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공간 산책자'가 만난 북촌마을안내소 '홍현'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2.07.21. 14:48

수정일 2022.07.21. 14:49

조회 1,734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는 8월 28일까지 공공건축의 현재를 만날 수 있는 <○○(공공)건축: 즐거운 공간 산책자>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서울의 공공건축은 1961년 시민회관 개관을 시작으로 장충체육관, 여의도광장 등으로 이어져 왔다. 이후 서울광장, 국립중앙박물관이 개관하고 선유도공원, 현대미술관 등으로 조금씩 문턱이 낮아져 왔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의 <○○(공공)건축: 즐거운 공간 산책자> 전시 ⓒ이선미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의 <○○(공공)건축: 즐거운 공간 산책자> 전시 ⓒ이선미

특히 이번 전시에 소개된 사례들은 2015년 이후 지어진 그리 크지 않은 공공건축으로, 시민들의 일상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치며 도시 공간을 다채롭게 만드는 사례들이다. 

우리 시대의 공공건축물은 어떤 곳이 있는지, 그 공간들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는 ‘일상, 서비스, 공동체, 기억, 자연’이라는 다섯 개의 관점에서 펼쳐진다. 서울만이 아니라 영주 노인복지관, 풍기읍사무소 등도 소개된다.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별로 의식하지 않았던 ‘공공건축’을 만나보는 전시 ⓒ이선미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지만 별로 의식하지 않았던 ‘공공건축’을 만나보는 전시 ⓒ이선미

전시장은 마치 경쾌한 숲 같다. 나무처럼 드리워진 수직 기둥이 있는가 하면 그루터기 같은 원형 안내판도 있다. 바닥에는 마치 개울이 흐르듯 공공건축이 들어선 주변의 지도가 그려져 있다. 작은 공간이지만 너른 품을 가진 전시다. 

시민들은 조용히 곳곳의 안내를 살펴보고, 텍스트와 약간의 이미지가 시민들의 관람을 돕는다. 외국인들도 여럿이 들어와 꽤 오랜 시간 관람하고 있었다. 
경쾌한 숲처럼 구성된 전시장 ⓒ이선미
경쾌한 숲처럼 구성된 전시장 ⓒ이선미
나무처럼 수직 기둥이 드리워지고 나무 그루터기 같은 원형 표지에 안내가 담겨 있다. ⓒ이선미
나무처럼 수직 기둥이 드리워지고 나무 그루터기 같은 원형 표지에 안내가 담겨 있다. ⓒ이선미

전시실 한쪽에 설치된 스크린에서는 공공건축물을 설계한 이들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건축가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무심하게 스칠 수 있는 건물의 의미와 기능들을 알게 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건축가의 의도를 알고 나니 조금은 새로운 이해도 생긴다.

기자는 시간을 맞추지 못해 영상을 통해서만 공부하고 전시를 접했지만, 그런 의미에서 오전 11시, 오후 3시에 약 15-20분간 진행하는 도슨트 프로그램에 함께하는 것도 좋겠다. 공공건축의 의미를 묻는 것은 더 ‘즐거운 공간 산책자’가 될 수 있는 즐거운 고민이기도 하다.
스크린을 통해 건축가들이 어떤 계기, 어떤 생각으로 지은 공간인지 설명하고 있다.  ⓒ이선미
스크린을 통해 건축가들이 어떤 계기, 어떤 생각으로 지은 공간인지 설명하고 있다. ⓒ이선미
 ‘당신에게 ○○(공공)건축은 무엇입니까?’ ⓒ이선미
‘당신에게 ○○(공공)건축은 무엇입니까?’ ⓒ이선미

전시에서 만난 중림창고와 러닝러닝센터, 스페이스살림과 평화문화진지 등은 여러 번 다녀와 더 반가운 곳이었다. 그 가운데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길과 공간도 있었다. '홍현', 붉은고갯길의 북촌마을안내소다.

재동 쪽에서 정독도서관으로 가는 언덕길에는 3미터가 넘는 옹벽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벽이 헐리고 길이 열렸다. 시민들은 고개를 올라와 홍현에 놓인 돌계단이나 의자에 앉아 숨을 고르고 편안하게 쉴 수 있다.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일이다.
옹벽을 허물어 정독도서관을 마을길과 잇고 북촌마을안내소  '홍현'도 만들었다. ⓒ이선미
옹벽을 허물어 정독도서관을 마을길과 잇고 북촌마을안내소 '홍현'도 만들었다. ⓒ이선미
시민들이 언덕길에 놓인 의자에 앉아 쉬고 있다. ⓒ이선미
시민들이 언덕길에 놓인 의자에 앉아 쉬고 있다. ⓒ이선미

이제 높은 벽 너머에 있던 서울교육박물관으로도 곧장 올라갈 수 있다. 한참을 빙 돌아 또 오르막길을 올라야만 갈 수 있던 정독도서관으로도 바로 들어설 수 있게 됐다. 시민들은 사시사철 아름다운 정독도서관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그곳에 마을안내소와 마을전시실을 이어 놓았다. 황량하고 답답하던 옹벽을 허물고 시민들의 휴식 공간과 편의시설을 들여놓았다.
옹벽에 가려졌던 서울교육박물관이 환히 드러났다. ⓒ이선미
옹벽에 가려졌던 서울교육박물관이 환히 드러났다. ⓒ이선미
<○○(공공)건축: 즐거운 공간 산책자> 전시에 소개된 ‘홍현: 북촌마을안내소’ ⓒ이선미
<○○(공공)건축: 즐거운 공간 산책자> 전시에 소개된 ‘홍현: 북촌마을안내소’ ⓒ이선미

공공건축은 공동체를 위한 것이다. 전시에서 본 건축가들의 사색과 고민, 철학이 시민들을 위한 현실 공간으로 태어났다. 모든 사람이 사용하는 공원과 도서관, 주민센터 같은 공공시설이 한결 편안하고 가까운 공간이 되고 있다. 

서울도시건축전시관에서 만나는 공공건축들은 시민 각각에게 ‘개인의 자유로운 고민과 사유’를 던진다. ‘당신에게 공공건축은 무엇입니까?’

<○○(공공)건축: 즐거운 공간 산책자> 전시

○ 위치: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119(태평로1가) 서울도시건축전시관
○ 교통: 지하철 1·2호선 시청역 3번 출구에서 도보 1분
○ 전시기간: 2022. 05. 31~2022. 08. 28
○ 관람시간: 10:00~18:00 (매주 월요일, 1월 1일 휴관)
○ 관람료: 무료
○ 도슨트 이용: 11:00 / 15:00 (1일 2회, 약 15-20분간)
서울도시건축전시관 홈페이지
○ 문의: 02-736-8050

시민기자 이선미

서울을 더 잘 알아가면서 잘 전달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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