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가을에 스며들다! 서울의 공원 '비대면 걷기대회'

시민기자 이봉덕

발행일 2021.10.22. 11:00

수정일 2021.10.22. 14:59

조회 2,334

주요공원 22개소에서 한달간 진행, 서울어린이대공원으로 떠난 행복한 가을여행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쳐있는 시민들을 위해 서울시가 나섰다. 가을 단풍철을 맞아 가까운 공원을 걸으며 활력을 찾도록 '서울의 공원 비대면 걷기대회'를 지난 15일부터 열고 있다. 서울의 주요 공원 22개소에서 ‘워크온(WalkOn)' 앱을 기반으로 정해진 코스를 걷고 인증하는 행사로 내달 14일까지 한달 간 진행된다. 이 중 5개 공원에서는 ‘자연으로 치유하는 건강한 서울’을 주제로 사진전도 함께 열린다. 대회 완주자에게는 추첨을 통해 모바일 상품권도 제공한다. 

필자는 비대면 걷기대회 대상 공원 중 한 곳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을 찾았다. 
한옥으로 단장된 멋스러운 서울어린이대공원 정문
한옥으로 단장된 멋스러운 서울어린이대공원 정문 ⓒ이봉덕

어린이대공원 정문 기와 지붕 출입문이 포근하고 넉넉한 품으로 맞이한다. 이 곳은 1973년 5월 5일 개원, 50여 년의 전통과 53만 6,088㎡ 규모의 넓은 면적을 자랑하는 공원으로, 이 곳에 동물원, 식물원, 놀이동산, 놀이터, 서울상상나라 등이 있다. 

맑고 푸른 가을하늘 아래 공원의 울창한 숲은 알록달록 단풍으로 물들고 있었다. 숲 궁궐 산책길을 걸으며 동물원을 구경하고 놀이터와 놀이동산에도 들렀다. 스마트폰에 '워크온' 앱을 켜고 위치기능을 활성화해 지정된 경로를 따라 걸었다. 정문에서 출발해 남쪽 산책로, 동물원, 동쪽 놀이동산, 북쪽 산책로, 들꽃&허브나라, 서쪽 환경연못을 지나 다시 정문으로 돌아왔다.
공원 입구 광장에 서 있는 동화 속 '어린왕자' 모형
공원 입구 광장에 서 있는 동화 속 '어린왕자' 모형 ⓒ이봉덕

공원에 들어서자 '어린왕자'와 '사막여우'가 광장에서 기다리고 있다. 어렸을 때 읽었던 생텍쥐페리의 동화 <어린왕자>에서 주인공 어린왕자가 한 말이 생각났다. “모든 어른들이 한 때 어린아이였는데 아주 일부 어른들만이 그걸 기억하고 있어.” 필자도 어린 시절의 기억을 따라 추억여행을 떠나보았다. 
경쾌한 어린이 합창과 함께 음악분수대의 물줄기가 시원하게 솟아오른다.
경쾌한 어린이 합창과 함께 음악분수대의 물줄기가 시원하게 솟아오른다. ⓒ이봉덕

정각 12시, 잠잠했던 음악분수대에서 경쾌한 어린이 합창과 함께 하얀 물줄기가 푸른 하늘을 향해 힘차게 솟구쳐 올랐다. 산책길로 들어서려다 말고 먼저 음악분수대로 달려갔다. 실내생활로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린 듯 시원하다. 어른 아이 모두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다. 
어린이대공원에 들어서면 울창한 숲 속에 온 것 같다.
어린이대공원에 들어서면 울창한 숲 속에 온 것 같다. ⓒ이봉덕

울창한 숲 궁궐 남측 산책로와 인기만점 '동물원'

정문에서 오른쪽 산책로에 진입했다. 그야말로 온 세상이 숲 궁궐이다. 울창한 숲 사이로 푸른 가을 하늘이 빼꼼히 얼굴을 내민다. 날씨가 꽤 쌀쌀해졌다. 아이는 따뜻한 아빠 품에 안겨 가족이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 길을 걷고 있다.
아빠 품에 안긴 꼬마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다사자를 관람하고 있다.
아빠 품에 안긴 꼬마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다사자를 관람하고 있다. ⓒ이봉덕

