 내 어디에서든 읽을 수 있다. ⓒ이정규
도서 대여는 불가하지만 센터 내 어디에서든 읽을 수 있다. ⓒ이정규
식물과 정원 관련 어린이책도 있고 식물 그리기, 화초 기르기, 식물사전, 나무도감, 도자기 교본 등 작은 공간이지만 알찬 구성을 하고 있다. ⓒ이정규
식물과 정원 관련 어린이책도 있고 식물 그리기, 화초 기르기, 식물사전, 나무도감, 도자기 교본 등 작은 공간이지만 알찬 구성을 하고 있다. ⓒ이정규
바깥 풍경을 내다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좌석이 마련되어 있다. ⓒ이정규
바깥 풍경을 내다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좌석이 마련되어 있다. ⓒ이정규
정원사의 놀이터는 초안산가드닝센터의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공간이기도 하면서 지역 주민과 시민들이 자유롭게 방문하여 평화롭고 편안한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정규
정원사의 놀이터는 초안산가드닝센터의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공간이기도 하면서 지역 주민과 시민들이 자유롭게 방문하여 평화롭고 편안한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정규
카페형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거나 초록책방에서 고른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음식물과 주류 반입은 안 되고 음료만 반입 가능하다. ⓒ이정규
카페형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거나 초록책방에서 고른 책을 읽을 수도 있다. 음식물과 주류 반입은 안 되고 음료만 반입 가능하다. ⓒ이정규
비치된 필기류로 드로잉 카드에 나만의 식물화를 그려볼 수도 있다. ⓒ이정규
비치된 필기류로 드로잉 카드에 나만의 식물화를 그려볼 수도 있다. ⓒ이정규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하고 싶은 풍경이다. ⓒ이정규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하고 싶은 풍경이다. ⓒ이정규
창 너머 보이는 풍경이 힐링을 부른다. ⓒ이정규
창 너머 보이는 풍경이 힐링을 부른다. ⓒ이정규
평상형 좌석도 마련되어 있다. ⓒ이정규
평상형 좌석도 마련되어 있다. ⓒ이정규
뒤뜰에는 다채로운 색상의 수국이 피어 있었다. ⓒ이정규
뒤뜰에는 다채로운 색상의 수국이 피어 있었다. ⓒ이정규
야외 실습정원은 다양한 가드닝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이다. 식재되어 있는 형형색색의 식물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든다. ⓒ이정규
야외 실습정원은 다양한 가드닝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곳이다. 식재되어 있는 형형색색의 식물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 든다. ⓒ이정규
의자와 탁자가 있는 쉼터도 한쪽에 있다. ⓒ이정규
의자와 탁자가 있는 쉼터도 한쪽에 있다. ⓒ이정규

가드닝의 연계와 확장, '예술공방'과 '초안산목재문화체험장'

초안산가드닝센터의 장점은 가드닝과 도예, 목공예가 한데 어우러지는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별관인 ▴예술공방에서는 다양한 도예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손작업을 통해 개성 있는 도자기를 만들어보는 ‘흙이랑’· ‘흙으로 빗다’, 전기물레를 이용하여 도자기 작품을 만드는 ‘물레랑’, 초벌도기에 안료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완성하는 ‘핸드페인팅’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맞은편에는 ▴초안산목재문화체험장이 위치하고 있다. 목공예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연필꽂이, 독서대에서부터 화분 받침과 접이식 캠핑 테이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공예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이를테면 '초안산가드닝센터에서 가드닝을 배워 기른 식물을, 예술공방에서 빚은 멋진 도자기 화분에 담아, 초안산목재문화체험장에서 만든 예쁜 화분 받침에' 올려놓을 수 있는 것이다.
별관인 '예술공방'에서는 다양한 도예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정규
별관인 '예술공방'에서는 다양한 도예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정규
'예술공방' 강의실. 손작업이나 전기물레를 이용하여 도자기 작품을 만들거나, 초벌도기에 안료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완성하는 ‘핸드페인팅’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정규
'예술공방' 강의실. 손작업이나 전기물레를 이용하여 도자기 작품을 만들거나, 초벌도기에 안료물감으로 그림을 그려 완성하는 ‘핸드페인팅’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정규
전기물레로 물레 작업을 할 수 있는 물레실. 전시된 커다란 달 항아리는 '초안산가드닝센터'의 개관을 기념하는 지역 주민들의 메시지가 새겨진 작품이다. ⓒ이정규
전기물레로 물레 작업을 할 수 있는 물레실. 전시된 커다란 달 항아리는 '초안산가드닝센터'의 개관을 기념하는 지역 주민들의 메시지가 새겨진 작품이다. ⓒ이정규
가드닝센터 맞은편에는 '초안산목재문화체험장'이 위치하고 있다. ⓒ이정규
가드닝센터 맞은편에는 '초안산목재문화체험장'이 위치하고 있다. ⓒ이정규
목공예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연필꽂이, 독서대에서부터 화분 받침과 접이식 캠핑 테이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공예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이정규
목공예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연필꽂이, 독서대에서부터 화분 받침과 접이식 캠핑 테이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공예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이정규

초안산가드닝센터

○ 위치 : 서울시 도봉구 노해로66길 98-122
○ 교통 : 지하철 1호선 녹천역 1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 운영 : 월-토 09:30~17:30
○ 휴관 : 일요일 및 공휴일 (※ 단체수업 예약이 있는 경우 일부 공간 이용 제한)
인스타그램
○ 가드닝 및 도예 프로그램 신청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누리집('초안산가드닝센터' 키워드 검색)
○ 문의 : 02-2091-3789

초안산목재문화체험장

○ 위치 : 서울시 도봉구 노해로66길 98-33
○ 교통 : 지하철 1호선 녹천역 1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 운영 : 월-토 09:00~17:00
○ 운영회차 : 1회(10:00~11:30), 2회(13:00~14:30), 3회(15:00~16:30)
○ 휴관일 : 일요일 및 공휴일 (※ 정비휴관 등으로 인한 휴무가 있으므로 일정표 참고)
○ 신청 : ☞네이버 카페 '도봉목재문화체험장'
○ 문의 : 02-998-2022

시민기자 이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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