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의 둘레길을 아시나요? 이촌동 산책 코스 추천
발행일 2022.04.26. 13:40
용산기지 둘레길 산책은 용산역사에서부터 시작한다. ©김은주
용산은 서울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추억 하나쯤 간직하고 있는 지역 아닐까 싶다. 그만큼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시대의 중심에서 우리 곁에 자리하고 있던 곳이다. 하지만 수많은 세월 동안 변화를 거듭해온 만큼 그 모습도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조만간 대통령 집무실도 용산에 자리를 잡고 용산공원까지 완공되면 서울시에서 '상전벽해'란 말이 이 보다 더 잘 어울리는 곳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용산기지 둘레길 산책의 필수품인 브로셔와 이어폰 ©김은주
서울시에는 산책하기 좋은 여러 둘레길이 있지만 하나의 동네에 여덟 종류의 둘레길이 있는 건 용산뿐일 것이다. 용산의 둘레길 산책 코스는 ▴녹사평 산책, ▴일제 흔적의 길, ▴한강로 산책, ▴과거 전환의 길, ▴이촌동 산책, ▴철도 명암의 길, ▴부군당 산책, ▴독립의지의 길 등 8코스가 있다. 그중에서도 이번에 참여해 본 이촌동 산책은 용산역에서 시작해 용산공원의 녹지축을 따라 함께 걷는 코스였다.
전문해설사로부터 자세한 이야기를 들으며 떠나는 이촌동 산책 ©김은주
이촌동 산책을 위해 아침 10시 용산역에 사람들이 모였다. 작은 깃발 아래 모인 이들은 용산기지 둘레길 중 이촌동 산책을 하며 전문해설사로부터 새로운 용산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이번 산책길의 여정은 '용산역'에서 출발해 '와서터'를 지나 '서빙고근린공원'을 거쳐 '용산 미군기지 13번 게이트'에서 멈췄다가 '국립중앙박물관'을 둘러 보고 '용산가족공원'에서 헤어지는 코스였다. 편안한 신발과 복장으로 무장한 이들은 해설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이촌동 산책을 시작했다.
이번 산책길의 여정은 '용산역'에서 출발해 '와서터'를 지나 '서빙고근린공원'을 거쳐 '용산 미군기지 13번 게이트'에서 멈췄다가 '국립중앙박물관'을 둘러 보고 '용산가족공원'에서 헤어지는 코스였다. 편안한 신발과 복장으로 무장한 이들은 해설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이촌동 산책을 시작했다.
용산역과 용산역 광장의 모습 ©김은주
역사 속 용산역의 존재 가치
이촌동 산책의 시작은 용산에 대한 과거, 역사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서울에 오랜 기간 살아오고 있지만 이번에 들은 용산과 관련된 역사 이야기는 새롭고 놀라웠다. 용산역은 1900년에 영업을 시작했으며 1925년 경성역(오늘날 서울역 284)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의 역이었다. 우리의 근현대사 속 용산은 외국인들이 군기지를 세운 곳이기도 했다. 고려 시대는 몽고군이 주둔했고, 조선 시대는 왜군과 청나라 군사가 있었으며 현재는 미군이 차지한 곳이다.
옛 용산철도병원이자 현재는 용산박물관의 모습 ©김은주
이처럼 용산이 외국인들의 군기지로 사용되었던 이유는 한강을 끼고 있는 교통의 요지이자 왕이 사는 궁과 가까웠기 때문이다. 용산역은 KTX 시종착역이자 민자 역사로 준공되기 전까지 서울우편집중국의 우편화물, 간행물, 소화물, 신문용지 등 서울 시내로 들어오는 다양한 화물을 취급하는 철도 물류터미널 기능을 했기에 용산을 드나든 근거리 화물열차가 많았다. 현재는 여객취급 전용역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름다운 용산가족공원의 모습 ©김은주
새로운 녹지축이 될 용산역 광장
다른 어떤 역보다 큰 광장을 가진 용산역은 향후 용산공원과 연결되는 녹지축의 출발점이 될 예정이며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녹지축은 꽤 넓다. 미디어 광장에서 시작하여 용산 파크웨이, 서빙고근린공원을 지나 국립중앙박물관과 연결된 용산문화공원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하나의 녹지축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향후 새롭게 변하게 될 이곳이 어떻게 시민들과 하나 되어 누리고 즐기는 공간이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바라다 보이는 용산 미군기지 안의 모습 ©김은주
녹지공간이 될 용산역 광장과 용산의 이전 모습과 더불어 역사 속 이 지역의 쓰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뒤 이동한 곳은 옛 용산철도병원이었다.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된 이곳은 점유한 주체에 따라 이름이 변경되어 사용되어왔다. 현재는 용산의 역사를 담아내는 용산역사박물관으로 새롭게 탄생되었다. 코로나 이전에 이곳을 방문했을 때 공사가 진행 중인 것을 봤는데 어느새 새롭게 단장한 모습으로 변신한 것을 보니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서터가 있었다는 흔적을 알려주는 표지석 ©김은주
기와와 벽돌을 굽던 와서터
조선시대 1405년부터 1882년까지 국가기관에 필요한 기와와 벽돌을 굽는 관청인 와서가 있었다. 동요와 서요로 나뉘어 있던 것이 합쳐진 와요가 와서가 되었고, 연산군 때 현재의 와서터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태종 때는 민간에게도 기와를 판매하는 별와요를 설치하기도 해 초가가 기와로 덮인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곳에 와서가 생긴 이유는 한강과 가깝고 용산에 있는 둔지산의 흙이 좋아서였다. 지금도 이곳에서는 공사를 위해 땅을 파면 기와조각들이 많이 출토된다고 한다.
