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로7017이 데려다준 각양각색 서울 명소

시민기자 박지영

발행일 2023.01.26. 15:08

수정일 2023.01.26. 17:03

조회 2,948

서울로7017은 사계절 시민들이 찾는 명소이자 사람 중심 길이다.
서울로7017은 사계절 시민들이 찾는 명소이자 사람 중심 길이다. ⓒ박지영

평소 걷기를 즐겨한다. 운동이 부족해서 걷는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걸으면서 볼 수 있는 풍경이 서울에는 많기 때문이다. 특히, 어디에서 출발하건 예외 없이 걷는 구간이 조성된 곳이 있는데 바로 서울로7017이다. 서울시 회현역부터 중구 만리동1가까지 총 거리 1.5km에 달하는 서울로7017은 1970년대 준공된 서울역 고가를 17개의 사람길로 재탄생시킨 도시재생의 좋은 사례 중 하나다.

서울역 부근이라 교통이 복잡하기도 하지만, 거리가 멀어 도보로는 엄두도 못냈던 회현역과 만리동을 단거리로 연결하는 장점도 있지만, 주위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고, 안전해서 밤낮 구분 없이 자주 애용하는 길이다. 이 길은, 통로의 기능뿐만 아니라 서울의 명소를 연결해 시민들의 편의와 문화생활도 돕고 있는데, 그 대표 장소들을 소개한다.

서울페이로 통하는 전통시장 '남대문시장'

서울로7017은 남대문시장 5번 출구(회현역 5번 출구)와 연결된다. 이 일대를 구경하기 전이나 마무리로 꼭 시장에 들르는데, 야채 호떡, 만두, 시장 도너츠 등 오가며 먹을 수 있는 먹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특히 1만 172개의 점포가 운영 중인 남대문시장은 오랜 추억 속 장소이자 현실의 장소다. 1414년 시작되어 올해로 600년이 넘는 역사도 그렇지만, 명동, 정동길, 남산 등 서울 대표 관광지와 가까워 시민들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장소다. “남대문시장에 없으면 서울 어디에도 없다”, “남대문시장에는 고양이 뿔 빼고 다 있다”는 말로 증빙되듯, 각종 의류를 비롯해 액세서리, 주방용품, 민속공예, 식품, 잡화, 농수산물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1,700여 종에 달하는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남대문시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시장에서 서울페이(제로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남대문시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시장에서 서울페이(제로페이)를 사용할 수 있다. ⓒ박지영
꽃시장 내 일부 점포에서도 서울페이 결제가 가능하다.
꽃시장 내 일부 점포에서도 서울페이 결제가 가능하다. ⓒ박지영

평소 남대문 본 시장과 갈치골목, 칼국수골목 등과 꽃시장을 자주 들리는데, 이 모든 곳에서 서울페이 사용이 가능해 더 자주가고 있다. 평소 공공모바일 상품권(모바일 온누리상품권, 지역상품권)을 할인 받아 산 후 서울페이로 결제하면 7~10% 할인 효과가 있다. 카드나 현금을 꺼내는 불편함 없이 “서울페이로 결제할게요” 한 마디면 대부분 해결된다. 올 설에도 이곳을 방문해 필요한 물건들을 구매했다. 

구 서울역을 활용한 문화공간 '문화역서울284'

남대문시장(회현역) 방향에서 서울로7017을 걸어 서울역 방향으로 내려가다 보면 서울역 옆에 구 서울역을 활용한 문화공간인 ‘문화역서울 284’가 보인다. 서울로7017에서는 현재의 서울역과 구 서울역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어,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주요 명소이기도 하다.
서울로7017에서 바라본 문화역서울284
서울로7017에서 바라본 문화역서울284 ⓒ박지영

현재 이곳에서는 2023 뉴트로 페스티벌 <오늘 전통> 전시가 열리고 있다. 전통문화를 돌아보고 이를 계승하는 흐름에 주목하는 무료 전시다. 한복, 한지, 한식, 전통놀이 등 전통생활문화를 오늘날의 관점으로 보여주고 있는 이 전시는, 감상하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한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아름답게’, ‘쓸모 있게’, ‘생동하게’, ‘행복하게’라는 주제로 공간을 구분했는데, 계수나무 아래 방아를 찧는 옥토끼를 작가의 상상력으로 구현한 중앙홀 전시부터 전통놀이, 한지, 한식, 한복, 청년작가들의 전통문화 콘텐츠로 탄생한 제품을 판매하는 팝업마켓, 메타버스로 만나는 전통생활문화와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체험 및 전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이곳에서 딱치치기, 제기차기, 투호 등을 경험했는데, 추운 겨울 간만에 부담 없이 안전한 공간에서 전통놀이를 체험할 수 있어 즐거웠다.
중앙홀 전시 작품 <달의 40%>. 미디어아트, 조경, 사운드 조형물 등으로 구성되었다.
중앙홀 전시 작품 <달의 40%>. 미디어아트, 조경, 사운드 조형물 등으로 구성되었다. ⓒ박지영
전통과 관련된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여 아이들 교육용으로도 좋다.
전통과 관련된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여 아이들 교육용으로도 좋다. ⓒ박지영