이곳 동물원은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장소다. 맹수마을, 초식동물마을, 꼬마동물마을, 열대동물관, 바다동물관 등에서 90종 640여 마리의 동물을 만날 수 있다. 바다동물관 물속에서는 거대한 바다사자가 날렵한 몸짓으로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아빠 품에 안긴 꼬마가 아빠를 꼭 붙들고 신기한 듯이 바라보고 있다. 아이의 호기심을 깨우는 소중한 시간일 것이다. 
호기심 많은 아이가 우리에 매달려 얼룩말 가족을 바라보고 있다.
호기심 많은 아이가 우리에 매달려 얼룩말 가족을 바라보고 있다. ⓒ이봉덕

산책길을 걷다가 사슴마을과 초식동물마을에 들렀다. 한 꼬마가 그림책에서 보았던 줄무늬 얼룩말 가족을 유심히 살피며 엄마에게 끝없이 질문을 쏟아낸다. 생명과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낄 수 있는 이만한 장소가 또 있을까. 표현하지 않을 뿐, 어른도 동물원이 신기하기는 마찬가지다.
어린이대공원은 사방팔방으로 울창한 숲 궁궐 산책길이 펼쳐진다.
어린이대공원은 사방팔방으로 울창한 숲 궁궐 산책길이 펼쳐진다. ⓒ이봉덕

지정된 산책로를 가로지르며 공원의 동·서를 관통한 산책 길이 나 있다. 거대한 숲 속에 뻥 뚫린 널따란 산책 길이다. 숲은 벌써 알록달록 가을로 물들고 있다. 운동 나온 시민들이 단풍나무 아래 숲 길을 활기차게 걸으며 건강을 다지고 있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비대면을 지키며 한 방향으로 걷고 있는 모습이다.
공원 곳곳에 꿈틀꿈틀 놀이터, 맘껏 놀이터, 에너지 놀이터가 조성돼 있다.
공원 곳곳에 꿈틀꿈틀 놀이터, 맘껏 놀이터, 에너지 놀이터가 조성돼 있다. ⓒ이봉덕

어릴 적 꿈이 꿈틀꿈틀, 어린이 놀이터와 잔디마당

어린이대공원에 놀이터를 빼놓을 순 없다.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 모두가 어울리는 '꿈틀꿈틀 놀이터', 잔디에서 뛰놀고 모래장난도 실컷 할 수 있는 '맘껏 놀이터', 전기에너지의 사용 원리를 통하여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에너지 놀이터' 등이 갖춰져 있다. '맘껏 놀이터'에서 어린이들은 환호를 지르며 오르락내리락 마음껏 미끄럼틀을 탄다. 
널따란 잔디마당에서 꼬마들이 마음껏 뛰놀고 있다.
널따란 잔디마당에서 꼬마들이 마음껏 뛰놀고 있다. ⓒ이봉덕

널따란 잔디마당에선 아이들이 아장아장 걸으며 엄마와 공놀이를 하고 있다. 한쪽에선 할머니와 할아버지, 아들, 손자, 며느리 온 가족이 다함께 나와서 편을 짜고 축구놀이를 하고 있다. 승부욕으로 꽤 진지한 표정의 아이들 너머로 어른들이 더 신나게 뛰는 것 같다. 뛰어라 달려라 가족들과 뛰노는 아이들, 어른이 되어서도 이 순간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으리라.
놀이동산의 바이킹과 롤러코스터, 드롭타워 등의 놀이기구
놀이동산의 바이킹과 롤러코스터, 드롭타워 등의 놀이기구 ⓒ이봉덕

롤러코스터를 타고 하늘을 난다…놀이동산

산책로 옆으로 신나는 놀이동산도 있다. 높은 하늘을 나는 바이킹과 롤러코스터, 드롭타워 등은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어릴 적 청룡열차를 처음 탔을 때 무서웠던 기억, 이후 친구들과 깔깔거리며 기차를 타고 하늘을 날았던 기억 모두가 생생하게 떠올랐다. 
어린이대공원에는 수령이 많은 크나큰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어린이대공원에는 수령이 많은 크나큰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이봉덕

