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 주문할 때 '다회용기' 신청해봤어요~ 포인트 혜택까지

시민기자 조수연

발행일 2023.06.14. 13:11

수정일 2023.11.09. 14:45

조회 4,556

배달 음식을 주문하면 이렇게 플라스틱 일회용기로 배달돼 온다. ⓒ조수연
배달 음식을 주문하면 이렇게 플라스틱 일회용기로 배달돼 온다. ⓒ조수연

요즘 배달음식을 주문해 먹는 경우가 잦아졌는데, 여기서 나온 쓰레기로 인해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 바로 플라스틱 일회용 용기이다. 1868년 코끼리 상아로 만들던 당구공을 저렴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개발된 플라스틱은 인류의 삶을 바꿔 놓았다. 생활의 질을 한 단계 높인 발명품으로 과거 ‘기적의 소재’라고도 불리기도 했지만, 지금은 잘 썩지 않고 가열하면 환경호르몬이 나오기 때문에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되었다.

모두가 플라스틱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가정에서 줄이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특히 배달음식에서 간편하게 사용되는 일회용품은 모두 플라스틱이다. 지난 3월, 그린피스의 ‘플라스틱 대한민국 2.0 보고서’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나라에서 배출된 플라스틱 포장재 폐기물의 양이 이전에 비해 8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환경부의 결과는 더 충격적이다.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폐기물 종류별 발생 및 처리현황을 조사한 내용을 담은 ‘제6차 전국 폐기물 통계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한 사람이 하루에 버리는 일회용품은 37.32g으로, 연간 발생량은 2022년 기준 70만 3,327톤에 달했다.
서울시는 제로식당을 비롯해 다양한 찬환경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서울시는 제로식당을 비롯해 다양한 찬환경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서울시는 일회용품 등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제로웨이스트 서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 [관련 기사] 4월부터 카페에서 1회용컵 금지…'제로웨이스트 서울' 본격 추진

제로웨이스 서울은 크게 ‘제로마켓’, ‘제로카페’, ‘제로식당’으로 나뉜다. 먼저, 제로마켓은 쓰레기 없이 물건을 살 수 있는 곳으로 다회용기를 들고 와 정해진 제품을 구매하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제로웨이스트 마켓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방법이다. 제로마켓의 좋은 점은 불필요한 포장에서 나오는 비닐봉지와 플라스틱을 낭비하지 않는 점이다.

제로카페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는 카페다. 머그 컵 혹은 다회용 컵을 사용해 음료를 마시는 곳이다. 커피를 마신 뒤 다회용 컵 반납기에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사소한 행동으로 일회용 컵을 줄일 수 있다.
제로카페 시행 매장.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고 머그 컵, 다회용 컵을 사용한다. ⓒ조수연
제로카페 시행 매장.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고 머그 컵, 다회용 컵을 사용한다. ⓒ조수연

가정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서는 배달음식에 사용되는 일회용기를 줄이는 일도 시급하다. 서울시에는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 다회용기에 담아주는 ‘제로식당’ 서비스를 하고 있다. 작년, 1인 가구가 많은 관악구를 비롯해 강남구, 서초구, 광진구, 서대문구 등에서 배달앱과 함께 다회용기 주문 서비스를 도입했고, 올해는 동작구, 송파구, 성동구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6월 29일부터는 용산구, 마포구에서도 이용 가능하게 된다.

이용 방법은 제휴 협약을 맺은 배달의민족, 요기요, 땡겨요 3개 배달앱에서 주문 시 카테고리에서 다회용기 주문을 선택하거나 관련 배너를 클릭하거나 ‘다회용기’ 검색을 통해서도 다회용기 사용 음식점을 확인할 수 있다.
제로식당은 다회용기로 음식을 배달한다. ⓒ서울시
제로식당은 다회용기로 음식을 배달한다. ⓒ서울시

지난 주말, 집에서 혼자 밥을 먹어야 해서 배달음식을 먹기로 했다. 거주지역은 동작구인데 지난 6월 8일부터 다회용기 주문이 가능한 제로식당이 운영 중이다. 제휴 협약을 맺은 3개 배달앱 중 한 곳을 골라, 다회용기를 검색했다.

수많은 음식점에서 다회용기로 배달이 가능했다. 비교적 다회용기로 담기 간편한 도시락이나 컵밥부터 족발이나 보쌈까지 다양한 메뉴들을 다회용기로 담아 주문할 수 있었다.

주문도 간단했다. 요청사항에서 '다회용기에 담아주세요'를 선택하면 됐다. 여기서 유용한 팁은 탄소중립포인트에 가입한 소비자는 다회용기로 주문 시 1,000원 상당의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3개 배달앱도 서비스 확대를 기념, 다회용기 이용자를 상대로 상품권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환경도 생각하고 상품권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배달앱에서 다회용기 주문을 검색하자,  다회용기 주문·반납에 대한 안내문이 보인다. ⓒ조수연
배달앱에서 다회용기 주문을 검색하자, 다회용기 주문·반납에 대한 안내문이 보인다. ⓒ조수연
앱 주문시 '음식을 다회용기에 담아주세요'를 선택하면 된다. ⓒ조수연
앱 주문시 '음식을 다회용기에 담아주세요'를 선택하면 된다. ⓒ조수연

주문한 음식이 과연 어떻게 올까 궁금했다. 실제로 스테인리스 그릇으로 된 다회용기에 정갈하게 담겨 배달돼 왔다. 만약 일회용품으로 시켰다면, 플라스틱이 한가득 쌓였을 것이다. 그릇부터 시작해서 숟가락과 젓가락, 다른 반찬 통에 담긴 플라스틱까지, 플라스틱을 버리는 것도 일이다.
주문한 음식이 정갈하게 스테인리스 다회용기에 담겨 왔다. ⓒ조수연
주문한 음식이 정갈하게 스테인리스 다회용기에 담겨 왔다. ⓒ조수연

반환하는 법도 간단하다. 직접 설거지를 할 필요가 없다. 음식물만 버리고, 같이 온 가방에 다 먹은 용기를 넣고, 가방에 부착된 QR코드를 찍어서 반납 신청을 하면 된다. 반납에 대한 별도 보증금이나 추가 비용은 없다.

다회용기라 위생은 괜찮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서울시는 무작위로 유기물 오염도(ATP) 위생 검사를 주 1회 실시하고, 민간 대비 4배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는데, ‘애벌세척→불림→고온세척→헹굼→건조→살균소독→검사라는 7단계 세척과정’을 거친다고 밝혔다.
다 먹은 그릇은 음식물을 버린 후 반납 가방 안에 담고 QR코드를 찍어 반납 신청을 하면 된다. ⓒ조수연
다 먹은 그릇은 음식물을 버린 후 가방 안에 담아 QR코드를 찍어 반납 신청을 하면 된다. ⓒ조수연

생각보다 간단했다. 일회용기나 다회용기나 음식 맛은 똑같고, 둘 다 위생적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편이 기후 위기 속에서 슬기롭게 살아가는 방법이 아닐까. 서울시의 제로식당이 반갑다. 현재 10개 자치구에서 시행되는 제로식당이, 서울시 25개 자치구로 확대돼 많은 시민이 제로식당의 취지에 공감하고 많이 이용했으면 좋겠다.

시민기자 조수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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