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단절 여성 재취업 준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시민기자 김은주

발행일 2021.11.02. 14:40

수정일 2023.05.24. 19:33

조회 6,254

전업주부로 산 10년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 사회에 뛰어들지 않더라도 
내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스스로 돌아볼 필요는 있어요. 
강서여성인력개발센터 인턴십 참여자 남근희 씨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경단녀’라고 부른다. 코로나19로 일자리 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고용불안으로 이직이나 새로운 일을 찾는 일이 이전보다 많아졌다. 이 가운데 지난주 강서구에서 개최된 ‘2021 의료지원 인력 & 4차산업 전문인력 취업박람회’가 눈길을 끈다. 특히 이번 박람회는 직종을 전문화 해 그 분야에 맞춘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관련 직종에 관심이 있는 구직자들에겐 고용시장을 파악하고 어떤 인재를 필요로 하는 지 체험하는 자리가 되었다. 
강서구 KBS스포츠월드 제2체육관에서 의료지원인력과 4차산업 전문인력 취업박람회가 개최됐다.
강서구 KBS스포츠월드 제2체육관에서 의료지원인력과 4차산업 전문인력 취업박람회가 개최됐다. ⓒ김은주

강서구 ‘2021 의료지원인력 & 4차산업분야 취업박람회’ 개최

지난 10월 25일~28일 4일간 열린 취업박람회는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안전하게 진행됐다. 화상면접도 진행되고, 요즘 가장 핫한 분야인 메타버스 체험은 물론 인공지능과 드론을 직접 조종하며 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의료기관이나 대형병원 등이 참여해 원무행정, 병원코디네이터, 병동보조, 간병, 요양보호사 등의 인력을 모집했다.  IT업체, 방과 후 강사 파견업체, 코딩교육 관련업체들이 참여해 SW개발자, 코딩강사, 드론조종사, e-커머스 전문가, SNS마케터 등의 인력도 채용했다.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한 구직자가 구인정보를 찾아보고 있다.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한 구직자가 구인정보를 찾아보고 있다. ⓒ김은주

성공적인 취업을 위한 맞춤형 컨설팅 진행

취업박람회에서는 창업상담 부스, 장애여성들의 취업상담 부스, 심리와 노무·경력상담 부스, 면접 이미지 메이킹 부스 등 다양한 코너가 준비됐다. 특히 오랜 시간 경력이 단절된 구직자들을 위해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맞춤형 컨설팅도 무료로 진행됐다.  

이력서 컨설팅 부스를 찾은 한 구직자는 “10년 만에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쓰려고 하니 쉽지 않다”며 컨설팅 내용을 꼼꼼하게 적었다. 세월이 지난만큼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양식에도 변화가 많았던 것이다. 전문가는 “이력서의 경력과 교육 내용은 최신 것을 가장 상단에 적고, 자기소개서는 각 항목마다 두괄식으로 문장을 쓴 뒤 그에 대해 서술을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취업박람회에서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무료 컨설팅도 진행됐다.
취업박람회에서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무료 컨설팅도 진행됐다. ⓒ김은주
취업박람회에서는 현장 면접뿐 아니라 비대면 온라인 화상면접도 이뤄졌다.
취업박람회에서는 현장 면접뿐 아니라 비대면 온라인 화상면접도 이뤄졌다. ⓒ김은주

강서여성인력개발센터는 구직자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을 진행했다. 경단녀들에게 꼭 필요한 ‘성공적인 취업을 위한 맞춤형 면접 컨설팅’이 그것이다. 짧은 시간에 나를 표현할 수 있는 ‘1분 스피치 하는 법’부터 모의 면접, 내 몸에 맞는 수트핏, 헤어스타일 찾기 등 재취업에 자신감을 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경력 ‘단절’이 ‘이음’이 되는 곳, 서울우먼업 활용법

강서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서울우먼업 인턴십으로 일하고 있는, 세 아이의 엄마 남근희 씨를 만나봤다. 그녀는 10년 동안 가사와 육아를 해온 전업주부였다가 올 초 여성가족부에서 지원하는 국비 직업상담사 과정을 수료하고 8월에 직업상담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자격증을 딴 후 구직활동을 하는 중에 서울우먼업 사업에 지원했고 현재는 강서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10년이라는 긴 경력단절을 끊고 당당하게 사회에 다시 발을 내딛었다. 
남근희 씨는 서울우먼업 인턴십에 선발돼 10년간의 경력단절을 끊고 다시 사회에 발을 내딛었다.
남근희 씨는 서울우먼업 인턴십에 선발돼 10년간의 경력단절을 끊고 다시 사회에 발을 내딛었다. ⓒ김은주

서울우먼업 인턴십 사업은 서울시에서 전문자격증을 보유한 경단녀를 대상으로 공공부분 일자리 장기현장실습을 통해 업무 현장의 전문역량을 함양하고, 취업에 필요한 직무교육 및 집중 인턴십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여성의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전일제 및 시간제 운영을 통해 일과 돌봄이 가능한 현장실습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올해 1기 60여명을 선발했다. 
남씨와 같은 경력단절 여성이라면 여성인력개발기관의 도움을 받아 재취업에 기회를 찾아보자.
남씨와 같은 경력단절 여성이라면 여성인력개발기관의 도움을 받아 재취업에 기회를 찾아보자. ⓒ김은주

이 프로그램은 남씨같은 오랜 시간 경력단절이 되었던 여성들에게 현장 경험을 쌓는 발판이 되어주고 있다. 

그녀는 “전업주부로 산 10년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다만 일이 아니더라도 그 기간동안 꾸준히 자기개발을 했다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 당장 사회생활에 뛰어들지 않더라도 내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이 필요하다. 여성인력개발기관의 많은 프로그램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활용해보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여성인력개발센터 등 24개의 여성인력개발기관이 분포하고 있다.
서울시내 여성인력개발센터 등 24개의 여성인력개발기관이 분포하고 있다. ⓒ서울우먼업

많은 경단녀들이 재취업을 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어디서 무엇을 시작할 지에 대한 막막함이다. 서울시에는 여성능력개발원을 포함해 24개의 여성인력개발기관이 있다. 가까운 기관이나 센터를 방문해 취업관련 상담을 받아보는 것부터 첫 발을 시작해보자. 나의 성향에 맞는 직업과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자리가 무엇인지 상담을 통해 알아가고 그에 맞는 직업훈련에도 참여해 볼 수 있다. 
강서여성인력개발센터에는 여성 재직자와 구직자, 경단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강서여성인력개발센터에는 여성 재직자와 구직자, 경단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김은주

이밖에 서울우먼업 사이트와 서울시일자리포털에서도 구인구직 등 취업 정보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11월 29일~12월 3일에는 ‘2021 서울시 여성일자리 박람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서울시여성능력개발원에서 주최하는 여성일자리 박람회는 일자리 정보와 상담을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통합의 장으로 마련될 예정이다.

엄마로, 아내로 역할을 하느라 일을 할 수 없었던 경단녀들이 ‘서울우먼업’을 통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 서울우먼업 홈페이지 : https://www.seoulwomanup.or.kr/
☞ 서울일자리포털 : https://job.seoul.go.kr/

시민기자 김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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