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골목길을 지키는 발걸음, 대학생 순찰대가 있다!

시민기자 조수연

발행일 2022.11.11. 11:00

수정일 2022.11.11. 15:07

조회 1,619

연세대학교 대학생 순찰대(이글가드) 야간 합동순찰 현장 취재기
연세대학교 이글가드 학생들은 주 5일, 매번 4시간 순찰한다.
연세대학교 이글가드 학생들은 주 5일, 매번 4시간 순찰한다. ©조수연

지난 11월 4일 저녁, 서울 신촌기차역 앞 신촌지구대에 대학생들과 자치경찰위원회, 서대문경찰서 관계자들이 모였다. 이들이 모인 까닭은 자치경찰위원회에서 운영 중인 제1기 대학생 순찰대 중 하나인 연세대 ‘이글가드’와의 합동순찰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학생과 경찰, 서울시는 야간 합동순찰은 방범효과를 꾀하고, 범죄예방차원에서 진행된다. 이번 야간 합동순찰은 연세대학교 남문 지역인 신촌기차역 일대와 여성안심마을, 범죄 및 안전 취약요소를 점검했다.
연세대학교 '이글가드' 학생들과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서대문경찰서 관계자들
연세대학교 '이글가드' 학생들과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서대문경찰서 관계자들 ©조수연

특히, 제1기 대학생순찰대 '이글가드'는 2012년 1기를 시작으로 올해 10년째를 맞았으며, 지난 9월 5일부터 12월 30일까지, 주 5일, 6명씩 3개조로 나눠 순찰하고 있다. 이글가드는 서대문안전지킴이로 지정되어 신촌, 연희동, 연남동 일대를 순찰하며, ‘이글가드 동행 요청 서비스’로 학우들의 귀갓길 동행 및 밤길 안전을 도모하고 있다.

이날 야간 합동순찰은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과 자치경찰정책팀장, 서울경찰청 서대문경찰서 생활안전과장, 신촌지구대장, 이글가드 강희훈, 강서희 단장 외 4명 등이 나섰다. 갑자기 찾아온 강추위로 영하로 떨어진 날씨였지만, 안전한 대학가를 조성한다는 마음가짐으로 깊숙이 순찰했다.
야간 합동순찰 중인 모습
야간 합동순찰 중인 모습 ©조수연
지역 곳곳을 순찰했다.
지역 곳곳을 순찰했다. ©조수연

어두운 골목길과 막다른 길목에서도 순찰했는데, 서대문경찰서에서 설치한 S.O.S 방범 비상벨을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방범 비상벨은 비상벨을 누르게 되면 바로 서대문경찰서 112 종합상황실로 연결되는데, 이글가드 강희훈 단장이 비상벨을 눌러 “연세대 이글가드이며, 방범 비상벨 작동 확인차 눌렀다”라고 말하며 비상벨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했다.
방범 비상벨을 시연한 강희훈 단장
방범 비상벨을 시연한 강희훈 단장 ©조수연

서대문경찰서 생활안전과장은 방범 비상벨을 보며 “서대문경찰서는 방범 비상벨이 필요한 곳이나 CCTV가 필요한 곳에 우선적으로 설치하고 있고, 도로에 조명을 쏘면서 안전한 귀갓길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집중적으로 순찰이 필요한 구역을 확인해서 지역 경찰에게 알려주고 있다”고 전했다.
서대문경찰서에서 설치한 방범 비상벨
서대문경찰서에서 설치한 방범 비상벨 ©조수연

이날 진행된 야간 합동순찰은 1시간 정도 진행됐지만, 이글가드 학생들은 한 번 순찰할 때 4시간을 한다고 전했다. 걷는 거리만 15km 남짓인데, 이글가드 강서희 단장은 “아무래도 몇 시간 동안 순찰하고 집에 가면 녹초가 돼서 공부하는 것은 힘들고, 특히나 시험기간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온다”며 “신촌 지역의 안전을 유지하는 것과 다른 사람들 안전을 지켜주는 것이 중요해 신념으로 순찰한다”고 답했다.

이는 공동단장인 강희훈 단장도 마찬가지였다. 강희훈 단장은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때 저희가 과제가 정말 많은데 과제를 끝내지 못했을 때 이글가드 근무를 돌 때면 마음이 무겁게 순찰을 돌 때가 있다”며 “다만, 범죄나 안전사고는 시험 기간이나 시험 기간이 아닐 때도 일어나기 때문에 저희가 시험 기간이라고 해도 범죄를 예방하려면 계속 활동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을 올렸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을 올렸다. ©조수연

합동순찰은 연세대 대학가와 여성안심마을 등 골목 구석구석을 확인한 다음, 연세대학교 남문에 모여 끝났다. 기존 계획은 더 많은 자치경찰위원회 관계자와 경찰, 학생들이 모여 야간 합동순찰을 하기로 했지만, 이태원 참사로 인해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필수 인원만 참석해 야간 합동순찰을 진행했다. 또한, 이글가드 학생들과 비슷한 나이의 친구들이 참변(慘變)을 당했기에,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과 참석자들은 연세대학교 남문 앞에서 묵념을 올려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이날 야간 합동순찰은 대학생들로 이루어진 민간과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서울경찰청 서대문경찰서가 함께해 ‘민관’이 지역 치안을 위해 함께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는 서대문경찰서 생활안전과장,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도 마찬가지였다.

서대문경찰서 생활안전과장은 “치안이라는 것은 경찰 혼자의 힘으로 되지 않는다”며 “민관 협력 치안, 서로 하는 치안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치안을 시민과 같이 만들어가는 정책이 안전한 치안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며, 우리 시민들의 힘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글가드 학생들과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서대문경찰서 관계자들이 합동순찰을 하고 있다.
이글가드 학생들과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서대문경찰서 관계자들이 합동순찰을 하고 있다. ©조수연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은 “학생들이 학업 수행이라는 본분이 있는데도 틈틈이 시간을 이용해 학교 주변과 여성안심마을과 같은 곳을 순찰하는 것을 보면서 매우 감동했고, 이런 사례가 시민 참여 협력 치안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현대사회에서의 치안은 경찰만이 하는 것이 아니고 이제 ‘커뮤니티 폴리싱’이라고 하여 지역사회와 같이 하는데, 일회성이 아니고 지속적인 순찰을 계속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과 연세대학교 이글가드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과 연세대학교 이글가드 ©조수연

끝으로 강희훈, 강서희 단장은 경찰의 꿈과 신촌에서 자취했던 경험으로 이글가드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며, 신촌지역 치안 유지, 범죄 사각지대를 예방하는 취지에 공감해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단장으로서 이글가드 대원들에게 "우리의 활동도 중요하지만, 대원들의 개개인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항상 스스로의 안전도 잘 챙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시간씩 순찰이 고되지만, 묵묵히 함께해줘 고맙다"고 덧붙였다.
강희훈, 강서희 단장과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
강희훈, 강서희 단장과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사무국장 ©조수연

대학가를 대학생이 직접 지키는 제1기 대학생 순찰대의 활동. 그 활동에는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의 물품지원과 지역 경찰의 협조가 있었다. 즉, 대학생과 서울시, 경찰이 함께해 지역 치안을 지키고 있는 셈으로, 서울시는 안전한 대학가 조성을 위해 함께하고 있다.

시민기자 조수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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