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만난 우리의 영웅들
발행일 2021.08.20. 10:00
광복절을 맞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방문을 위해서는 코로나19 거리두기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방문 1일전까지 온라인 사전예약을 해야 한다.
광복76주년을 맞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는 ‘생존 애국지사 초상화 특별전’ 등이 열리고 있다. ⓒ이선미
‘2021 서대문 독립민주축제’도 함께 열리고 있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는 10옥사에서 생존 애국지사 초상화 특별전 '우리의 영웅! 오래오래 함께하고 싶습니다'가 진행되고 있다. 광복군 활동을 한 애국지사들과 학생운동, 국내 항일운동을 한 16분의 초상화를 제작했다. 준비하는 중에 지난 6월 임우철 지사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지난 6월 8일 세상을 떠난 임우철 지사의 초상에 검은 리본이 달려 있다. ⓒ이선미
광복군 활동을 한 네 분의 지사 가운데는 유일한 여성인 오희옥 지사와 이번 광복절에 고국으로 돌아온 홍범도 장군을 맞이한 김영관 지사도 있었다. 김영관 지사는 광복을 맞을 때까지 항일운동을 하고, 한국전쟁에도 참전했다. 광복절 아침에 행해진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식에서 유해 앞에 분향하고 거수경례를 하는 ‘마지막 광복군’을 보니 숙연해졌다. 직접 전시회 관람이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보훈처 유튜브 채널인 TV나라사랑(https://www.youtube.com/channel/UCCEbX3VmxVLeuGkM-XNTvNw)을 통해 온라인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광복군 활동을 한 생존 애국지사들의 초상화가 뭉클하다 ⓒ이선미
한쪽에는 ‘오늘을 만든 영웅에게 드리는 편지’를 쓸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놓았다. 한 어린이가 편지를 쓰고 있어서 살짝 봤더니 장문의 글을 쓰고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 딸을 데리고 왔다는 엄마가 말했다.
“부끄럽게도 전 처음 왔어요. 아이 덕분에 오게 됐네요.”
아이를 키우며 같이 역사를 배우고 있는 젊은 엄마가 예뻐 보인다.
“부끄럽게도 전 처음 왔어요. 아이 덕분에 오게 됐네요.”
아이를 키우며 같이 역사를 배우고 있는 젊은 엄마가 예뻐 보인다.
한 어린이가 애국지사에게 보내는 감사의 편지를 쓰고 있다. ⓒ이선미
초상화는 전시가 끝난 후 형무소를 방문한 학생들이 쓴 감사 편지와 함께 애국지사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이번 초상화는 임시정부 국회였던 임시의정원 의장을 지낸 조소앙의 조카 조범제 화백이 참여해 더 의미가 있다. ‘생존 애국지사 초상화 특별전’은 29일까지 이어진다.
초상화와 함께 독립지사 피규어도 전시하고 있다. ⓒ이선미
역사관 12옥사에서는 ‘2021 이달의 독립운동가’전도 진행되고 있다. 8월의 방에 들어가 보니,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의 가슴에서 일장기를 지우고 기사를 쓴 ‘조선중앙일보’ 사장 여운형과 동아일보’ 사장 송진우, 그리고 일장기 삭제를 주도해 해직된 이길용 기자가 주인공이었다.
‘2021 이달의 독립운동가’ 8월의 주인공은 일장기 말소 사건 관련자들이었다. ⓒ이선미
독립, 민주지사 56인의 풋프린팅도 전시 중이다. 서대문형무소는 일제 강점기에 경성감옥으로 개소한 이래 수천 명의 애국지사가 수감되었고, 유관순 열사는 이곳에서 순국하기도 했다. 독립 이후에는 인혁당재건위 사건부터 1987년 민주항쟁까지 수많은 이들이 갇히고 고난을 겪은 민주화운동의 현장이기도 했다. 풋프린팅은 ‘서대문 독립민주축제’의 하나로 지난 10년 동안 계속돼 왔다. 올해부터는 독립지사와 더불어 민주지사의 발자취도 함께 기억하고자 했다.
독립, 민주지사 풋프린팅에서 지난 2월 세상을 떠난 백기완 선생의 자취를 만났다. ⓒ이선미
한센병 환자들을 수감했던 건물을 지나니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한 항일 독립운동가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추모비가 보였다. 원형판에 새겨진 이름들은 여기서 사형당한 사람들의 이름이었다.
한센병을 앓는 수감자를 격리 수용하던 한센 병사 앞에 작은 연꽃이 피었다. ⓒ이선미
광복절을 맞이하여, 어린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방문객이 많았다. 부모들은 역사관 곳곳을 둘러보며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일제강점기부터 1987년 서울구치소로 이전하기까지 실제로 사형이 집행되었던 사형장에서도 내부 시설과 시구문까지 돌아보며 아빠가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광복절을 맞아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탐방객이 많았다. ⓒ이선미
수감자들의 감시와 통제를 위해 마련된 격벽장 주변에서는 광복 76주년 기념 깃발전 '독립군의 기 휘날리다'가 진행 중이다. 홍범도 장군과 김좌진 등 독립운동가 39인의 어록과 활동을 캘리그래피로 표현한 깃발들이 바람에 세차게 휘날렸다.
격벽장 주변에 독립운동가 39인의 어록을 표현한 깃발이 나부끼고 있다. ⓒ이선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는 과거를 잊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찾아오는 국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외벽에 걸린 대형 태극기는 너나없이 인증사진을 찍는 자랑스러운 배경이 되고 있다.
광복을 맞은 지 76년 만에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아직도 제자리를 찾아야 할 많은 것들이 있다. 안중근 의사의 유해 역시 그렇다. 효창공원에 마련된 가묘가 하루빨리 주인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광복을 맞은 지 76년 만에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아직도 제자리를 찾아야 할 많은 것들이 있다. 안중근 의사의 유해 역시 그렇다. 효창공원에 마련된 가묘가 하루빨리 주인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서대문형무소 외벽의 대형 태극기는 보기만해도 가슴이 웅장해진다 ⓒ이선미
사형장 앞에 심어졌던 ‘통곡의 미루나무’ 너머 원형의 격벽장과 수감자들이 늘 바라보았을 인왕산이 푸르다. ⓒ이선미
■ 서대문형무소역사관
○ 위치 :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251
○ 운영시간 : 매일 09:30 - 18:00, 동절기는 ~17:00 (입장마감은 관람종료30분전)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추석
○ 입장료 : 성인 3,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 홈페이지 : https://sscmc.or.kr (매 시간당 100명 온라인 사전예약. 잔여분에 한해 현장 접수 가능)
○ 문의 : 02-360-8590~1
○ 운영시간 : 매일 09:30 - 18:00, 동절기는 ~17:00 (입장마감은 관람종료30분전)
○ 휴무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추석
○ 입장료 : 성인 3,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 홈페이지 : https://sscmc.or.kr (매 시간당 100명 온라인 사전예약. 잔여분에 한해 현장 접수 가능)
○ 문의 : 02-360-8590~1
■ 2021 서대문독립민주축제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