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좋은 토요일, 정릉천 마을장터 개울장으로 나들이 오세요!

시민기자 박은영

발행일 2023.05.26. 10:50

수정일 2023.05.26. 19:44

조회 1,315

마을장터 개울장을 알리는 정릉시장입구의 현수막 Ⓒ박은영
마을장터 개울장을 알리는 정릉시장입구의 현수막 Ⓒ박은영

잔잔히 흐르는 물결은 보기에 좋고, 청량하며 기꺼이 자연 친화적이다. 도심 속을 가로지르는 개천 이야기다. 바라보는 것만으로 느긋해지는 시민들의 휴식처 개천에서 색다른 행사가 열렸다. 성북구 정릉천에 열리는 ‘마을장터 개울장’이다.

2014년 문을 연 ‘마을장터 개울장’은 특별하다. ‘지역 주민과 시장상인, 주변의 대학생이 모여 소통하고 화합하여 골목상권과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한다’는 주민들에 의한 이벤트이니 말이다.
운영본부 앞으로 차려진 주민참여마당 Ⓒ박은영
운영본부 앞으로 차려진 주민참여마당 Ⓒ박은영

평소 버스로 지나다니며 개천에서 진행되는 행사를 본 적이 있는데 흥미로웠다. 그리고 드디어 이름도 정감 있는 마을장터 개울장 그 이색현장을 찾게 됐다. 버스를 타고 정릉시장입구에서 하차하니, 건너편에 ‘마을장터 개울장’의 현수막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시장 입구는 뭔가 더 활기찬 분위기다. 개울장이 열리는 정릉시장은 더운 날을 즐기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가득했다. 
체험마당에서 뱃지 만들기가 한창이다. Ⓒ박은영
체험마당에서 뱃지 만들기가 한창이다. Ⓒ박은영
나무데크에서 펼쳐지는 딱지치기 Ⓒ박은영
나무데크에서 펼쳐지는 딱지치기 Ⓒ박은영

사람들이 모인 곳은 정릉시장 마을장터 개울장의 운영본부로 주변에는 주민참여마당 데크가 펼쳐졌다. 아이들은 뱃지 만들기 체험과 더불어 한쪽에서는 딱지치기가 한창이다. 정릉시장 상인들이 민속과자, 계란, 정육 등의 품목을 직접 판매하는 4팀의 '길장'과 서경대학교 학생들의 버스킹공연도 펼쳐진다. 기대할 것이 있는 표정의 사람들이 모인 그곳은 한껏 들뜬 분위기였다.
개울장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공연 Ⓒ박은영
개울장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공연 Ⓒ박은영

주민 노래자랑이 펼쳐지는 '즐기장'에서는 구수한 목소리의 아저씨들이 흥겹다. 국민대학교 학생들이 지역 단체 소식을 알리고, 캠페인을 활성화하는 '알림장'도 운영했다. 그밖에 어린이를 위한 책놀이, 공예체험·전통놀이와 같은 가족과 지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주민참여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주민참여마당을 지나 개천으로 향하는 길에는 주택가 담벼락의 감성벽화와 마주했다. 정릉천변 위로 펼쳐진 장미넝쿨과 어우러져 분위기를 살리는 벽화들은 2014년 마을만들기 공모사업을 통해 조성됐다고 한다. 낮은 주택가 벽면의 서정적인 그림들을 보며 골목을 걷자니 한껏 산뜻한 기분이 들었다. 
걸으며 감상하는 재미가 있는 정릉마을 벽화 Ⓒ박은영
걸으며 감상하는 재미가 있는 정릉마을 벽화 Ⓒ박은영
낮은 주택가 골목을 더욱 정겹게 하는 벽화들 Ⓒ박은영
낮은 주택가 골목을 더욱 정겹게 하는 벽화들 Ⓒ박은영

벽화를 지나 정릉천을 가로지르는 청수교에 이르니 개천 위의 안락한 휴식처다. 그늘막 아래 나무데크와 벤치까지 조성돼 잠시 흐르는 개천을 바라보며 쉬기에 좋았다. 청수교 아래를 보니 개울장을 위해 마련한 하얀색 파라솔 지붕이 가지런하게 늘어선 모습이다. 돗자리마다 정성스럽게 펼쳐진 실용적이고 실속 있는 물건들과 그 사이를 지나는 사람들이 보인다. 계단을 내려가 정릉천변에 펼쳐진 개울장 속 북적이는 주민들 사이를 걷기 시작했다. 

