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그 음악을 제발 틀어주세요~
발행일 2021.08.20. 11:00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FM 일일 디제이' 체험기
“그 음악은 제발 틀지 마세요. DJ~.” 학창 시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가요에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던 노래다. 이 노래를 듣기 전에는 디제이(DJ)라는 용어를 몰랐다. 디제이는 디스크자키(disk jockey)를 줄인 말이다. ‘디스크(disk)’는 오늘날 흔히 LP라고 부르는 레코드 매체를 가리키는 말이고 ‘자키(jockey)’는 ‘기수, 몰이꾼’이라는 뜻이다. 디제이는 음악으로 청취자를 이끌어가는 사람이다.
지금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영상을 즐겨 본다. 그런데 과거엔 달랐다. 시청각 매체로 유일하게 지상파 TV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24시간 방송하지 않았다. 오후 6시까지 기다려야 TV에서 프로그램을 방송하니 낮 시간대에는 대신 라디오를 틀어놓고 지냈다. 라디오를 즐겨듣는 어머니는 집에 계실 때마다 라디오를 틀어두셨다. 그 덕분에 필자도 어릴 적부터 라디오의 소리에 익숙해졌다.
지금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영상을 즐겨 본다. 그런데 과거엔 달랐다. 시청각 매체로 유일하게 지상파 TV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24시간 방송하지 않았다. 오후 6시까지 기다려야 TV에서 프로그램을 방송하니 낮 시간대에는 대신 라디오를 틀어놓고 지냈다. 라디오를 즐겨듣는 어머니는 집에 계실 때마다 라디오를 틀어두셨다. 그 덕분에 필자도 어릴 적부터 라디오의 소리에 익숙해졌다.
서울생활문화센터는 생활음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음악과 문학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윤혜숙
라디오 프로그램마다 시작을 알리는 시그널 음악이 있다. 시그널 음악과 함께 디제이의 부드럽고 활기찬 목소리가 들린다. 디제이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안 청취자가 엽서로 보내준 사연을 읽은 뒤 청취자가 선곡한 곡을 들려준다. 라디오 프로그램을 애청하면서 어느 순간 디제이의 목소리가 친숙하게 들렸다. 그러면서 막연하게 그들의 삶을 동경했다. 좋아하는 음악을 실컷 들으면서 일하는 디제이의 일상이 부러웠다. 그런데 그뿐이었다. 그때만 해도 지방 소도시에서 살고 있었던 필자는 나중에 디제이가 되어야겠다는 꿈조차 제대로 꾸지 못했다.
매주 금요일 오후3시 낙원FM 일일디제이를 체험할 수 있다.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며칠 전 종로3가 낙원악기상가를 지나가다 우연히 포스터를 보았다.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에서 ‘일일 디제이 체험’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그 순간 가슴이 콩닥콩닥 뛰기 시작했다. 학창 시절 막연히 라디오 디제이를 부러워했던 소녀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접속해서 매주 금요일 오후 3시부터 30분간 진행하는 '일일 디제이 체험하기'를 신청했다. 그리고 며칠 뒤 연락이 왔다. 8월 13일 금요일 오후 3시로 시간을 정하고 그 전날 선곡한 곡 리스트를 PD에게 전달해주기로 했다. PD로부터 예시가 될 만한 대본도 받았다.
일일 디제이를 체험하기 전 미리 선곡과 해설을 넣어서 대본을 작성했다. ⓒ윤혜숙
PD가 건네준 대본을 훑어보면서 주제가 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주제에 따라 한 편의 기사를 작성하듯이 한 편의 대본을 작성하기로 했다. 먼저 주제를 정한 뒤 거기에 맞춰서 선곡하고 해설을 덧붙여서 대본을 구성하고 싶었다. 그래서 몇 가지 주제를 선정한 뒤 어떤 것으로 선택하는 게 나을지 저울질했다. 며칠을 고심한 끝에 ‘클래식에 가사를 입히다’라는 주제를 정했다. 대중가수가 부른 국내외의 클래식 곡들을 뽑아봤다. 과거완 달리 지금은 어떤 곡이든 제목이나 가사의 일부만 알아도 유튜브로 검색해서 곡 전체를 들을 수 있다. 그래서 필자가 선곡한 곡들의 정확한 이름과 노래를 부른 가수를 찾을 수 있었다.
