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소음 얼마나 날까' 공감하며 걸어본 서서울호수공원

시민기자 박분

발행일 2022.10.20. 14:16

수정일 2022.10.20. 15:49

조회 2,130

10월 15일 서서울호수공원에서 개최한 ‘공항길 걷기대회’에 참가자들이 출발선에 서있다. Ⓒ박분
10월 15일 서서울호수공원에서 개최한 ‘공항길 걷기대회’에 참가자들이 출발선에 서있다. Ⓒ박분

10월 15일 서서울호수공원에서는 ‘공항길 걷기대회’라는 이색 걷기대회가 열렸다. 걷기대회가 열린 양천구 신월동에 위치한 서서울호수공원을 찾았다.

오전 8시 20분경 공원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시민들이 걷기대회 참가 접수를 하거나 서서울호수공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등 저마다 바쁜 모습이었다. ‘공항길 걷기대회’는 말 그대로 비행기가 드나드는 공항길을 걷는 대회를 말한다. 공항길을 걸으며 항공기 소음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음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함께 고민하는 캠페인의 일환으로 2018년에 처음 시작됐다. 2019년에 2회 대회를 진행했고,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과 2021년에는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돼 진행되었다가 올해 다시 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공항길 걷기 대회가 열리는 서서울호수공원 입구 모습 Ⓒ박분
공항길 걷기 대회가 열리는 서서울호수공원 입구 모습 Ⓒ박분
공항길 걷기대회 코스 안내도 Ⓒ박분
공항길 걷기대회 코스 안내도 Ⓒ박분

공항길 걷기대회 코스는 서서울 호수공원에서 출발하여 화곡로 입구 교차로, 오쇠삼거리, 김포공항 활주로가 보이는 대한항공 훈련센터 앞에서 다시 서서울호수공원으로 돌아오는 총 8.1㎞ 거리이다. 비행기가 주로 다니는 비행길을 따라 걸으며 소음을 체험하고 공감하게 된다. 코스 지점마다 안내판을 통해 현 위치의 소음도를 알려준다. 
가을의 정취가 느껴지는 서서울호수공원의 호수 Ⓒ박분
가을의 정취가 느껴지는 서서울호수공원의 호수 Ⓒ박분
호수 위로 비행기가 날고 있다. Ⓒ박분
호수 위로 비행기가 날고 있다. Ⓒ박분

서서울호수공원 수변 데크로 향했다. 어느덧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 나무들로 호수는 가을의 정취를 흠뻑 머금고 있었다. 서서울호수공원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시설은 소리분수대이다. 호수 한복판에 열을 지어 선 분수대는 비행기가 소리를 내며 호수 위를 날 때마다 자동 센서가 작동해 물줄기를 뿜어낸다. 그래서 소리분수대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공항길을 걷는 코스의 출발점이자 도착 장소가 서서울호수공원인 데는 바로 비행기 소음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소리분수대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대회 참가자들에게 기념 티셔츠를 나눠주고 있다. Ⓒ박분
대회 참가자들에게 기념 티셔츠를 나눠주고 있다. Ⓒ박분
공항길 걷기대회 기념 티셔츠에 쓰인 ‘하늘은 높게! 소음은 낮게!’ 슬로건
공항길 걷기대회 기념 티셔츠에 쓰인 ‘하늘은 높게! 소음은 낮게!’ 슬로건 Ⓒ박분

호수 앞 데크에서는 대회 참가자들에게 기념 티셔츠와 생수를 나눠주고 있었다. 노란색 티셔츠에는 이번 공항길 걷기대회의 슬로건인 ‘하늘은 높게! 소음은 낮게!’라는 글귀가 씌어 있었다.  이번 대회 참가 인원은 사전 신청한 선착순 999명을 포함해 당일 현장에서 접수한 다수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MZ세대는 물론 전 연령층의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었다. 
강사의 구령에 맞춰 맨손체조를 하는 대회 참가자들
강사의 구령에 맞춰 맨손체조를 하는 대회 참가자들 Ⓒ박분

