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바빠? 우리 놀자!" 아이와 함께한 애틋했던 1년

시민기자 박찬홍

발행일 2021.12.27. 13:37

수정일 2022.01.02.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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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호수 출렁다리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의 '아빠!바빠? 우리놀자' 프로그램 참가자들 ⓒ박찬홍
마장호수 출렁다리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는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의 '아빠!바빠? 우리놀자' 프로그램 참가자들 ⓒ박찬홍

지난 몇 년 간 매체에서는 육아와 관련한 방송이 많았다. 특히 아빠와 자녀가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큰 관심을 모았는데,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뿐 아니라 사춘기 자녀와의 관계 개선, 유대관계 형성을 중요시하는 시대적 변화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은평구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는 장애인 자녀를 둔 아빠와 아이가 함께하는 이색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아빠! 바빠? 우리 놀자’라는 프로그램으로, 정기적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아이들이 아빠의 사랑을 느끼며 행복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장애인 자녀를 둔 아빠들이 마음을 터놓으며 이야기에 공감하고 소통하는 자조 모임으로 진행됐다. 필자도 중학생이 된 큰 아이가 장애가 있어 더 늦기 전에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지난 6월 마장호수에서 첫 만남을 가진 후 출렁다리를 산책하고 블루베리를 수확해 잼을 만들었다. ⓒ박찬홍
지난 6월 마장호수에서 첫 만남을 가진 후 출렁다리를 산책하고 블루베리를 수확해 잼을 만들었다. ⓒ박찬홍

‘아빠! 바빠? 우리 놀자’ 프로그램은 2018년 처음 시행됐는데, 매년 4월초부터 11월말까지 총 4회기에 걸쳐 운영된다. 아빠들과 복지관 담당자가 함께 소통하며 행사 장소와 내용을 정한다. 올해 역시 관내 5가족 총 10명이 1년간 특별한 활동을 펼쳤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6월에서야 첫 번째 활동이 시작됐다. 조금 늦어진 날짜 때문에 더 큰 기대감으로 첫 행사에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마장호수에서 모여 간단한 자기소개를 한 후 이 지역 명물인 출렁다리와 주변을 산책했다. 가족별로 보트를 타고 호수에서 특별한 시간을 가졌는데, 보트를 처음 타 본 아이가 무척 좋아했다. 이어서 블루베리농원으로 이동해 열매를 수확하고 잼을 만들어 보았다. 자유롭게 소감을 나누고 첫 행사가 행복하게 마무리됐다. 
태어나 처음 보트를 타 본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필자 부녀의 모습 ⓒ박찬홍
태어나 처음 보트를 타 본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필자 부녀의 모습 ⓒ박찬홍

두 번째 모임은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져 외부활동이 불가해 온라인 활동으로 대체했다. 온라인상에서 자동차 게임을 하는 가족게임대회와 밀키트를 활용해 직접 피자를 만드는 가족요리대회가 진행됐다. 자녀가 복잡하고 어려울 것 같은 모바일 게임을 멋지게 해내는 것을 보며 또 다른 모습을 발견했다. 열심히 만든 피자요리도 동생들과 나누어 먹으며 단란한 시간을 보냈는데, 동생들이 언니의 요리를 칭찬하며 자존감을 높여주었다.
2회차에는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져 집에서 밀키트로 음식을 만들기 체험을 했다. ⓒ박찬홍
2회차에는 코로나 상황이 심각해져 집에서 밀키트로 음식을 만들기 체험을 했다. ⓒ박찬홍

9월에 진행된 세 번째 활동은 오랜만의 야외 활동에 모두의 기대가 컸다. 참가자들은 한탄강 주상절리길 은하수대교에 집결해 전문해설사를 통해 주변 명소 설명을 듣고 아름다운 가을 산책을 즐길 수 있었다. 사과농원을 찾아 뜻하지 않게 사과 선물을 받고 직접 수확을 해보는 경험도 할 수 있었다. 이날은 팜스테이마을인 포천 장독대마을를 방문해 떡클레이 만들기, 고추장 만들기 등 특별한 체험활동도 함께 진행됐다. 
사과농원에서 직접 사과 향을 맡고 수확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박찬홍
사과농원에서 직접 사과 향을 맡고 수확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박찬홍
포처 장독대마을에서 고추장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는 필자와 자녀의 모습 ⓒ박찬홍
포처 장독대마을에서 고추장 만들기에 열중하고 있는 필자와 자녀의 모습 ⓒ박찬홍

마지막 활동은 12월초에 진행됐다. 코로나 상황이 좋지 않아 서부장애인종합복지관에 모여 스트링아트와 액자만들기 활동을 하고, 그동안 아빠와의 추억이 담긴 사진들로 작은 종이액자를 꾸몄다. 자녀와 사진을 선택하고 액자를 꾸미는 동안 자연스럽게 소통을 하고 추억을 돌아봤다. 또 서로 손을 잡고 복지관 곳곳에 숨겨진 보물찾기와 간식 획득을 위한 다트게임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4회차에는 복지관에 모여 스트링아트와 액자만들기를 하며 지난 1년을 돌아보았다. ⓒ박찬홍
4회차에는 복지관에 모여 스트링아트와 액자만들기를 하며 지난 1년을 돌아보았다. ⓒ박찬홍
스트링아트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박찬홍
스트링아트활동에 집중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박찬홍

‘아빠! 바빠? 우리 놀자’ 프로그램을 통해 코로나 시대임에도 필자와 자녀는 지난 1년간 애틋하고 웃음이 넘치는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다. 사실 장애가 있다는 건 큰 불편함과 어려움이 있기도 하다. 이러한 감정을 함께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온종일 시간을 내어 아이와 시간을 보내며 서로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가족의 따뜻한 사랑과 정성이 있기에 이러한 어려움도 조금씩 헤쳐나갈 수 있는 건 아닐까. 
지난 1년간 행복했던 순간순간들이 액자에 담겼다. ⓒ박찬홍
지난 1년간 행복했던 순간순간들이 액자에 담겼다. ⓒ박찬홍

지난 1년은 자녀와 함께 웃음 짓고, 성장하는 자녀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무엇보다 아빠의 역할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 아빠와 자녀가 함께 눈을 맞추는 ‘아빠! 바빠? 우리 놀자’의 내년의 활동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아빠! 바빠? 우리 놀자'는 올해 중학생이 된 자녀와 서로 이해하고 사랑을 확인하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박찬홍
'아빠! 바빠? 우리 놀자'는 올해 중학생이 된 자녀와 서로 이해하고 사랑을 확인하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박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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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박찬홍

안녕하세요^^ 서울의 곳곳을 자녀들과 함께 찾아 그 이야기를 담는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