최종 8편의 노래를 선정했다. 노래를 순차적으로 소개해야 하므로 연관 관계를 고려해서 순서를 정했다. 일일 디제이를 체험하기 전날 담당 PD에게 선곡 리스트에 순번을 매겨서 보냈다. 해설은 노래의 배경이 되는 클래식에 대한 소개로 쉽사리 구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필자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제목도 정했다. ‘오후의 음악 산책’이다. 디제이의 이름은 글을 쓸 때의 예명인 주희로 정했다. 주제가 정해지니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최종 8편의 노래를 선정했다. 노래를 순차적으로 소개해야 하므로 연관 관계를 고려해서 순서를 정했다. 일일 디제이를 체험하기 전날 담당 PD에게 선곡 리스트에 순번을 매겨서 보냈다. 해설은 노래의 배경이 되는 클래식에 대한 소개로 쉽사리 구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필자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의 제목도 정했다. ‘오후의 음악 산책’이다. 디제이의 이름은 글을 쓸 때의 예명인 주희로 정했다. 주제가 정해지니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 PD와 함께 대본을 보면서 리허설을 했다. ⓒ윤혜숙
대본을 작성한 뒤 리허설을 하면서 목소리를 녹음해봤다. 클래식을 소개하는 자리인 만큼 필자의 목소리가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들리는 게 좋겠단 생각이었다. 서너 번 녹음과 청취를 반복하면서 대본을 다듬어나갔다. 처음엔 목소리가 대본을 읽는 듯 어설펐지만, 차츰 평상시 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들렸다. 그리고 가족들에게도 녹음한 목소리를 들려주면서 피드백을 받았다.
일일 디제이를 체험할 곳은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N스페이스였다.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은 건물이 독특하게 세로로 길고 두 개의 건물로 나뉘어 있다. 종각 방향에 첫 번째 방인 낙원역사갤러리가 있고, 안국동 방향으로 강의실, 회의실, 악기보관소, 안내센터가 하나의 건물에 있다. 그리고 횡단보도를 건너 여섯 번째 방인 N스페이스부터 연습실(소), 녹음스튜디오, 연습실(대), 사무실, 수리수리공작소가 또 다른 건물에 있다.
일일 디제이를 체험할 곳은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N스페이스였다.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은 건물이 독특하게 세로로 길고 두 개의 건물로 나뉘어 있다. 종각 방향에 첫 번째 방인 낙원역사갤러리가 있고, 안국동 방향으로 강의실, 회의실, 악기보관소, 안내센터가 하나의 건물에 있다. 그리고 횡단보도를 건너 여섯 번째 방인 N스페이스부터 연습실(소), 녹음스튜디오, 연습실(대), 사무실, 수리수리공작소가 또 다른 건물에 있다.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은 종로3가 낙원악기상가에 있다. ⓒ윤혜숙
N스페이스에 도착하니 통유리로 되어 있어서 바깥에서 실내가 환히 보였다. 행인들이 관심만 있다면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정도다. 바깥에 스피커가 있어서 행인들이 N스페이스에서 진행하는 낙원FM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다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그러면 자연스레 이곳이 음악과 함께 하는 공간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텐데.
서울생활문화센터는 생활음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음악과 문학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악기기증·나눔, 스타콘텐츠 시민공유갤러리, 폐악기로 뚝딱뚝딱 공방체험 등 시민들과 함께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생활문화 동아리들의 창작과 연습, 그리고 공연을 위한 공간으로 대관하고 있다. 필자가 일일 디제이를 체험하는 N스페이스는 행사, 네트워크 파티, 간단한 공연 등으로 최대 2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서울생활문화센터는 생활음악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음악과 문학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악기기증·나눔, 스타콘텐츠 시민공유갤러리, 폐악기로 뚝딱뚝딱 공방체험 등 시민들과 함께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생활문화 동아리들의 창작과 연습, 그리고 공연을 위한 공간으로 대관하고 있다. 필자가 일일 디제이를 체험하는 N스페이스는 행사, 네트워크 파티, 간단한 공연 등으로 최대 2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PD가 일일 디제이를 체험하는 초보자를 편안하게 이끌어줬다. ⓒ윤혜숙
필자를 반갑게 맞아준 PD는 필자의 선곡한 노래들을 차례대로 준비해두고 있었다. PD의 안내에 따라 디제이 자리에 앉아서 실제 상황처럼 리허설을 했다. 시그널 음악 소리가 커졌다 작아지면서 디제이가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도입부를 연습했다. 집에서 연습할 때와는 또 다르게 긴장되었다. PD가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옆에서 “지금 잘하고 있다”며 긴장을 풀어주었다.
