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쉬어가세요! 서울의 쉼표 '서래섬 유채 축제'
발행일 2023.05.16. 14:40
포토존에서 축제 진행요원이 시민들의 인증샷을 찍어주고 있다. ⓒ이선미
“뒤쪽으로 들어가 보실래요?”사진을 찍어주던 진행요원이 시민들에게 제안했다. 시민들이 '유채찬란' 뒤로 들어가 멋진 포즈를 취했다. 한 장이라도 더 멋진 인증샷을 찍어주고 싶은 마음이 전해져서 미소가 지어졌다. 두 사람일 때든 여럿일 때든 다 같이 인증샷을 찍는 게 어려운데 그걸 알아차리고 진행요원이 “찍어드릴까요?” 하고 나섰다.
반포한강공원 서래섬 유채꽃이 한창 이쁘게 피었다. 5월 21일까지 유채꽃 축제 ‘유채찬란’이 이어져서 많은 시민이 서래섬을 찾았다. 봄날씨여서 나들이에 아주 좋은 주말 오후였다. ☞[관련 기사] 한강 서래섬에 '꽃꽃' 숨어라! 4년 만에 유채꽃 축제
반포한강공원 서래섬 유채꽃이 한창 이쁘게 피었다. 5월 21일까지 유채꽃 축제 ‘유채찬란’이 이어져서 많은 시민이 서래섬을 찾았다. 봄날씨여서 나들이에 아주 좋은 주말 오후였다. ☞[관련 기사] 한강 서래섬에 '꽃꽃' 숨어라! 4년 만에 유채꽃 축제
서래섬은 태어난 지 20년 정도 되는 인공섬이다. 1980년대에 올림픽대로와 한강종합개발을 하면서 시민들의 휴식을 위해 만든 작은 섬이다. 크지 않은 섬이어서 딱히 주목받지 못했지만 2004년부터 유채꽃 축제를 열면서 봄날을 기다리게 하는 또 하나의 공간이 되었다.
서래섬으로 들어가는 서래1교 앞에 서래섬 안내 표석이 있다. ⓒ이선미
반포와 한강 사이에 자리한 서래섬은 세 개의 다리로 들어갈 수 있다. 서래1교로 섬에 들어서니 누구나 편히 쉴 수 있도록 ‘서래섬 나무하우스’가 마련돼 있었다. 자율적으로 이용하는 휴식 공간이므로 많은 시민이 다 함께 쓸 수 있도록 각기 20분 정도로 이용하되 자리 정리도 부탁하는 안내문이 있었다.
‘서래섬 나무하우스’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이선미
2023 한강 서래섬 유채꽃 축제에서는 소소한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었다. ‘지구를 구하는 양말목 공예’와 ‘일회용품 화분 만들기’ 등은 현장에서 선착순 참여할 수 있었다. 이미 많은 시민들이 부스 안에서 편안하게 체험을 하고 있었다.
폐기물로 버려질 뻔한 소재인 양말목으로 예쁜 작품들이 만들어졌다. ⓒ이선미
한쪽에는 ‘손목닥터 9988’ 홍보부스도 있었다. 시민들은 손목닥터 9988에 대한 안내를 들은 후 유채꽃길 걷기 챌린지에도 도전하고 룰렛 이벤트에도 함께했다. 이래저래 즐거운 일이었다.
손목닥터 9988 챌린지에 참여한 시민들이 룰렛 이벤트에 도전하고 있다. ⓒ이선미
노란 물결 사이사이에 예쁜 포토존들이 눈에 띄었다. 어디서 찍어도 예쁘지만 포토존은 일단 찍어줘야 한다. 군데군데 따뜻하게 건네는 문장들이 쓰인 ‘희망풍선’이 유채꽃밭을 더 편안하게 해주었다.
