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고, 관찰하고…도심 속 공원 누비며 나만의 봄을 그려요!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3.03.22. 14:30

수정일 2023.03.22. 16:21

조회 1,387

경의선숲길 공원은 서울시민들의 문화산책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선미
경의선숲길 공원은 서울시민들의 문화산책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선미

공덕역 10번 출구를 나서면 바로 앞에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가 있다. 그곳에서 ‘경의선숲길 산책드로잉’ 프로그램의 첫 수업이 시작되는 날이었다. 드로잉이나 어반스케치에 관심이 있었지만 좀처럼 시작하기가 어려웠는데 6회 강의를 통해 조금이나마 접근해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수강신청을 했다.
공덕역에서 가까운 곳에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가 있다. ⓒ이선미
공덕역에서 가까운 곳에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가 있다. ⓒ이선미

커뮤니티센터는 아늑한 숲 같았다. 아마 너무 밝지 않은 불빛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편안하게 마련된 테이블을 앞두고 신청자들이 속속 자리를 채웠다. 사실은 강사가 누군지도 모르고 갔는데 꽤 유명한 환경교육운동가이자 일상예술가인 장미정 님이었다.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는 아주 편안한 공간이었다. ⓒ이선미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는 아주 편안한 공간이었다. ⓒ이선미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을 통해 6회 강의에 2만 원의 수강료를 결제했는데, 당장 드로잉을 시작할 수 있도록 연필, 피그먼트 펜과 지우개 등이 준비돼 있었다. 재료들을 받고 보니 거의 무료 강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바로 연습을 시작할 수 있도록 드로잉 노트와 펜 등이 준비돼 있다. ⓒ이선미
바로 연습을 시작할 수 있도록 드로잉 노트와 펜 등이 준비돼 있다. ⓒ이선미

강사의 소개에 이어 참가한 시민들도 짧은 인사와 함께 드로잉을 시작하는 이유를 서로 공유했다. 버킷리스트 가운데 하나였다고 말하는 참여자도 있었고, 에세이를 쓰고 있는데 드로잉과 함께 책을 내고 싶다는 참여자도 있었다. 나이 들어서도 좋은 취미를 찾는 참여자 뿐만 아니라, 집 거실에 본인이 드로잉한 작품을 걸고 싶다는 구체적인 기대를 가진 분도 있었다.
참여자들의 드로잉을 하고 싶은 이유들도 다양했다. ⓒ이선미
참여자들의 드로잉을 하고 싶은 이유들도 다양했다. ⓒ이선미

먼저 선 연습으로 수업이 시작됐다. 선을 긋는 것만으로도 드로잉은 시작되지만 선 긋는 것조차 쉬운 일은 아니었다. 강사는 삐뚤어도 괜찮으니 한 선으로 그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옆으로 위아래로, 중심에 한 점을 찍고 안에서 밖으로 또 밖에서 안으로 선을 그었다.
선 그리기로 드로잉 실전이 시작되었다. ⓒ이선미
선 그리기로 드로잉 실전이 시작되었다. ⓒ이선미

드디어 연필을 들고 드로잉을 시작했다. 스크린 속 사진의 나무나 커뮤니티센터 안의 사물 하나를 마음껏 드로잉했다. 주어진 시간은 단 5분이었다. 짧은 시간 ‘드로잉’이란 걸 알아서 해봐야 하는 시간이었다. 어느 순간 한숨이 들렸다. “난 소질이 없나봐.” 누군가 하는 말인데 남일 같지는 않았다.
참가자들이 드로잉을 하고 있다. ⓒ이선미
참가자들이 드로잉을 하고 있다. ⓒ이선미

모두의 드로잉을 한곳에 모아보았다. 같은 나무를 그려도 다른 느낌의 그림이 나왔다. 아직은 여러모로 서툴지만 다른 참여자들의 드로잉은 꽤 괜찮아 보이기도 했다. 그림을 그려본 적이 있는 참여자들도 있어서 실력차가 조금 드러났다. 강사는 무엇보다 전공자도 전문가도 아니니까 부담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해보자고 격려했다.
처음으로 드로잉 한 결과물을 한곳에 모아보았다. ⓒ이선미
처음으로 드로잉 한 결과물을 한곳에 모아보았다. ⓒ이선미
강사의 얘기를 듣는 참여자들이 무척 진지하다. ⓒ이선미
강사의 얘기를 듣는 참여자들이 무척 진지하다. ⓒ이선미

한 주의 과제가 주어졌다. 드로잉 수업을 하기 위한 다짐도 요청했다. “관찰하며 천천히 그리기, 매일 한 번에 15분 이상 그리기, 많이 보여주기, 나 자신을 믿기” 그리고 무엇보다 “남이 아닌 어제의 나와 비교하기”라는 항목이 마음에 와닿았다.
한 주간 해야 할 과제가 주어졌다. ⓒ이선미
한 주간 해야 할 과제가 주어졌다. ⓒ이선미

지난해에는 선유도공원에서 ‘공원 산책드로잉’이 진행되었는데 봄, 여름, 가을반 참여자들이 연말에 작품전시를 했다고 한다. 과연 이날을 시작으로 시간이 쌓이면 ‘드로잉 전시’에 작품을 내걸 수도 있을까? 설렘도 느끼게 되는 시작이었다.

‘경의선숲길 산책 드로잉’은 총 6회 이어진다. 하지만 여섯 번의 강의를 듣는다고 드로잉을 잘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매일 드로잉 연습을 해야 하고 많이 관찰해야 한다. 천천히 사물과 풍경을 관찰하다 보면 그 힘이 드로잉에 큰 바탕이 된다. 봄이 밀려오는 3월, 어디든 걸어도 좋은 계절이다. 기왕에 ‘산책 드로잉’을 하기로 했으니 더 많이 걷고, 더 많이 관찰하고, 더 많이 관심을 기울여봐야겠다.
2022년에는 ‘선유도공원 산책 드로잉’을 마치고 ‘선유도의 봄, 여름, 가을 전시회’를 가졌다고 한다. ⓒ이선미
2022년에는 ‘선유도공원 산책 드로잉’을 마치고 ‘선유도의 봄, 여름, 가을 전시회’를 가졌다고 한다. ⓒ이선미

경의선숲길은 버려진 철길이 시민들의 문화산책로로 자리매김한 공원으로, 2012년 대흥동 구간을 시작으로 2016년까지 총 6.3㎞로 조성됐다. 마포에서 용산까지 이어진 경의선숲길은 특별히 자연과 주거지,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길이어서 더 좋다고들 한다.
경의선숲길은 자연과 주거지,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도심 속 산책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이선미
경의선숲길은 자연과 주거지,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도심 속 산책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선미

‘경의선숲길 산책 드로잉’ 참여는 이미 마감됐지만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에서는 원하는 분야의 강의나 프로그램을 검색해 신청할 수 있다.

체육시설, 공간시설, 문화체험, 교육강좌, 진료복지 등의 서비스를 유·무료로, 실내외 활동 등에 따라 찾아보면 된다. 서울시의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니 자주 들러 살펴봐도 좋을 것 같다. 새 봄, 만물이 생동하듯 몸과 마음을 새롭고 건강하게 해야 할 때다.

경의선숲길공원 커뮤니티센터

○ 위치 : 서울시 마포구 새창로 37
○ 교통 : 공항선, 경의중앙선, 5호선, 6호선 공덕역 10번 출구에서 114m
○ 문의 : 02-719-8830

시민기자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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