대기하는 동안 주변을 살펴보니 필자의 앞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커다란 모니터에 필자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실시간 유튜브로 프로그램을 송출할 준비가 갖춰졌다. 오후 3시 정각 드디어 ‘오후의 음악산책’을 시작했다. 간신히 인사말을 하고 첫 번째 곡이 흘러나올 때 PD가 손뼉을 쳤다. 일단 첫 해설이 무사히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 다음부턴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대기하는 동안 주변을 살펴보니 필자의 앞에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고, 커다란 모니터에 필자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실시간 유튜브로 프로그램을 송출할 준비가 갖춰졌다. 오후 3시 정각 드디어 ‘오후의 음악산책’을 시작했다. 간신히 인사말을 하고 첫 번째 곡이 흘러나올 때 PD가 손뼉을 쳤다. 일단 첫 해설이 무사히 끝났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 다음부턴 조금 더 편안한 마음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모니터로 실시간 댓글을 볼 수 있다. ⓒ윤혜숙
두 번째 곡이 흘러나올 때 PD가 필자에게 조언했다. 실시간 댓글이 올라온다면서 댓글도 읽어주라고 했다. 그러면 진행하는 게 조금 더 편해질 거라고. 실시간 유튜브에서 청취하고 있는 분들이 여럿 있었다. 감사하게도 그분들이 즉석에서 댓글을 남겨주었다. 스마트폰으로 유튜브에 들어가 보니 필자의 진행을 응원하거나 곡에 대한 느낌 등을 담은 내용이 나왔다. 댓글을 쭉 읽어보니 디제이로서 자신감이 생겼다. 댓글을 소개하면서 청취자와 소통을 하며 생방송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 첫 프로그램 진행이다보니 미처 모든 댓글을 다 소개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30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렇게 오늘의 일일 디제이 체험은 끝났다. 금요일 오후 3시 시간대가 실시간으로 많은 청취자를 불러들일 수는 없었다. 더구나 인지도가 전무한 초보 디제이의 체험이지 않은가! 유튜브에서 언제든 프로그램을 다시듣기 할 수 있으니 지금부터 청취자의 반응을 살펴봐야겠다.
30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렇게 오늘의 일일 디제이 체험은 끝났다. 금요일 오후 3시 시간대가 실시간으로 많은 청취자를 불러들일 수는 없었다. 더구나 인지도가 전무한 초보 디제이의 체험이지 않은가! 유튜브에서 언제든 프로그램을 다시듣기 할 수 있으니 지금부터 청취자의 반응을 살펴봐야겠다.
라디오 세대인 필자는 일일 디제이를 체험하면서 학창 시절 추억에 잠길 수 있었다. ⓒ윤혜숙
7080세대인 필자는 라디오를 즐겨 들으면서 성장했다. 이번 라디오 디제이 체험은 그야말로 인생에서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다. 학창 시절 라디오를 들으면서 디제이의 삶을 동경했는데, 뒤늦게 학창 시절의 추억을 소환하면서 현실에서 디제이가 되어 그 꿈을 실현해 본 셈이다. 낙원FM 일일 디제이 체험은 필자의 또 다른 도전과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필자처럼 라디오에 대한 추억이 있거나 라디오 디제이를 희망하는 분들이라면 낙원FM 일일 디제이를 신청해 보기를 바란다. 30분의 체험이 두고두고 오랜 즐거움으로 남게 될 것이다. 참여 문의는 02-6959-8323으로 문의하거나 nakwon2019@naver.com으로 참여신청 메일을 보내면 된다. 모든 게 낯설고 서툴다고 해도 걱정 없다. 낙원FM PD가 친절하게 여러분을 디제이의 세계로 이끌어줄 것이다.
필자처럼 라디오에 대한 추억이 있거나 라디오 디제이를 희망하는 분들이라면 낙원FM 일일 디제이를 신청해 보기를 바란다. 30분의 체험이 두고두고 오랜 즐거움으로 남게 될 것이다. 참여 문의는 02-6959-8323으로 문의하거나 nakwon2019@naver.com으로 참여신청 메일을 보내면 된다. 모든 게 낯설고 서툴다고 해도 걱정 없다. 낙원FM PD가 친절하게 여러분을 디제이의 세계로 이끌어줄 것이다.
■ 서울생활문화센터 낙원
○ 위치 : 서울 종로구 삼일대로 428 생활문화큐브
○ 가는법 : 지하철 종로3가역 5번 출구에서 106m
○ 홈페이지: http://nakwon-communityart.or.kr/
○ '낙원FM 일일 디제이 체험' 신청
- 신청방법 : 전화(02-6959-8323) 또는 이메일(nakwon2019@naver.com)로 참가신청
○ 유튜브 바로가기 : https://www.youtube.com/channel/UCFDq_oOIBf5lmFUuICryPT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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