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청서 ‘열네 번째 발걸음’을 내딛다…2021 발달장애인 사진전

시민기자 이정민

발행일 2021.12.16. 17:25

수정일 2021.12.16. 17:46

조회 3,261

2021 발달장애인 사진전 ‘열네 번째 발걸음’이 서울시청 시민청 내 시민플라자A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동호회에서 활동하는 발달장애인 10명이 작년부터 올해 10월까지 매월 서울의 명소를 다니며 촬영한 사진들로 오는 22일까지 선보인다. 
2021 발달장애인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시민청 지하 시민플라자A 전경 ⓒ이정민
2021 발달장애인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시민청 지하 시민플라자A 전경 ⓒ이정민

10명의 발달장애인이 촬영한 서울명소와 그들의 이야기

“제가 촬영한 사진들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싶어요.” ‘추억의 항동철길’ 외 전시 작품들 위에 자신의 사진과 바람을 올린 조근일 작가의 글이다. 카메라를 든 작가의 옆모습이 꽤 진지해 보인다. 작품 ‘바닷속 여행을 떠나볼까?!’에서는 ‘에메랄드 바닷속’의 물빛과 고운 열대어들의 대비가 한참을 바라보게 한다.
'사진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싶다'는 조근일 작가의 작품들 ⓒ이정민
'사진으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하고 싶다'는 조근일 작가의 작품들 ⓒ이정민

서울지적장애인자립지원센터가 주최하는 이번 전시는 2008년 첫 발걸음을 시작해 올해로 열네 번째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동안 서울의 여러 장소에 전시되며 사진 속에 담긴 그들만의 이야기를 관람객에게 전달해왔다. 전시장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전시포스터 옆 연표에 찍힌 14개의 발자국에서 작가들의 정성과 열정이 느껴진다. 
전시포스터에 발달장애인들의 열네 번의 발자취가 담겼다. ⓒ이정민
전시포스터에 발달장애인들의 열네 번의 발자취가 담겼다. ⓒ이정민

‘명동성당’과 ‘서울식물원’ 등 서울의 명소 사진들을 정갈하게 표현한 김승현 작가의 손하트 포즈가 반갑다. 사진을 보고 있으면 행복했던 추억이 떠올라 기분이 좋아진다는 작가처럼 ‘궁궐의 처마와 아름드리나무’를 찍은 ‘경복궁’ 사진이 여름날의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전시작품들 한쪽에 동호회 활동을 보여주는 사진들도 어느새 추억으로 다가온다. 화단에 심어진 꽃들을 렌즈에 담으려 움츠린 어깨와 같은 피사체를 바라보는 회원들의 시선이 빚어낸 작품들에서 그들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이러한 자부심을 새해 달력과 접착 메모지에 담아 장애 인식개선 홍보물도 만들었다.
지난 1년간 사진동호회 활동을 보여주는 사진들 ⓒ이정민
지난 1년간 사진동호회 활동을 보여주는 사진들 ⓒ이정민
공모전 수상작을 담은 2022년 사진 달력과 접착 메모지 등 장애 인식개선 홍보물을 만들었다. ⓒ이정민
공모전 수상작을 담은 2022년 사진 달력과 접착 메모지 등 장애 인식개선 홍보물을 만들었다. ⓒ이정민

미소가 밝은 이택기 작가는 “꾸준히 실력을 쌓아 전문 사진작가로 성장할 모습을 기대해 주세요”라고 했다. 순수한 꽃 작품들처럼 작가로서 활짝 피어나길 바라는 다부진 마음이 전해진다.

“제가 꿈꾸는 세상을 카메라에 담아 이야기하고 싶어요.” 김대범 작가의 글과 사진들 반대편, 사진 관람평 코너에 답이 달렸다. “하나하나 감탄밖에 안 나오는 사진들이네요.” “사진작가님들 앞으로도 멋진 사진 계속 찍어주세요!” 이렇게 이들은 사진을 통해 감동을 주고 또 관객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김대범 작가의 작품들과 사진 관람평에 적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들 ⓒ이정민
김대범 작가의 작품들과 사진 관람평에 적힌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들 ⓒ이정민

발달장애인 사진전시회가 이들의 예술적 잠재력과 가능성을 선보이는 기회가 되고, 사진 속 이야기를 전달하며 작가와 관람객이 서로 소통의 계기가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사진전 관람 후엔 이것도 즐겨보자! 시민청 체험과 볼거리

시민청에는 시민플라자 외에도 ‘담벼락미디어’, ‘소리갤러리’, ‘시민청갤러리’, ‘스마트서울전시관’, ‘군기시전시실’ 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사진전 관람을 마치면, 2021 시민청 체험 ‘미래를 그리다, VR 드로잉’ 부스가 보인다. 가상현실 콘텐츠가 각광받는 시대에 한 번쯤 체험해 볼 만하다. 
2021 시민청 체험 ‘미래를 그리다, VR 드로잉’ 부스의 모습 ⓒ이정민
2021 시민청 체험 ‘미래를 그리다, VR 드로잉’ 부스의 모습 ⓒ이정민

필자도 진행요원의 안내에 따라 3차원 페인팅 프로그램을 이용해 HMD(머리 탑재형 디스플레이)를 착용하고 그림을 그려봤다. 생각처럼 도구 선택이나 페인팅이 잘 되진 않았지만, 아이들 놀이처럼 접한 ‘VR 드로잉’ 체험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이달 23일까지 현장 방문 및 예약으로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시민청 웨이브 선정작 ‘일월’과 시뮬레이션 게임 형식의 ‘이그지스트: 별들의 터널’ ⓒ이정민
시민청 웨이브 선정작 ‘일월’과 시뮬레이션 게임 형식의 ‘이그지스트: 별들의 터널’ ⓒ이정민

담벼락미디어에서는 서울문화재단 시민청 웨이브 선정작 ‘일월’을 볼 수 있다. 김재욱 작가의 ‘일월’은 전통의 고전명화인 일월오봉도, 십장생도 등을 현대미술의 디지털 풍경화로 재해석한 영상 연작이다. 화려하고 몽환적인 색채감이 인상적이고 아름답다. 시민청 소리갤러리에서 만나는 시뮬레이션 게임 형식의 작품 ‘이그지스트: 별들의 터널’도 색다른 느낌을 준다. 두 전시 모두 내년 1월 31일까지 계속된다.

시민청

○ 주소 :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110
○ 가는법 : 1·2호선 시청역 4번출구, 2호선 을지로입구역 서울시청방면 지하 연결출구
○ 운영시간 : 동절기(11~2월) 9:00~20:00, 하절기(3~10월) 9:00~21:00
○ 홈페이지 : https://www.seoulcitizenshall.kr/
○ 문의 : 대관 02-739-5813, 미디어아트 02-739-5811, 5229, 공연 02-739-7331, 5226

2021 발달장애인 사진전시회 ‘열네 번째 발걸음’

○ 기간 : 2021. 12. 14.(화)~12. 22.(수)
○ 장소 : 서울시청 시민청 시민플라자A(지하 1층)
○ 주최 : 서울지적장애인자립지원센터
○ 사전 관람예약 : 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622586
○ 문의 : 02-2654-0803

시민기자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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