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관파천의 아픔 간직한 '고종의 길' 걷고 전시회 관람하자

시민기자 최병용

발행일 2021.11.18. 19:00

수정일 2021.11.19. 09:57

조회 3,163

‘고종의 길’은 덕수궁 돌담길에서 정동공원과 러시아 공사관까지 120m 정도 이어진 길이다. 1896년 아관파천(俄館播遷) 후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 당시 러시아 공사관에서 덕수궁을 오갈 때 사용한 길로 알려졌다. 외세의 침략으로 나라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나라를 지키고자 고뇌에 쌓였을 고종의 아픔이 느껴지는 길이다.
고종의 길은 덕수궁 돌담길에서 정동공원과 러시아 공사관까지 이어진다. ⓒ최병용
고종의 길은 덕수궁 돌담길에서 정동공원과 러시아 공사관까지 이어진다. ⓒ최병용

이 곳은 1892년 미국 공사관의 이면도로로 개설됐던 땅이라, 2011년에야 미국과 토지 교환을 통해 우리나라 소유가 되었다. 미국공사관에서 측량한 1896년 도면과 1900년대 초 촬영한 옛 사진 등 관련 자료를 검토해 미국 대사관저와 덕수궁 선원전 부지 사이에 길이 110m, 폭 3m의 담장을 설치하는 사업을 2016년부터 진행, 2018년 10월 완공해 정식 개방했다.
2011년 미국과 토지 교환을 통해 우리나라 소유가 돼 개방된 길이다. ⓒ최병용
2011년 미국과 토지 교환을 통해 우리나라 소유가 돼 개방된 길이다. ⓒ최병용

고종의 길과 우측으로 접해 있던 건물인 지하 1층, 지상 2층의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 건물은 현재 복원공사가 진행 중이며 올해 12월 중순경 공사가 완료되면 고종의 길은 옛 모습에 한층 더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주변의 일본식 적산가옥은 상태가 좋지 않아 철거될 예정이다.
올해 12월 15일 완공을 목표로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 복원 공사가 진행중이다. ⓒ최병용
올해 12월 15일 완공을 목표로 조선저축은행 중역 사택 복원 공사가 진행중이다. ⓒ최병용

고종의 길과 맞붙어 있는 덕수궁 선원전에 있는 출입문(고종의 길이 시작되는 문)을 지나 고종의 길을 따라 걸었다. 구 러시아 공사관(현 정동공원)이 나왔다. 명성황후가 살해된 을미사변 이후 신변에 위협을 느낀 고종과 왕세자가 1896년 2월 11일부터 약 1년간 왕궁을 떠나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겨 오갔던 길이다.
구 러시아 공사관(정동공원)으로 나가는 출입문도 복원했다. ⓒ최병용
구 러시아 공사관(정동공원)으로 나가는 출입문도 복원했다. ⓒ최병용

한국카톨릭 수도원 첫 자리이기도 한 정동공원 가운데 다소 이국적인 정자가 눈에 띄고, 복원 공사 중인 러시아 공사관의 모습도 장막에 가려진 채 보였다. 본관 건물은 6.25 전쟁 때 소실되고 현재는 3층 탑만 남아 있는데, 어떤 형태로 복원될지 궁금해진다.
이국적인 정동공원 정자 뒷편으로 러시아 공사관 복원 현장이 보인다. ⓒ최병용
이국적인 정동공원 정자 뒷편으로 러시아 공사관 복원 현장이 보인다. ⓒ최병용

현재 정동공원에서는 대한제국의 길 사진전 '오얏꽃 핀 날들 13년을 기억하고자 하는 까닭은' 전시가 열리고 있다. 1897년부터 1910년까지 13년간 대한제국의 역사를 알 수 있도록 정리한 전시회다. 아관파천부터 시작해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고종이 승하 후 3·1운동과 1919년 4월 11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선포로 대한민국이 태어나기까지 쉼 없이 달려간 근대 대한민국의 역사를 만날 수 있다. 
1897년~1910년까지 13년간 대한제국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최병용
1897년~1910년까지 13년간 대한제국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다. ⓒ최병용

고종의 길

○ 소개 : 중구 정동 덕수궁 돌담길에서 정동공원과 러시아 공사관까지 이어지는 총 120m의 길
○ 개방일 : 매주 화요일~일요일(월요일 비공개)
○ 개방시간 : 09:00~18:00 (입장마감 17:30), 동절기(11월~1월) 09:00~17:30(입장마감 17:00)
○ 입장료 : 무료
○ 유의사항 : 반려동물 입장 및 자전거 등 운동기구 소지 제한

시민기자 최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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