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섬 한강공원에 초대형 조각 작품이 한 가득이네!

시민기자 정혜린

발행일 2021.12.09. 11:00

수정일 2021.12.09. 16:48

조회 523

여의도·반포·뚝섬 한강공원서 ‘K-sculpture 한강 흥 프로젝트’ 진행

코로나19가 끝이 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사상 최고치의 확진자수로 인해 단계적 일상회복 2단계 전환도 유보된 상태다. 잠시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지만 이는 곧 방심이 되고, 어디를 가든 불안과 답답함이 따라다닌다. 이러한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줄 전시가 있다. 바로 한강 변에서 열리고 있는 ‘K-sculpture 한강 흥 프로젝트’(이하 ‘흥 프로젝트’)다. 
가로등 아래 묵직하게 서 있는 김재호 작가의 '퇴근길' 작품 ⓒ정혜린
가로등 아래 묵직하게 서 있는 김재호 작가의 '퇴근길' 작품 ⓒ정혜린

‘흥 프로젝트’는 크라운해태제과가 후원하고,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와 협업해 개최하는 행사다. 숙명여대 김윤섭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았고, 왕성한 활동의 중견 조각가 289명이 참여해 총 300여점의 작품이 한강공원에 설치됐다.  

‘흥 프로젝트’는 여의도, 반포, 뚝섬 한강공원 등 3곳에서 열리는 야외조각 특별전이다. 각 공원마다 서로 다른 테마로 전시가 진행 중이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열정과 환희’, 반포 한강공원에서는 ‘균형과 절제’, 그리고 뚝섬 한강공원에서는 ‘생동과 비전’이라는 주제로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 위로 '상어가족'이 자유롭게 하늘을 유영하고 있다. ⓒ정혜린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 위로 '상어가족'이 자유롭게 하늘을 유영하고 있다. ⓒ정혜린

필자는 집에서 가까운 뚝섬 한강공원을 찾았다.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곳에 이토록 멋진 전시장이 펼쳐져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감사했다. 드넓은 공간을 다양하게 채우고 있는 전시작품들은 지친 우리의 일상에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 귀엽고 톡톡 튀는 모습으로 피식 웃음을 자아내거나 답답한 마음에 희망과 시원함을 선사하기도 했다.

공감을 자아내는 작품들

뚝섬유원지역 2번출구 앞에 거대한 한 남자가 서 있다. 김재호 작가의 ‘퇴근길’이라는 작품이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려는 듯 코트를 턱밑까지 올리고 있는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애잔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그의 어깨에는 눈이 아닌 꽃잎들이 쌓여 있다. 시린 마음이 스쳐지나가도 곧 따뜻한 봄이 올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한다. 

광장 앞에서는 쥐와 인간을 닮은 설총식 작가의 ‘a Walker’라는 작품을 만난다. 묘하게 웃고 있는 표정과 상반되게 그의 눈을 이상할 정도로 충혈돼 있다. 쥐의 얼굴로 우리와 이질적이면서도, 어딘가로 충실히 걸어가고 있는 듯한 모습이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다.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과연 그는 어디로 걸어가려 하는지 질문을 던지게 한다. 
'퇴근길' 작품은 어깨 위의 꽃잎들이 인상적이다. ⓒ정혜린
'퇴근길' 작품은 어깨 위의 꽃잎들이 인상적이다. ⓒ정혜린
설총식 작가의 'a Walker' 작품 ⓒ정혜린
설총식 작가의 'a Walker' 작품 ⓒ정혜린

유쾌, 발랄! 웃음을 주는 작품들

익살스러운 고양이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새어 나오는 조형물은 김래환 작가의 ‘삶은 연극’이라는 작품이다. 검은색 선글라스를 쓴 고양이는 찰리 채플린을 연상시키고, 양산을 든 고양이를 보자 오드리 햅번이 생각난다. 우리 모두 인생이라는 연극 위의 주인공으로 살아간다. 이 발랄한 작품은 지금 어떤 배우로 살아가고 있는지 되묻는 것만 같다. 

동화 속에나 있다고 생각했던 어린왕자가 뚝섬유원지에 살아났다. 똘망똘망한 눈동자로 당장에라도 어떤 말을 건네려는 듯, 번쩍 손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김정연 작가의 '어린왕자가 있는 풍경'이라는 작품이다. 궁금증 가득한 어린아이의 표정이 생동감 넘치게 다가온다. 이 작품은 질문 가득했던 동심의 세계로 우리들을 초청하는 듯 하다.
김래환 작가의 '삶은 연극' 작품 ⓒ정혜린
김래환 작가의 '삶은 연극' 작품 ⓒ정혜린
김정연 작가의 '어린왕자가 있는 풍경' 작품 ⓒ정혜린
김정연 작가의 '어린왕자가 있는 풍경' 작품 ⓒ정혜린

위로와 에너지를 주는 작품들

한강을 멋지게 활공하고 있는 새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심정수 작가의 ‘창공을 날으는 큰새’다. 금방이라도 박차를 가해 살아날 것만 같은 힘이 느껴지는 이 작품은 드넓은 한강과 잘 어울린다. 여느 때보다 막막하고 답답한 시민들에게 잠시나마 개운함을 선사해 주는 작품이다. 

시민들에게 힘을 주는 작품은 또 있다. 정찬우 작가의 ‘꿈을 향해서 달려라!’ 작품은 반짝거리는 오토바이가 당장이라도 앞바퀴를 들고 출발할 것만 같은 역동성이 느껴진다. 자세히 들여다 볼수록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작품 곳곳에서 주방 용품들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국자와 채반, 그리고 학교에서 자주 쓰던 스테인리스 컵들이 한데 모여 꿈을 향해 달려 나가는 멋진 오토바이로 탄생했다. 이 작품을 보면 당장에라도 어디든 떠날 수 있을 것만 같은 용기를 얻는다. 
심정수 작가의 '창공을 날으는 큰새' 작품 ⓒ정혜린
심정수 작가의 '창공을 날으는 큰새' 작품 ⓒ정혜린
정찬우 작가의 '꿈을 향해서 달려라!' 작품 ⓒ정혜린
정찬우 작가의 '꿈을 향해서 달려라!' 작품 ⓒ정혜린

한강공원을 방문해 직접 ‘흥 프로젝트’를 만나면 그 묘미에 빠지게 될 것이다. 이번 프로젝터의 조직위원장인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은 “이번 행사의 ‘풍류산책-덩더쿵’이라는 주제를 통해 우리 민족의 감성적 뿌리인 ‘흥’을 새롭게 불러일으켜서, 코로나 19의 극복과 새로운 미래의 비전을 지향하고픈 염원을 담고 싶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13일까지 진행되는 전시를 통해 평소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자극들을 통해 값진 휴식을 만끽해보자.
뚝섬 한강공원을 빛추는 민들레 형상의 가로등 ⓒ정혜린
뚝섬 한강공원을 빛추는 민들레 형상의 가로등 ⓒ정혜린

K-Sculpture 한강 '흥' 프로젝트

○기간: 2021.10.29 ~ 12.13
○장소: 여의도한강공원, 반포한강공원, 뚝섬한강공원
- 여의도한강공원(여의도 제1주차장)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86-5
- 반포한강공원(반포 제2주차장) : 서울특별시 서초구 신반포로11길 40
- 뚝섬한강공원(뚝섬 청담대교 밑 공영주차장) : 서울 광진구 자양4동 97-5
공식 홈페이지

시민기자 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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