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학원가에서 일타강사보다 중요한 것은?
지정우 건축가
발행일 2023.03.10. 15:35
아빠건축가의 다음세대 공간 탐험 (4) 대치동 학원가와 청소년 공간
필자가 가르치고 있는 대학교에서 3월 2일 첫 날 학생들과 둘러앉아 서로 소개를 하면서 “자신을 움직이는 ‘동기’는 무엇인가”하고 물었다. 어떤 학생은 ‘즐거움’이라고 이야기 하고, ‘가치있는 삶’이라고 대답한 경우도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와 닿았던 소개는 ‘끌림’이 자신을 움직이게 한다는 말이었다.
넘기 힘든 큰 고개를 넘고 있는 학생들
물리적으로도 평평하지 않은 지형이지만
학생들에겐 심리적으로 더욱 그렇다.
학원가 한복판에 ‘사이’를 만들자
그런 마음으로 구의원, 시의원들을 설득해 가며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고 그 공간을 디자인하기 위해 필자가 있는 건축사무실에 연락해 오면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차 한잔하고 친구를 기다리고
그러다 마음이 동하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이쉼은 그런 곳이다.
놀이와 상담의 사이 / 실내와 실외의 사이
기존에 상업 공간이었던 임대건물의 2층과 3층을 쓰면서 2층은 ‘사이터’라는 이름으로 댄스와 운동실부터 음악스튜디오, 서가, 대화, 작업, 외모를 다듬을 수 있는 파우더룸까지 갖추고 있다.
3층은 조금 더 개인적이고 상담 활동에 초점을 맞춘 ‘사이숲’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크고 작은 상담실, 뉴로피드백실, 프로그램실 등이 배치되었다. 즉 놀이 휴식과 상담이 균형을 이루며 그 사이에서 청소년들이 마음 편할 수 있게 계획되었다.
주변 학원의 공간들은 기본적으로 최대한의 수용인원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공공 공간인 학교보다도 더더욱 필요 공간으로만 채워져 있다. 이 많은 학원들이 갖지 못하는 도시적 공간, 그것이 사이쉼의 또 다른 의미이다.
마음을 추스르는 사이
또한 상담을 받고 난 청소년들은 마음을 추스를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다. 그 순간 다른 상담자에게 눈에 띄고 싶지도 않은 마음이 있다. 보통 상업공간에서 칸과 칸, 방과 방으로 일률적으로 나뉘던 관습을 뒤집는 이런 실제 공간의 사이는 다음세대 공간을 고민해온 건축가의 오랜 개념과 심리상담 선생님들의 실제 심리상담 시퀀스가 만나 생겨난 의미 있는 방식이다.
더 중요한 것은
현재를 살고 있는 다음 세대가
마음 편히 머물 공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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