공원의 북측에 있는 산책로에 들어서니 숲은 더 무성하다. 50여 년의 공원 역사만큼이나 수령이 많은 나무들이 넉넉하고 포근하게 길을 감싸고 있다. 알록달록 나뭇잎은 벌써 낙엽이 되어 길가에 뒹군다. 이맘 때 학교 운동장 크나큰 나무 아래에서 친구들과 소꿉장난하며 놀았던 추억도 새록새록 떠오른다. 
다양한 놀이와 체험을 할 수 있는 서울상상나라
다양한 놀이와 체험을 할 수 있는 서울상상나라 ⓒ이봉덕

놀이와 함께 꿈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서울상상나라'

다음에 간 곳은 어린이들이 놀이를 통해 체험하고 배우며 꿈과 행복을 키울 수 있는 서울상상나라다. 어린이의 성장 과정에 알맞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워가는 공간이다. 놀이를 통한 즐거운 체험은 자기주도적 삶을 살아가는 기초가 된다고들 한다. 이 곳에서의 경험이 아이들이 자라면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하는데도 큰 힘이 되어주길 기대한다.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 연못에 자리한 동화 나라 파란나무집으로 돌아왔다.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 연못에 자리한 동화 나라 파란나무집으로 돌아왔다. ⓒ이봉덕

산책 마지막 지점인 정문 주변의 환경연못에 도착했다. 연못은 도루박이, 미나리 등 습지식물이 자라고, 각종 철새와 붕어, 미꾸라지 등 물고기, 다양한 곤충들의 서식처다. 한여름에는 선명한 분홍빛 연꽃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기도 한다.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 연못 한 가운데 파란나무집으로 돌아왔다. 
서울의 공원 비대면 걷기대회 안내 포스터
서울의 공원 비대면 걷기대회 안내 포스터 ⓒ서울시

어린이대공원을 한 바퀴 돌고 나니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금세 생기가 뿜뿜 솟아났다. 어릴 적 기억을 따라 걷는 행복한 추억여행은 덤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눈으로는 찾을 수 없어. 마음으로 찾아야 해.” <어린왕자>에 나오는 말처럼, 자칫 활력을 잃기 쉬운 요즘 가까운 공원에서 가을 감성을 마음 깊숙이 느껴보는 건 어떨까. 

서울의 공원 비대면 걷기대회 안내

○ 기간 : 2021. 10. 15.(금)~11. 14.(일)
○ 장소 : 서울의 공원 22개소 (중복참여 가능)
- 간데메공원 경의선숲길 경춘선숲길 남산공원 대현산배수지공원(응봉)
문화비축기지 보라매공원 북서울꿈의숲 서서울호수공원 서울숲 서울식물원
서울어린이대공원 서울창포원 선유도공원 시민의숲 여의도공원 용산가족공원
월드컵공원 율현공원 중랑캠핑숲 천호공원 푸른수목원
○ 내용 : 스마트폰에 워크온앱 설치 후 공원별 걷기대회 참여
○ 대상 : 시민 누구나
○ 방법 :
1. 스마트폰에 ‘워크온 앱’ 설치하기(플레이스토어에서 다운)
2. 집 가까운 서울의 공원 비대면 걷기대회 참여하기(GPS 켜기)
3. 코스 완주 후 응모하기 버튼 필수!
○ 경품 : CU모바일상품권 5천원권
○ 서울의 공원 홈페이지 : http://parks.seoul.go.kr/

서울어린이대공원

○ 위치: 서울 광진구 능동로 216
○ 개방 시간:
 - 정문, 후문, 구의문, 능동문 : 연중무휴, 05:00~22:00
 - 동물원 : 10:00~17:00
○ 입장료: 무료
○ 홈페이지: https://www.sisul.or.kr/open_content/childrenpark/

시민기자 이봉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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