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나눔 전파자…생일날 기부, 가족봉사단, 나눔도 즐겁게~

시민기자 노인숙

발행일 2023.05.08. 09:02

수정일 2023.05.09. 17:34

조회 842

서울 곳곳을 밝히는 ‘우리동네 시민영웅’을 찾아서...
서울 곳곳을 밝히는 ‘우리동네 시민영웅’을 찾아서...

“생계를 위한 목적보다는 나눔을 위한 목적이 더 컸어요.” 양천구 신월6동에서 미가람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이수미 캠프장은 스터디카페 운영의 더 큰 목적이 생계보다는 ‘나눔’에 있다고 말한다. 지역 특성상 집에서 공부할 여건이 안 되는 학생들에게 이곳 스터디카페 바우처를 제공해 공부할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2023년 설맞이 독거어르신들을 위한 만두 만들기 봉사활동 후 찍은 단체 사진 ©노인숙
2023년 설맞이 독거어르신들을 위한 만두 만들기 봉사활동 후 찍은 단체 사진 ©노인숙

하루하루의 삶을 나눔과 봉사를 위해 기꺼이 내어주는 분들이 많다. 사실 혼자 먹고 살기도 힘든 각박한 세상에서 이웃을 위해 내 것을 나눈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많은 이들이 ‘나눔의 기쁨’, '봉사의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옆에서 격려하고 장려하는 일은 더욱 어려울 것이다.

이수미 캠프장은 나눔과 봉사 활동을 장려하고, 확산하는 능력이 탁월한 분이다. 올해는 양천구자원봉사센터의 캠프 대표로도 활동 중이다.

봉사하는 삶

이수미 캠프장은 고등학교 2학년 때 매달 영아원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던 것이 봉사활동의 시작라고 했다. 처음에는 한 달에 한 번 봉사활동을 갔던 영아원을 나중에는 매일 가다시피 했다고 한다. 그가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2005년, 거주 중이던 신정3동의 교회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후 2009년에는 지향초등학교에서 학습자료를 만드는 봉사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었고, 2014년부터 양천구 자원봉사센터에서 청소년과 아동 부문의 자원봉사자를 양성하는 교육을 담당하는 자원봉사교육강사단의 활동을 했다.

그를 '캠프장'이라고 부르는 호칭은 2015년 200여 명으로 출발한 신정3동 자원봉사캠프 활동에서 비롯되었다. 자원봉사 캠프장 활동으로 신정3동 주민자치회에도 참여하였는데 나중에는 신정3동 주민자치회 회장까지 맡았다. 
2019년 신정3동 가족봉사단 발대식 장면 ©노인숙
2019년 신정3동 가족봉사단 발대식 장면 ©노인숙

나눔가게의 확산

서울시 양천구 신정3동은 관내에서도 복지 대상자가 가장 많은 곳이라고 한다. 이 지역에 있는 시장의 여러 가게와 함께 '나눔가게'를 운영하고 있는데, 나눔가게의 출발인 '국수나무'라는 식당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2017년 어느 여름날, 이수미 캠프장은 독거 어르신들에게 콩국수 한 끼를 제공해드릴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그래서 국수나무 가게에 찾아가서 사장님께 약간의 가격 할인을 해주실 수 있는지 문의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가게 사장님이 필요한 양만큼 모두 무료로 제공해 주겠다고했고 그렇게 '1호 나눔가게'가 생겼다고 한다.

국수나무에서 시작된 나눔가게는 해장국집, 떡집, 김밥집, 카페, 토스트집 등으로 확산되었고, 시장 안이 나눔가게들로 넘쳐났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영업 자체가 어려워져 많이 줄었다가 최근 들어 다시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많은 이들이 기쁜 마음으로 나눔의 대열에 동참하도록 장려하는 것, 바로 이수미 캠프장의 빛나는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나눔가게 등에서 기부한 물품으로 만들어진 사랑이 꽃피는 착한 냉장고 ©노인숙
나눔가게 등에서 기부한 물품으로 만들어진 사랑이 꽃피는 착한 냉장고 ©노인숙
나눔가게 등 다양한 곳에서 기부한 물품들로 만든 꾸러미 ©노인숙
나눔가게 등 다양한 곳에서 기부한 물품들로 만든 꾸러미 ©노인숙

가족 모두가 참여하는 '착한가족봉사단'

