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2마리 뿐인 '북부흰코뿔소' 서울대공원서 만나다

시민기자 이유빈

발행일 2021.12.24. 11:00

수정일 2021.12.24. 13:56

조회 1,805

서울대공원 '동물원 속 미술관'야외 전시회…야생동물·반려동물과 사람 간 공생 표현
서울대공원에 전시된 작품 중 하나인 ‘북부흰코뿔소’ ⓒ이유빈
서울대공원에 전시된 작품 중 하나인 ‘북부흰코뿔소’ ⓒ이유빈

서울대공원의 ‘동물원 속 미술관 야외전시회’가 지난 10일부터 공원 앞 만남의 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동물원 속 미술관’은 서울대공원이 2016년부터 시작한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한 문화 프로그램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부터 반려동물까지 인간과 공생하는 ‘동물’을 주제로 전시하며, 올해 6회를 맞았다. 추운 날씨로 인해 관람객이 많지 않은 한산한 광장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야외전시회가 열리는 서울대공원 만남의 광장 전경 ⓒ이유빈
야외전시회가 열리는 서울대공원 만남의 광장 전경 ⓒ이유빈

지난해 코로나19 펜데믹 선언 이후, 서울대공원에서는 공원 방문객들과 더 많은 여가문화를 공유하기 위해 공원 입구에서 야외 전시회를 열고 있다. 너른 야외 공간에서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어 안전한 전시회라는 생각이 든다. 서울대공원 입구로 향하는 길목 양옆으로 즐비한 깃발이 바람에 나부낀다. 깃발에는 이번 전시의 주제인 ‘모두의 동물원–야생동물과 반려동물 사이’가 적혀 있다. 
입구 깃발에 ‘모두의 동물원–야생동물과 반려동물 사이’라고 쓰여있다. ⓒ이유빈
입구 깃발에 ‘모두의 동물원–야생동물과 반려동물 사이’라고 쓰여있다. ⓒ이유빈
널찍한 공간에 띄엄띄엄 작품이 전시돼 있다. ⓒ이유빈
널찍한 공간에 띄엄띄엄 작품이 전시돼 있다. ⓒ이유빈

공원 입구에 다가가니 전시작품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널찍한 공간에 띄엄띄엄 전시된 작품을 따라 관람객들은 여유 있게 발걸음을 옮긴다. 하얀 나뭇가지가 인상적인 이윤석 작가의 ‘For Rest’부터 코끝에 나팔이 달린 채로 우스꽝스런 모습을 한 거북이(성동훈 작가-거북이의 꿈), 그 뒤로 흰코뿔소가 모습을 드러낸다. 

하종우 작가의 ‘북부흰코뿔소’ 작품은 실물크기로 제작해 덩치가 매우 크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이미 세상에 많이 알려진 이 북부흰코뿔소는 이제 세상에 모녀 단 둘만 남아 있다. 멸종위기의 북부흰코뿔소를 작품으로나마 대면할 수 있어서 감격스럽다. 가까이서 얼굴을 들여보니 애잔함에 가슴이 찡해진다.  
하얀 나뭇가지가 인상적인 이윤석 작가의 ‘For Rest’ ⓒ이유빈
하얀 나뭇가지가 인상적인 이윤석 작가의 ‘For Rest’ ⓒ이유빈
우스꽝스런 모습을 한 성동훈 작가의 '거북이의 꿈' ⓒ이유빈
우스꽝스런 모습을 한 성동훈 작가의 '거북이의 꿈' ⓒ이유빈

또 다른 멸종위기동물 ‘노랑부리백로’도 양쿠라 작가의 ‘유목으로 태어난 노랑부리백로’를 통해 만날 수 있다. ‘노랑부리백로’는 서해안의 무인 도서에서 번식하는 국제적 보호조류다. 바다에 떠다니는 나뭇가지나 플라스틱 등으로 눈이나 부리, 깃 등을 표현한 노랑부리백로의 모습은 갈수록 파괴돼 가는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하다. 코뿔소, 백로 모두 멸종의 문턱에서 우리 곁으로 돌아오기를 작품을 통해 기원하고 있다.  
양쿠라 작가의 '노랑부리백로' ⓒ이유빈
양쿠라 작가의 '노랑부리백로' ⓒ이유빈

야생동물뿐만 아니라 개, 고양이 등 우리의 일상과 함께하는 반려동물도 만나볼 수 있다. 광장의 절반을 채운 윤석남 작가의 작품 ‘사람과 사람없이’는 개들의 모습을 목재에 채색해 표현했다. 눈빛이 타들어 가는 듯 애처롭고 절박해 보인다. 버려진 개들에 대한 안타까운 모습과 구조돼 평화를 되찾은 유기견들의 행복한 모습을 통해 우리 곁에 살고 있는 유기견, 반려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윤석남 작가의 ‘사람과 사람없이’ ⓒ이유빈
윤석남 작가의 ‘사람과 사람없이’ ⓒ이유빈
유기견의 안타까운 모습을 목재에 채색해 표현했다. ⓒ이유빈
유기견의 안타까운 모습을 목재에 채색해 표현했다. ⓒ이유빈

다가오는 새해, 시민들과 함께 2022년의 복을 기원하고 희망을 나누는 작품도 있다. ‘신화 속 상상동물들’이 그 주인공이다. 프로젝트팀 ‘파도’가 볏짚으로 제작한 ‘신화 속 상상동물들’ 작품을 통해 재앙을 물리치는 의미를 지닌 해태를 비롯, 우주의 질서를 지키는 사신(청룡, 백화, 주작, 현무)을 만날 수 있다. 이빨을 드러낸 채 익살스레 웃는 해태를 보면서 코로나도 함께 물리쳐주길 기원해본다.  
프로젝트팀 ‘파도’가 볏짚으로 제작한 ‘신화 속 상상동물들' ⓒ이유빈
프로젝트팀 ‘파도’가 볏짚으로 제작한 ‘신화 속 상상동물들' ⓒ이유빈
익살스레 웃고 있는 해태를 보며 코로나도 함께 물리쳐주길 기원해본다. ⓒ이유빈
익살스레 웃고 있는 해태를 보며 코로나도 함께 물리쳐주길 기원해본다. ⓒ이유빈

이번 전시에서는 10명의 작가들이 야생동물과 반려동물을 주제로 만든 조형물 총 227점을 선보였다. 전시는 내년 2월 27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야외전시를 관람한 후에는 산책을 즐겨봐도 좋겠다. 동물원 밖 호수를 빙 두른 호수둘레길은 주변 경관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호젓하고 고즈넉해 산책을 즐기기에 좋다. 이곳은 반려견도 자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는 반려동물 친화 공원이기도 하다. 
‘동물원 속 미술관' 야외전시회는 내년 2월 27일까지 열린다. ⓒ이유빈
‘동물원 속 미술관' 야외전시회는 내년 2월 27일까지 열린다. ⓒ이유빈
서울대공원 동물원 밖으로 호수가 있어 호젓하게 산책하기에 좋다. ⓒ이유빈
서울대공원 동물원 밖으로 호수가 있어 호젓하게 산책하기에 좋다. ⓒ이유빈

서울대공원 ‘동물원 속 미술관’ 야외전시회

○ 기간 : 2021. 12. 10. ~ 2022. 2. 27.
○ 장소 : 서울대공원 만남의광장
○ 홈페이지 : https://grandpark.seoul.go.kr/
○ 관람료 : 무료
○ 문의 : 02-500-7030

시민기자 이유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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