용산의 푸른 녹색지대인 서빙고근린공원 ©김은주
용산 지역의 허파, 서빙고근린공원
와서터를 지나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걸어가다 보면 아파트와 아파트 사잇길에 정원처럼 꾸며진 서빙고근린공원을 만날 수 있다. 얼핏 보면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녹지 공간처럼 보이지만 용산미군기지 남서쪽 담장과 용산파크타워 아파트 단지 사이에 있는 서빙고근린공원이다. 서빙고근린공원은 앞으로 용산공원이 조성되게 되면 녹지 보행 연결통로로 중요하게 이용될 곳이기도 하다. 서빙고근린공원 안에는 세 개의 가마터가 있는데 용산공원 조성과 함께 이전 전시 계획이 수립된 상태다.
용산 시민들의 산책하는 장소로 인기가 있는 서빙고근린공원 ©김은주
예전에 용산 이촌동은 강수욕을 할 수 있는 모래사장이 있었다고 한다. 해설사가 준비한 사진을 보니 정말 한강변에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었고 모래사장을 따라 수많은 시민들이 강수욕을 즐겁게 하는 모습이었다.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 낯설었지만 멀리 가지 않아도 서울시민들이 즐겁게 물놀이를 할 수 있었던 옛날 풍경도 나쁘지 않았다. 어르신들 중에는 서울의 모래사장이 펼쳐진 물가에서 물놀이를 하던 추억이 그리운 이들도 있겠다.
용산 미군기지 13번 게이트 모습 ©김은주
용산미군기지 21개 게이트 중 13번째 게이트는 미군이 평택기지로 이전하면서 열려 있는 4개의 게이트 중 하나다. 'South Post Visitor Center Gate 방문자센터'라고 표시된 간판 아래 미군기지로 사용되었던 여러 건물들이 보였다. 13번 게이트를 통해 들어가면 121병원이 있는데 이 병원이 있던 자리는 일제강점기 조선총독관저가 있었던 곳이었다. 용산미군기지는 앞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시민들이 누리고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다시 서울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아름다운 정자 모습 ©김은주
우리나라의 보물 창고 국립중앙박물관
이촌동 산책의 마지막 코스는 국립중앙박물관이다. 언제 와도 고즈넉한 분위기의 고풍스러움을 뽐내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실제 건축 당시 부석사를 보고 만들었다고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원래 이 자리에 있지 않았다. 1991년 한미간 반환 협정에 따라 미군으로부터 용산기지 골프장을 돌려받으며 용산가족공원과 국립중앙박물관을 이전하였고, 약 8년 동안 공사를 진행하여 현재의 지금 모습이 만들어진 것이다. 가장 한국적인 느낌으로 지어진 국립중앙박물관은 배산임수에 따라 아담한 크기의 호수에 청기와 정자가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다. 박물관을 두르고 있는 성벽은 수원화성을 모티브로 했다. 약 9만 평 규모의 국립중앙박물관은 우리나라 국보급 유물 약 33만 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박물관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역시 용산공원 조성 구역에 포함되었기에 앞으로 더욱 멋진 모습으로 변화될 것이라 기대된다.
아름다운 국립중앙박물관의 야외 모습 ©김은주
이촌동 산책을 하며 둘러본 용산의 이곳저곳은 평소 무심코 다닐 때는 몰랐던 가치와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었다. 예전에 사용된 쓰임을 현재와 비교하며 즐기는 것도 산책길의 재미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용산기지 둘레길 산책을 하고 싶어도 못했던 시간이 있었기에 이번 산책은 큰 의미로 다가온다.
엄진희 해설사의 명쾌한 해설과 함께 한 용산의 이촌동 산책은 아름다운 봄날 천천히 걸으며 용산을 느끼고 계절의 변화를 어루만지며 이어졌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촌동 산책을 하며 알게 된 새로운 사실 덕분에 용산이 달리 보였다. 보이는 만큼 애정도 싹트게 되니 앞으로 용산을 찾을 일이 많을 것 같다. 120년 만에 서울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용산기지와 그 주변지역을 둘러보며 앞으로 만들어진 용산공원을 상상해 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용산을 거닐며 용산을 더 알아보고 싶다면,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사이트에서 다음 회차 예약 후 참여해보길 추천한다.
☞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사이트 바로가기 ('용산기지 둘레길' 검색 후 예약)
엄진희 해설사의 명쾌한 해설과 함께 한 용산의 이촌동 산책은 아름다운 봄날 천천히 걸으며 용산을 느끼고 계절의 변화를 어루만지며 이어졌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이촌동 산책을 하며 알게 된 새로운 사실 덕분에 용산이 달리 보였다. 보이는 만큼 애정도 싹트게 되니 앞으로 용산을 찾을 일이 많을 것 같다. 120년 만에 서울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용산기지와 그 주변지역을 둘러보며 앞으로 만들어진 용산공원을 상상해 보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용산을 거닐며 용산을 더 알아보고 싶다면,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 사이트에서 다음 회차 예약 후 참여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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