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입양부터 교육까지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

시민기자 이성국

발행일 2022.05.18. 11:25

수정일 2022.05.18. 16:07

조회 3,566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에서 반려견 행동교정교육을 받고 있다. ⓒ이성국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에서 반려견 행동교정교육을 받고 있다. ⓒ이성국

함께 먹고 자던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보호자를 잃은 개 두 마리가 세상에 남았다. 밥과 물을 챙겨주고, 목덜미를 쓰다듬으며 사랑을 전해줄 사람이 이제는 없다. 믿고 의지하던 사람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개는 이해할 수 있을까. 불안해서 짖고 두려움에 우는 날들이 이어졌을 것이다. 

때마침 서울시 긴급구호조치에 따라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에 입소하게 됐다. 한 마리는 금방 좋은 가족을 만나 입양이 됐고, 한 마리는 아직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에서 지내고 있다. ‘다기’라는 8살 닥스훈트다. 사람을 좋아하고 먹는 것도 좋아하는, 애교가 넘치는 귀염둥이다. 오늘도 열심히 먹고, 이곳저곳 뛰어다니며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애교 넘치는 귀염둥이 '다기'. 보호자를 잃고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에 입소했다. ⓒ이성국
애교 넘치는 귀염둥이 '다기'. 보호자를 잃고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에 입소했다. ⓒ이성국

“시민과 동물이 행복하게 공존하는 서울을 만들겠습니다.”
서울에서 발생하는 유기동물은 한해 약 6,500마리에 이르지만, 그 중 약 4분의 1은 새로운 보호자를 만나지 못해 안락사 되고 있다. 서울시는 ‘유기동물 안락사 제로화, 입양 100%’ 실현을 위하여, 유기동물의 치료부터 입양, 교육까지 전담하는 동물보호 전문시설인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 마포센터와 구로센터를 각각 2017년 10월과 2020년 4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는 긴급보호동물의 인수, 보호, 분양, 유기, 입양 예정 동물의 등록 및 중성화 수술을 비롯하여 동물보호 시민교육 및 반려동물 사회화교육, 동물학대 및 동물 관련 상담과 동물보호 정책의 연구·기획, 동물보호 시민운동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반려동물 입양 문화를 위해 초등학생들이 그린 그림들 ⓒ이성국
반려동물 입양 문화를 위해 초등학생들이 그린 그림들 ⓒ이성국

2019년 8월 긴급구조가 된 ‘아델’이 있다. 처음 온 날부터 겁을 잔뜩 먹고 경계하며 어떤 접촉도 거부했다. 맛있는 간식을 주어도 먹지 않고 으르렁 대기만 했다. 14살인 아델은 털은 푸석하고, 발톱은 관리가 되지 않아 길게 구부러져 있었다. 아델은 뒷다리에 장애가 있어 앞발로만 움직였다.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이제는 좋아하는 사람을 먼저 찾아가 웃어주며 안기기도 한다. 지금도 아델은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아델의 하반신 장애를 치료하려고 전기치료, 마사지 등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런데 눈에 띄는 회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보호자를 만나는 게 가장 좋죠. 아니면 임시보호자라도 만나면 좋은데, 나이도 많고 장애가 있어서 쉽진 않을 거 같아요. 하지만 저희가 끝까지 책임질 겁니다. 정말 사랑스런 아이거든요.”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 유지숙 주무관은 ‘아델’을 끝까지 책임질 거라고 다짐했다. 또한 반려동물 입양문화가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며, 입양 후기에서 “서로 위로 받고 있어요”라는 글을 볼 때면 가슴이 뭉클해진다고 했다. 
'아델'은 장애가 있고 나이도 많지만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이성국
'아델'은 장애가 있고 나이도 많지만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이성국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에서는 반려동물 양육 가구 증가에 따른 이웃 갈등을 예방하고 행복한 반려생활을 위해 반려동물의 사회화교육, 예절교육, 행동교정교육 등도 실시하고 있다.

그 중 '반려견 행동교정교육'에 참관해 봤다. 공격성이 있고, 흥분도가 높고, 짖음이 심하고, 분리불안이 있는 개들이 모였다. 그러나 다들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여웠다. “개는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야 합니다. 내 반려견,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죠. 그런데 사랑이 넘쳐도 문제가 생깁니다. 대부분 잠을 침대에서 같이 자는데 오늘부터 안 됩니다. 주도권이 개에게 넘어가고 보호자에게 화를 내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훈련사는 이유 없이 화내는 반려견 때문에 진땀 흘리는 보호자들에게 숙제를 내주며 당부했다.
반려견의 이름을 부르고 눈을 맞추는 훈련을 하고 있다. ⓒ이성국
반려견의 이름을 부르고 눈을 맞추는 훈련을 하고 있다. ⓒ이성국

보호자가 반려견 이름을 부르고 눈을 맞추면 간식을 주며 칭찬을 해주는 훈련을 했다. 곧잘 따라하는 반려견도 있지만 집중을 못하는 반려견도 있다. 매너 있는 반려견이 되기 위한 교육이 한 시간 넘게 이어졌다. 5주간 교육이 끝나면 보호자를 당황하게 만들지 않는 착한 반려견이 됐으면 좋겠다.   
교육을 마치고 만족스런 표정의 룰루랄라와 보호자, 그리고 훈련사들
'반려견 행동교정교육'을 마치고 만족스런 표정의 룰루랄라와 보호자, 그리고 훈련사들 ⓒ이성국
입양을 원하면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다.
입양을 원하면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다.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을 읽고 구절 하나가 뇌리를 맴돈다. "고통을 느끼는 모든 존재는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장애인과 동물이 행복한 나라가 진짜 선진국이다. 우리도 모두 노력하고 있다. 고통 받는 사람도 동물도 없는, 모두 행복한 나라를 위해…. 반려동물 입양하세요, 따뜻한 가족이 됩니다!  

서울동물복지지원센터

○ 주소 : 서울시 마포구 매봉산로 31 에스플렉스 지하1층(마포센터), 서울시 구로구 경인로 472(구로센터)
○ 운영시간 : 09:00~18:00, 연중무휴
홈페이지
○ 문의 : 02-2124-2839(마포센터), 02-2636-7645(구로센터)

시민기자 이성국

매일 여행을 떠나는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그러므로 나는 매일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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