기념 티셔츠를 배부한 뒤 풍물공연단의 축하공연이 이어졌다. 질서 있고 안전한 대회를 기원하는 풍물단의 힘찬 북소리와 장구소리가 서서울호수공원에 울려 퍼지며 대회의 흥을 돋웠다. 사단법인 항공기소음의 박용문 이사장은 “올해는 많은 시민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면서 “최근 들어 공항소음 이슈가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만큼 이번 대회를 통해 범시민적으로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출발 전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한 간단한 준비운동도 마련됐다. 강사의 구령에 맞춰 각자 서있는 자리에서 맨손체조를 하며 경직된 몸을 풀었다. 장장 8.1㎞거리이니 몸 풀기 체조는 중요하다. 걷기대회 도중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겯기 행렬을 뒤따를 구급차도 대기하고 있었다.   
노란 티셔츠로 물결을 이룬 참가자들이 출발선을 통과하고 있다.
노란 티셔츠로 물결을 이룬 참가자들이 출발선을 통과하고 있다. Ⓒ박분

만반의 준비가 끝났다. 출발시간이 점점 가까워지며 수많은 노란 티셔츠의 물결이 출발선으로 모여들었다. 눈부시게 푸른 가을하늘과 노란 티셔츠 물결의 색조화가 무척이나 신선해 보였다. 

우수한 교통수단으로서 비행기와 그 이면에 소음으로 인한 피해가 있음을 시민들과 공감하기 위해 준비한 ‘공항길 걷기대회’에 관심을 갖고 참가한 모습이 감격적으로 다가왔다. 코로나19로 2년 넘게 움츠려 있던 몸과 마음을 산뜻하게 회복시키고 재충전 하는 기회가 되었다.  
노랗게 물든 가을의 서서울호수공원을 '공항길 걷기대회' 참가자들이 지나가고 있다.
노랗게 물든 가을의 서서울호수공원을 '공항길 걷기대회' 참가자들이 지나가고 있다. Ⓒ박분

출발 예정 시각은 9시 30분, 출발 직전 누군가 슬로건을 외치자 모두 합창하듯 따라했다. “하늘은 높게! 소음은 낮게!” 힘찬 외침소리와 함께 참가자들이 상쾌한 아침 공기를 가르며 드디어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출발선을 통과한 걷기 행렬은 서서울호수공원을 한 바퀴 돌며 행진했다. 노랗게 물든 가을의 서서울호수공원을 뒤로 한 채 걷기 행렬은 정해진 공항길 코스를 향해 발길을 옮겼다. 
가을빛으로 단장한서서울호수공원 내 몬드리안 정원
가을빛으로 단장한서서울호수공원 내 몬드리안 정원 Ⓒ박분
몬드리안 정원에 만발한 가을꽃들
몬드리안 정원에 만발한 가을꽃들 Ⓒ박분

텅 빈 공원 곳곳에서 가을의 소리가 들려왔다. 과거 정수장 시설을 활용한 콘크리트벽은 담쟁이덩굴로 뒤덮였고, 몬드리안 정원에는 구절초와 개양귀비가 만발해 갈바람을 맞고 있었다.  

서울시 민간위탁기관인 ‘공항소음대책 주민지원센터’가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공항길 걷기대회’는 서울시민 누구나 참여해 즐겁게 걸으며 항공기 소음에 대한 공감대도 쌓고 건강도 다지는 뜻 깊은 행사다. 주로 김포공항 소음 피해지역인 양천구, 강서구, 구로구, 금천구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서부권 지역행사로 자리매김한 ‘공항길 걷기대회’는 별도의 참가비가 없으며,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서서울호수공원

○ 장소: 서울시 양천구 남부순환로64길 20
홈페이지

시민기자 박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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