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륜당 앞마당에 노랗게 물든 가을! 가을단풍 정취에 흠뻑

시민기자 노윤지

발행일 2021.10.18. 09:09

수정일 2021.10.18. 16:59

조회 1,036

성균관대 명륜당 은행나무 이야기
종로구에 위치한 성균관대학교 정문의 모습
종로구에 위치한 성균관대학교 정문의 모습 ⓒ노윤지

쌀쌀한 가을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와 아침 저녁으로 겉옷을 걸쳐도 추운 느낌이 든다. 캠퍼스 거리마다 줄지어 있는 노란 은행나무들과 조선시대의 건물들을 함께 볼 수 있는 단풍명소 종로구 성균관대학교를 찾았다. 

성균관대학교는 조선시대 성균관이 있던 자리에 세워진 대학이다. 당시 조선시대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기관이었던 성균관은 유교의 중요한 사당인 동시에 유학을 가르치는 최고학교였다. 1398년(태조 7년)에 처음 세워졌지만 화재와 전쟁으로 1869년(고종 6년)에 전면 수리돼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이곳에는 이름도 독특한 휴교일이 있다. 바로 ‘공부자탄강일’이다. 공부자는 공자를 높여 부르는 말로, 공자의 탄생일에 공식적으로 휴강을 한다. 석가탄신일, 크리스마스와 같은 개념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생들만 알고 있는 휴강일인 셈이다. 
해가 잘 드는 곳은 벌써 노랗게 은행나무가 물들었다.
해가 잘 드는 곳은 벌써 노랗게 은행나무가 물들었다. ⓒ노윤지

가로수 아래에서 꼬리꼬리한 냄새가 풍겨온다.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씨앗에서 나는,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냄새다. 은행나무는 암수 구별이 가능한데, 은행이 열리는 나무가 암나무다. 서울 도심에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많이 쓰이는 이유가 있다. 추위나 더위에 잘 견디고 병충해에도 강하기 때문이다. 공해가 심한 지역에서도 오래 살아남고, 특히 공기정화나 도심의 열섬효과를 제거해주는 역할까지 한다고 한다.
고즈넉한 성균관대학교 캠퍼스 내의 모습
고즈넉한 성균관대학교 캠퍼스 내의 모습 ⓒ노윤지

때로는 발에 밟히는 은행으로 인한 고약한 냄새가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에 요즘에는 은행이 열리지 않는 수나무로 바꿔 심는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한다. 
성균관대학교 명륜당의 웅장한 은행나무
성균관대학교 명륜당의 웅장한 은행나무 ⓒ노윤지

오래된 은행나무가 우뚝 서있는 성균관대학교의 명륜당 앞마당은 서울의 대표적인 단풍 명소로 꼽힌다. 이 곳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원래 명륜당과 대성전에 있는 은행나무는 암나무로 씨앗이 많았었다고 한다. 은행 씨앗을 주우려는 백성들로 인해 학교인 성균관이 시끄러워지자 유생들이 나무 앞에서 제사를 지냈고 그 후 수나무로 성이 바뀌었다고 전해진다. 
400여 년의 오랜 역사를 지켜온 명륜당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돼 있다.
400여 년의 오랜 역사를 지켜온 명륜당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돼 있다. ⓒ노윤지

명륜당 앞마당에 은행나무를 심은 이유는 뭘까. 은행나무가 유교의 상징목인 까닭이다. 은행나무가 유학의 상징처럼 여겨진 것은 유학의 시조인 공자가 은행나무 아래에서 가르침을 베풀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부터다. 임진왜란으로 모두 불에 타버린 명륜당은 1602년에 새로 지었는데, 이 나무도 그때 심어졌다. 400년이 넘은 오랜 역사를 지켜온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제59호)로도 지정돼 있다. 
명륜당은 매해 가을이면 아름다운 단풍을 사진에 담으려고 사람들로 붐빈다.
명륜당은 매해 가을이면 아름다운 단풍을 사진에 담으려고 사람들로 붐빈다. ⓒ노윤지

웅장한 나무는 사계절 언제가도 멋지지만 노랗게 물든 가을에 특히 아름답다. 카메라만 들이대면 멋진 사진이 나오니 11월초 단풍이 절정일 때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나 가족사진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성균관은 주중 주말 관계없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11월~2월 동절기에는 5시30분까지다. 
바닥에 떨어진 단풍잎도 알록달록 가을 그림을 그린다.
바닥에 떨어진 단풍잎도 알록달록 가을 그림을 그린다. ⓒ노윤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대학캠퍼스는 부담없이 도심의 단풍을 즐기기 좋은 장소다. 더군다나 성균관대학교 캠퍼스 후문에서 삼청동으로 연결되는 길이 있다. 와룡공원으로 갈 수 있는 성곽길이 있어 가볍게 산책하기에 좋다. 이번 주말, 선선한 가을바람 맞으며 노란빛으로 덮인 성균관대학교를 지나 삼청동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가을 나들이를 떠나보면 어떨까.
아직 푸릇한 나무들도 가을이 깊어갈수록 단풍으로 절정을 이룰 것이다.
아직 푸릇한 나무들도 가을이 깊어갈수록 단풍으로 절정을 이룰 것이다. ⓒ노윤지

■ 성균관대학교 명륜당

○ 위치 : 서울시 종로구 성균관로 25-1
○ 가는법 : 지하철 4호선 혜화역 4번 출구에서 도보로 10분
○ 개장시간 : 3~10월 09:00~18:00, 11~2월 09:00~17:30

시민기자 노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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