특히 마음에 들었던 공간은 ‘복(福)’과 ‘덕(德)’을 나누는 체험센터 '복덕방(福德房)'이었다. 이곳에서는 전통 주사위인 주령구를 던지고 올해의 운세 카드를 뽑거나 새해의 다짐을 적어보는 ‘작심쓰기’에 참여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주말에 진행되는 무료 프로그램이 있으니 문화역서울284 누리집을 통해 예약하면 된다.
문화역서울284에서 만남 '오늘 전통' 전시
문화역서울284에서 만난 '오늘 전통' 전시 ⓒ박지영

폐주차램프의 우아한 변신 '도킹 서울'

문화역서울284를 지나 만리동 방향으로 서울로7017을 걷다보면 왼쪽에 '도킹 서울'이라는 표지를 만나게 된다. 서울시는 2016년부터 ‘서울의 도시 전체가 미술관이 된다’는 취지로 공공미술 프로젝트인 ‘서울은 미술관’ 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 도시공간에 예술적 상상력과 인문학적 정취를 담고, 사라져가는 장소의 역사와 기억을 보존’하고 있는데, <타원본부>(2017), <홍제유연(弘濟流緣)>(2019), <윤슬: 서울을 비추는 만리동>(2017), <달빛노들>(2020), <서울로미디어캔버스>(2021),<문화비축기지, 모래-시간>(2021) 등이 대표 사례다.
서울역에서 만리동 방향으로 가다보면 공공미술작품인 <도킹 서울>을 만나게 된다.
서울역에서 만리동 방향으로 가다보면 공공미술작품인 <도킹 서울>을 만나게 된다. ⓒ박지영

<도킹 서울(Docking Seoul)>(2021)도 ‘서울은 미술관’ 사업의 일환으로 설치되었다. 원래 이곳은 경부고속철도 서울역사 내 폐쇄램프로, 옛 서울역의 주차장을 연결하는 통로였다. 지난 20년 동안 잊혀 있던 이 장소는, 아티스트 정소영, 양정욱, 김주현과 시민들이 참여한 ‘서울은 미술관’ 프로젝트로, 우주에 존재하는 다양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장소로 변모했다.

전시 설명에 따르면, “도킹은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이 결합하여 자신의 세계를 넓히는 순간을 의미한다. 일상 속에는 무수한 도킹의 순간들이 존재하는데, <도킹 서울>은 각자의 속도로 움직이는 시간과 공간들이 접속하고 있어, 작품- 공간- 관객들 속에서 궤도를 만드는 순간, 수많은 서로 다른 ʻ도킹’의 경험들이 발생”하게 하는 것이 작품 의도다. 
무료 관람인 <도킹 서울>은 월요일 제외 매주 11시~20시까지 운영된다.
무료 관람인 <도킹 서울>은 월요일 제외 매주 11시~20시까지 운영된다. ⓒ박지영
우주적 공간이 연상되는 <도킹 서울>은 시선이 닿는 모든 각도에서 새롭게 보인다.
우주적 공간이 연상되는 <도킹 서울>은 시선이 닿는 모든 각도에서 새롭게 보인다. ⓒ박지영
입구와 출구가 다른데 , 모든 공간에 다른 작품이 설치되어 있어 볼거리가 많다.
입구와 출구가 다른데 , 모든 공간에 다른 작품이 설치되어 있어 볼거리가 많다. ⓒ박지영

실제로 입구부터 천천히 걸어 내려가다 보면, 모든 공간과 시간 그 자체가 작품의 일부가 되어 다른 차원의 시공간으로 빠져드는 느낌을 준다. 오래된 공간이 주는 아우라에 빛과 조형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은 친절한 설명이 더해져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들어가는 통로와 나오는 통로가 다른데, 보게 되는 작품들도 다르고, 무엇보다 원형 타워를 따라 내려가며 뚫려진 곳으로 겹쳐 보이는 풍경이 압권이다.

한 바퀴를 돌고 나오면 다시 현실 세계의 서울역 옥상정원을 만나게 된다. 이곳은 휴식 공간으로,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들이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외에도 갈 곳은 많다. 만리동 방향 끝으론 만리재길로 불리는 힙한 음식거리와 맞닿고, 중림동 방향으론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성당인 약현성당(1892)이 멀지 않다. 언제라도 시간이 된다면, 서울로7017을 걸으며 서울의 명소를 찾아보길 바란다.
서울역 옥상정원에서 바라본 서울로7017. 서울의 중심 명소를 연결하고 있다.
서울역 옥상정원에서 바라본 서울로7017. 서울의 중심 명소를 연결하고 있다. ⓒ박지영

서울로7017에서 만난 서울 주요 명소

시민기자 박지영

시민의 입장에서 조금 더 가까이 서울을 들여다보는 시민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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