다정한 문장들이 쓰인 ‘희망풍선’도 시민들을 즐겁게 해준 포토존이다. ⓒ이선미
이번 유채 축제에서는 밤이면 LED 조명이 들어오는 포토존을 여러 곳에서 만날 수 있다. 서래1교로 들어서면 만나는 ‘웰컴트리’와 귀여운 ‘토끼가족’, 유채꽃 축제 타이틀인 ‘유채찬란’, 그리고 희망풍선 등은 밤이면 또 다른 분위기의 인증샷을 얻을 수 있는 포토존이다. LED 포토존은 밤 10시까지 불을 켠다.
밤이면 LED 조명이 들어오는 ‘웰컴트리’는 낮에 보아도 참 예뻤다. ⓒ이선미
토요일 오후 정말 많은 시민들이 가볍고 경쾌한 차림으로 서래섬을 찾았다. 호젓하게 유채꽃만 찍는 일은 거의 불가능했다. 시민들은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즐거움을 나눴다. 특히 진행요원들이 안전관리를 하는 짬짬이 시민들의 인증샷을 찍어주곤 했다.
가장 예쁜 공간에서 가장 멋진 인증샷을 찍어주는 진행요원들도 멋있었다. ⓒ이선미
서래2교 부근 쉼터에서는 ‘유채찬란 공연’도 열렸다. 감미로운 혼성 듀오 ‘봄여름’의 노래가 유채꽃밭 사이사이를 더 다정하게 울려 퍼졌다. 유채꽃밭을 즐기던 시민들이 자리를 잡고 한강 바람을 담아 들려오는 노래에 귀를 기울였다.
바로 옆에서는 마음껏 비눗방울을 만들어보는 공간도 마련됐다. 아이나 어른이나 비눗방울을 만들고 서로 사진을 찍었다. 유채꽃밭에서 어린아이 같아지는 순간이 보기에 좋았다.
누구나 비눗방울을 만들어 즐길 수 있는 ‘꿈꾸는 비눗방울’도 준비돼 있었다. ⓒ이선미
한강을 바라보며 걸어도, 유채꽃밭 사이를 걸어도 자연의 향기와 빛에 물드는 듯 마음에 생기가 퍼졌다. 숨가쁘게 되풀이되는 대도시 서울의 일상에서, 하늘 높이 솟아오른 마천루 숲속에서 서래섬은 말 그대로 쉼표가 되어준다. 실제로 서래섬은 서울의 쉼표, ‘사색의 공간’이기도 하다. “사람이 만들었지만 자연과 하나된 이곳에서, 조화의 의미를 되새겨봅니다.”
서래섬은 서울의 쉼표, ‘사색의 공간’이기도 하다. ⓒ이선미
일상을 뒤로 하고 조금은 천천히 숨을 쉬며 걸어도 좋은 곳, 한강 바람에 가슴을 열고 심호흡하며 무장해제해봐도 괜찮은 곳, 서래섬이다.
한강을 바라보며 걸어도, 유채꽃 사잇길을 걸어도 좋은 서래섬 ⓒ이선미
서래섬에 유채꽃만 있는 건 아니다. 한강개발이 끝나고 시간이 지나면서 생태가 복원된 섬에는 예쁜 꽃들이 이어서 핀다. 꽃이 피고 풀이 자라는 섬의 오솔길도 시민들이 산책하기 좋은 길이다. 보랏빛 어여쁜 꽃이 시선을 잡아끄는 서래섬에는 옛 모습처럼 꽃이 피고 물고기가 산다.
야생화 피어나는 자연의 섬, 서래섬이 우리 가까이에 있다. ⓒ이선미
서래섬에서 강태공들이 시간을 낚고 있다. ⓒ이선미
'2023 한강 서래섬 유채꽃 축제 유채찬란'은 21일까지 이어진다. 여럿이 같이 또는 혼자서 섬을 찾아 서울 속 ‘사색’의 시간을 누려봐도 좋겠다. 혼자여도 괜찮다. 꽃이 피어 말을 거는 서래섬이니 꽃과 함께 봄을 누리면 되지 않을까.
2023 한강 서래섬 유채꽃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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