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품은 아파트, 수상주택…네덜란드의 기발한 건축
박혜리 도시건축가
발행일 2023.05.12. 13:40
박혜리의 별별 도시 이야기 (15) 주거 건축의 혁신, 최신 네덜란드 아파트 경향 (2)
도심에서의 혼합된 삶, 데 로테르담(De Rotterdam)과 마르크트할(Markthal)
1층은 마켓이자 앞뒤로 뻥 뚫린 내부형 오픈스페이스가 되었고, 모두에게 열린 광장과 같은 공간이 되었다.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계단실 벽엔 역사적 지층이 표현되어 있고, 맨 아래 지하층엔 유물전시관도 있어, 역사적 시간 위 세워진 새로운 건축이라는 점도 강조하여 문화역사적 공공성도 잃지 않았다.
데 로테르담(De Rotterdam)은 말 그대로 로테르담시를 대표하는 건축 중 하나이다. 마스(Maas)강변에 자리잡은, 쌓은 박스와 같은 이 건물은 오피스, 호텔, 아파트가 혼합된 주상복합건물이다. 외관을 봐서는 다른 점이 보이지 않지만 가까이서 보면 아파트 부분은 개방형 발코니가 도드라진 입면으로 표현되고 있다. 각기 다른 기능이 겉으로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특히 주거부분은 호텔, 오피스와 닮고 아파트같지 않은 ‘위장술(camouflage)’로 강변에 일관적인 경관을 제공하고 있다.
고밀 아파트 단지의 새로운 해법, 리틀-씨(Little C)
동 간격은 서로 아주 가깝지만 적절한 높이, 동 위치를 영리하게 배치하여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 건물 위치 구역만 따지만 용적률이 300~400%로 달하지만 수변으로 저층을 배치하고 대로변으로는 오피스를 배치하여 특히나 분절한 매스가 각기 다른 동처럼 인식되어 여러 개의 건물의 집합으로 읽혀지는 것이 특이하다.
철제 난간이 독특한 브릿지가 생동감을 더한다.
건물간 분절과 적절히 배분된 오픈스페이스는
이 단지가 고밀지역인데도 ‘좋은 마을’로 느껴지는 이유이다.
담장으로 둘러쳐져 있거나 보행마저 막는 게이트가 있는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는 ‘아파트단지’의 게이티드 커뮤니티(Gated Community)성격과는 완전히 다른 형식이다. 고밀이면서도 경관을 저해하지 않고 오히려 단지 내 사이공간을 공공화하면서 도시의 일부로 스며드는 ‘도시조직의 부작용 없는 이식’이라고 할 수 있다.
플로팅하우징(Floating Housing, 수상주거)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
최근 ‘로테르담 최초의 수상 주거 단지’가 나사운하번 지역에 들어섰다. 총 18개 하버로프트(Habor Loft)로 구성된 이 플로팅하우스단지는 태양광 패널로 에너지를 생성하며, 자체 정수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하수구에 연결할 필요가 없다. 바이오매스 설비를 사용하여 열을 자체 생성하기에 그야말로 지속가능한 주거의 형태를 선보이고 있다.
물 위에 떠 있고 조수간만의 차인 약 1.5~2미터를 오르내리며 높이를 극복하고 있어 홍수에 탄력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그야말로 ‘떠 있기에 더욱 안전한’ 자연친화형 주거단지이다.
홍수에 탄력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그야말로 ‘떠 있기에 더욱 안전한’
자연친화형 주거단지이다.
1. 주거 외 다른 기능과 혼합하여 고밀을 소화하면서도 24시간 생기를 잃지 않고 도심에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혼합과 집약은 가장 도드라진 특징이다.
2. 주거에서 오픈 발코니는 주거환경을 높이는 숨구멍과 같은 필수 사항이다. 표정있는 입면을 표현하면서도 주거 각호의 삶을 도시환경에 녹여낼 수 있었다.
3. 대부분 필지별 개발로 도심 내 다양성을 확보하였으며, 단지형 개발일지라도 동별 입면 및 디자인이 달라 다양성의 집합을 보여주어 획일화된 도시경관을 지양하였으며 공공도로로 열린 지층구조를 형성하였다.
4. 기후변화, 미래환경에 대비한 지속가능성에 대한 꾸준한 노력을 보이고 있으며, 이를 디자인으로 승화하였다.
아파트 외관은 적지않은 그 용적과 높이로 인해 도시경관에 대한 책무가 있다. 언제까지 ‘최대한의 내부 인테리어’만 집중한 채 ‘최소한의’ 외관에 만족하며 이웃을 외면하며 도시환경의 악순환을 반복할 것인가? 내면의 혁신이 외면에도 아름답게 드러나는 우리의 ‘아파트’ 환경을 그려보자.
도시경관에 대한 책무가 있다.
내면의 혁신이, 외면에도 아름답게 드러나는
우리의 ‘아파트’ 환경을 그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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