이수미 캠프장의 역량이 빛나는 것은 영업장만이 아니다. 보통의 가정을 봉사활동의 장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나눔과 봉사의 기쁨과 보람을 느끼도록 하고 있다. 처음에는 봉사활동 시간이 필요했던 학생들로 시작된 활동을 가족 전체가 참여하도록 활동의 장을 넓혀주는 역할을 했다. 그렇게 해서 2019년 1월에 '착한가족봉사단'이 결성되기에 이르렀다. 착한가족봉사단은 70개 그룹, 170여 명이 참여했다. 이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많이 줄었고, 2023년 현재에는 40가족 정도가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착한가족봉사단'이 생기게 된 것도 그의 빛나는 아이디어가 이루어낸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을에 폐지를 주워서 생활하는 독거 할머니가 계셨는데, 상황이 어렵게 된 부모 대신 손자를 맡아 키워야 하는 처지였다고 한다. 그는 독거 할머니를 돕는데 발 벗고 나섰고, 많은 사람들도 도움의 손길을 주었다. 이때 경제적으로 큰 부담 없이 작은 도움의 손길을 모으는 방법으로 '생일날 기부'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가족 중에 생일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날 만 원씩 기부하고, 그것을 모아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활동을 했다고 한다. 이런 자연스러운 과정을 통해서 '착한 가족'들이 '만원의 행복'이라는 이름의 기부금을 만들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생일기부에 참여한 가족들을 모아 '착한가족봉사단'이라는 단체를 만든 것이다. 기부 받은 물품과 현금 등으로 지역의 어려운 분을 돕는 것은 물론 서남병원과 양천보건소 등에도 기부를 했다.

그는 '착한가족봉사단'을 위한 다양한 활동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는데, 그 중에 '소원을 말해봐'라는 프로그램은 특히 마음을 울리게 했다. 이 활동은 신정3동 관내의 한부모 가정 아이들에게 가장 갖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물어서 소원을 들어주는 방식이라고 했다. 그것을 통해서 인라인스케이트, 가방 등을 전달하거나 아쿠아리움 시설에 데리고 가는 등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것이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가족봉사단'으로 참여해 어려서부터 봉사의 보람과 행복을 느끼며 봉사하는 마음이 체질화되어 가는 것을 볼 때 가장 뿌듯합니다. 봉사활동에 열심이었던 학생이 어느새 군대에 입대했는데, 군대에서 받은 월급을 모아 휴가를 나와서 봉사 대상자인 학생에게 용돈을 주는 모습을 보고 너무 행복했습니다."
착한가족봉사단의 활동 모습 ©노인숙
착한가족봉사단의 활동 모습 ©노인숙

“활동의 장을 만들어 놓았을 뿐이에요”

지역사회에서 가족들이, 또 많은 가게들이 나눔과 봉사에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이루어지게 된 것은 모두 이수미 캠프장의 아이디어에서 나오는 다양한 프로그램 덕분인 것 같았다. 스스로는 별로 한 일이 없고 그냥 '활동의 장을 만들었을 뿐'이라고 겸손해 하지만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만들고, 많은 주민들이 참여하도록 장려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인터뷰 중에 봉사활동 지도자들이 할 일에 대해서 언급했는데, 봉사 대상자의 처지와 마음도 고려해야 하고, 봉사자와 후원자들이 지치지 않고 활동에 참여하도록 격려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을 주도하는 사람으로서 고민은 기관이나 기부하는 기업, 가족봉사활동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들 모두 원만하게 협업이 이루어지도록 조율해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기부와 봉사활동에 관련된 많은 이들의 다양한 요구와 의견을 무리 없이 조정해 내고 새로운 활력이 생기도록 만들어내는, 그 성품과 역량이 양천구 관내 전체의 봉사활동을 통합하고 조정하는 일을 맡게 한 것이다.
나눔을 목적으로 시작하여 운영 중인 미가람스터디카페 ©노인숙
나눔을 목적으로 시작하여 운영 중인 미가람스터디카페 ©노인숙

끝으로 이수미 캠프장은 단순히 나눔과 봉사활동 기회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순수한 마음에서 이루어진 아름다운 나눔과 봉사의 장면들을 낱낱이 기록, 보존하고 확산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봉사활동 후에는 항상 후기를 남기도록 하고는 있지만 이것들이 계속되고 확산되어서 나눔과 봉사의 붐을 일으키는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를 위해 방문한 시간이 오전이어서 그런지 그가 운영하는 스터디카페에는 학생들이 없었다. 하교 후 오후가 되어야 학생들이 조금씩 온다는데, 사실상 스터디카페 운영으로 경제적 이익이 크지는 않아 보였다. 하지만 이수미 캠프장은 봉사활동 지도자로서 말로만 앞서지 않고 몸소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스터디카페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눔과 봉사의 붐을 일으키고 싶다는 이수미 캠프장의 바람처럼 우리 모두가 나눔과 봉사의 기쁨과 보람을 누리는 날을 고대해 본다.
신정3동 봉사캠프를 소개하는 이수미 캠프장 ©노인숙
신정3동 봉사캠프를 소개하는 이수미 캠프장 ©노인숙

시민기자 노인숙

서울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