정릉천을 따라 열리는 개울장은 플리마켓도 되고 중고장터도 된다. 미리 신청한 주민이 판매자로 참여하는 플리마켓은 솜씨와 정성이 담긴 수공예품을 파는 '손장‘ 55팀과 알뜰한 값의 중고물품을 장만할 수 있는 '팔장' 35팀으로 나뉜다고 한다. 총 90팀이 참여하니 그 규모를 짐작할 수 있었다. 
정릉천변으로 가지런히 펼쳐진 하얀 파라솔들 Ⓒ박은영
정릉천변으로 가지런히 펼쳐진 하얀 파라솔들 Ⓒ박은영
준비한 옷가지를 정리하는 판매자 Ⓒ박은영
준비한 옷가지를 정리하는 판매자 Ⓒ박은영
개울장터 주변 정릉천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박은영
개울장터 주변 정릉천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박은영

판매자들이 내 놓은 물건들을 살펴보니 악세사리, 헤어핀부터, 옷가지나 모자,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과 카드, 수제 비스킷까지 없는 것이 없다. 정릉천변을 걸으며 원하는 물건을 고르는 가족들은 다른 가족들이 팔고 있는 물건들을 쇼핑하거나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5월부터 10월까지 총 8회에 걸쳐 토요일에 개장하는 개울장은 그야말로 주민들의 잔치 같았다. 첫 회차인 5월 20일과 마지막 회차인 10월 28일에는 오후 12시부터 5시까지 행사가 진행되고, 그 외 나머지 회차에는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운영한다. 장터가 열리는 정릉천변의 한쪽 벽면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행했던 비대면 개울장 어린이 미술대회의 작품들도 볼 수 있는데, 정릉시장을 주제로 한 재밌는 그림들을 보는 것도 흥미로웠다.
개울장에 진열된 옷들을 둘러보는 아이들 Ⓒ박은영
개울장에 진열된 옷들을 둘러보는 아이들 Ⓒ박은영
장미덩굴 아래 정릉천에서 펼쳐지는 마을장터 개울장 Ⓒ박은영
장미덩굴 아래 정릉천에서 펼쳐지는 마을장터 개울장 Ⓒ박은영

정릉천을 따라 걸으면 시원한 물소리가 들린다. 중간에 커다란 징검다리를 만들어 조성한 미니 수영장과 같은 곳에는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도 눈에 띈다. 물이 맑아 버들치가 살고, 정릉천 옆으로는 치킨집과 카페 등이 자리해 저녁엔 사람들로 가득하다고 한다. 이것이야말로 도심 속에서 느끼는 진정한 휴식이 아닐까 싶었다.

개울장 판매자로 참여하려면 카카오톡 '정릉시장 배시시' 친구맺기를 하면 된다. 개울장이 열리는 날 2주 전부터 일주일 동안 신청을 받고, 접수 후 심사를 통해 선정된다. 자세한 사항은 카카오톡 친구나 같이가치 정릉시장 협동조합 사무실에서 안내받을 수 있다. 상인회의 철저한 안전관리 계획하에 준비된 2023년 개울장은 안전 진행요원을 추가로 배치한다는 방침이다. 또, 성북 소방서와 경찰서, 동주민센터와의 연락체계 구축, 행사보험을 가입 등 안전에 철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0일 정릉천 마을장터 개울장이 문을 열었다. Ⓒ박은영
지난 20일 정릉천 마을장터 개울장이 문을 열었다. Ⓒ박은영

주민들의 휴식처 정릉천에서 열리는 개울장은 좋은 물건을 사고 팔며 동시에, 마을 안의 일상을 즐겁게 만드는 공간이기도 하다.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풍성한 지역축제를 함께하며 가족이나 이웃과 더불어 좋은 에너지를 나눌 수 있으니 말이다. 개울장에 놀러 간 김에 돌아오는 길에는 정릉시장에서 장을 봐도 좋다. 자연을 누리고 시장에서 장을 보는 평범한 일상이 소중한 행복으로 느껴지는 하루다. 정릉천에서 열리는 개울장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분좋은 나들이를 선사하길 기대해 본다. 

시민기자 박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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