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찬 대학 캠퍼스 속 '역사이야기' 찾기

시민기자 김수정

발행일 2022.03.11. 10:00

수정일 2022.03.11. 18:11

조회 614

건국대학교 상허기념관

3월의 대학가는 신입생들의 활기로 가득하다. 3월은 새로운 시작의 달이기도 하지만 100여 년 전, 전국 방방곡곡 만세 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독립운동의 달이기도 하다. 대학가의 활기참과 독립운동의 정신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건국대학교 상허기념관을 다녀왔다. 

건국대학교 캠퍼스 내에 있는 호수, 일감호를 끼고 걷다 보면 주위의 다른 건물과는 확연하게 다른 외관으로 눈길을 끄는 건물을 발견하게 된다. 르네상스 양식의 붉은 벽돌과 둥그런 돔 형태의 지붕이 인상적인 건국대학교 상허기념관이다. 

회관 건립 당시 종로 2가에 있던 한성전기회사(현 한국전력공사) 사옥을 모방하여 반지하 구조의 지상 2층 규모로 지었다 한다. 1층 현관 부분은 포치, 2층엔 발코니를 구성하고, 3층 전면에 돌출된 돔 지붕의 중앙탑을 올렸다. 아치형 창문마다 화강석 쐐기돌로 장식을 했고, 모서리 석조로 건물의 윤곽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상허기념관
상허기념관 ⓒ김수정

상허기념관은 1908년 서울시 종로구 낙원동에 건립된 이후 당시 민족 애국단체인 ‘서북학회’ 회관으로 쓰였다. 서북학회는 이동휘, 안창호, 박은식 등이 조직한 애국계몽단체다. 이후, 일제강점기에는 오성학교, 보성전문학교, 협성실업학교 등 민족계 학교의 교사로 사용되다가 1941년 건국대학교 설립자인 유석창 박사가 인수했다. 광복 후에는 각종 정치단체와 교육기관들이 이 건물에서 활동했고, 1946년에 건국대학교의 모체인 조선정치학관이 창립되었다. 
상허기념관 앞 석호
상허기념관 앞 석호 ⓒ김수정

수많은 애국지사가 거쳐 간 서북학회 회관은 1977년 도시계획으로 철거 해체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주요 자재를 현 건국대학교 캠퍼스에 보관하고 있다가 1985년 복원해 현재는 학교 건립자의 기념관 겸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국가등록문화재 제53호로 등록되기도 했다. 내부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운서 <동국정운>, 이이의 형제자매들이 부모의 유산에 대해 합의하여 나누면서 작성한 <이이남매 화회문기> 등의 문화재도 관람할 수 있다. 
도정궁 경원당
도정궁 경원당 ⓒ김수정

건국대학교 캠퍼스를 탐방하는 김에 일감호를 돌아 조금 더 깊숙이 들어가면 고풍스럽게 지어진 멋진 한옥을 만나게 된다. 덕흥대원군과 선조의 이야기가 담긴 조선 왕가의 잠저 <도정궁 경원당>이다. 이 건물은 사직동에 있던 덕흥대원군 사당을 지키는 후손의 살림집을 1979년 건국대학교로 옮긴 것이다. 선조의 아버지 덕흥대원군의 제사를 지내던 후손은 도정이란 벼슬을 세습했기 때문에 도정궁이라 불리게 되었다. 원래는 많은 부속건물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 사랑채에 해당하는 건물만 남았다. 
사랑채
사직동에서 옮겨 온 '도정궁 경원당'의 사랑채 ⓒ김수정

사랑채 건물이긴 하지만 기능과 합리를 고려하여 안채, 사랑채 구실을 연결하고 있으며 공간을 적절하게 나누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모든 방의 앞 툇마루를 통하게 하여 합리적인 구성을 강조하고 있다. 창호 장식들은 다소 외래문화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조선 후기 한옥 발전의 바람직한 측면이 보인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는 건축물이다. 서울특별시 민속문화재로 1977년 지정되었다. 
일감호
일감호 ⓒ김수정

인공호수인 일감호를 따라 걷다 보면 건국대학교 캠퍼스를 한 바퀴 빙 둘러보게 된다. 일감호는 조선시대 양마장인 살곶이목장의 습지를 서울 소재 가장 큰 인공호수로 정비하여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에게도 사랑받는 곳이 되었다. 매서웠던 추위가 가라앉자 많은 주민이 산책도 하고 사진을 찍으며 봄기운을 즐기고 있었다. 건국대학교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대학 캠퍼스에는 역사적인 장소가 한둘쯤은 있다.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는 3월, 대학의 낭만과 함께 역사의 발자취를 걸어보는 것도 뜻깊은 시작이 되지 않을까.

건국대학교 상허기념관

○ 관람시간 : 오전 10시 ~ 오후 4시
○ 관람료 : 무료
○ 휴관일 : 주말, 공휴일
○ 건국대 박물관 홈페이지 : http://www.konkuk.ac.kr/Administration/Museum/

시민기자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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