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가 꿈틀~ 계남공원 숲체험하고 꽃잎부채도 만들어요!

시민기자 노윤지

발행일 2021.08.10. 13:21

수정일 2021.08.10. 17:33

조회 2,580

양천구 신정산 계남공원에서 숲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양천구 신정산 계남공원에서 숲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노윤지

한낮, 밖에 서 있기만 해도 주르륵 땀이 흐른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벗지 못해 올해 유난히 더운 여름이다. 하지만 도심에 위치한 숲에만 가더라도 울창한 나무 그늘 아래 시원한 숲 속 바람이 더위를 식혀준다. 덕분에 다양한 숲체험 프로그램도 늘고 있다. 특히 여름방학에 마땅히 갈 곳 없어 고민하는 분들에게는 좋은 학습의 장이 될 것이다.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사이트에서 숲 관련 키워드를 검색하면 자치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숲체험 및 프로그램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 숲체험 프로그램은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사이트에서 예약할 수 있다.
서울시 숲체험 프로그램은 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사이트에서 예약할 수 있다. ⓒ노윤지

양천구에 위치한 신정산 계남공원에서도 숲해설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필자는 토요일마다 열리는 ‘숲에서 꾸미는 가족사진’이란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가족단위로 신청해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함께 오는 분들이 많았다. 신청 후 사전 안내문자를 통해 정확한 진행시간 및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체험 장소가 숲이라서 벌레(모기) 퇴치 스프레이와 물은 꼭 챙겨가야 한다. 

모임 장소인 계남근린공원유아숲체험원장 입구에 도착해, 숲해설사의 안내를 받아 체온 측정 및 신청자 명단을 작성 후 체험 활동을 시작했다. 확실히 숲에 오니 나무가 울창해서인지 도심보다 체감온도가 낮은 듯했다. 이곳 양천구 신정산 계남공원은 유아숲체험장으로 잘 알려진 곳이다. 지난 2015년에 우렁바위 유아숲체험장을 조성해 아이들이 자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양천구 신정산 계남공원 내 조성된 유아숲체험원
양천구 신정산 계남공원 내 조성된 유아숲체험원 ⓒ노윤지

숲해설사의 소개를 시작으로 따라 부르기 쉬운 노래와 율동으로 가볍게 몸을 풀어줬다. 아이들도 곧잘 따라하며 즐겁게 체험에 나섰다. 사실 '숲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있었지만, 마지막에는 할 게 많아서 오히려 시간이 촉박했다. 평소에는 무심하게 지나쳤던 숲의 모습을 자세히 볼 수 있는 경험이었다. 특히 거울로 나무와 하늘의 모습을 비추었을 때 만난 색다른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다음에 산이나 공원에 갈 때 울창한 나무 사이에서 하늘을 향해 거울을 비춰보면 어떨까. 
거울로 비추어진 숲의 모습이 새롭다.
거울로 비추어진 숲의 모습이 새롭다. ⓒ노윤지

숲해설사를 따라 장소를 이동하면서 자연의 이야기도 귀담아들을 수 있었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 중 하나가 대왕참나무다. 잎 모양이 임금 왕(王)을 닮은 대왕참나무는 올림픽의 꽃인 마라톤 우승자에게 부상으로 수여하는 나무라고 한다. 1936년에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손기정 선수가 금메달을 땄을 때, 월계관과 함께 참나무 묘목을 수여받았다. 올림픽 당시 일제강점기였던 탓에 손기정 선수는 가슴에 일장기가 달려 있었지만 참나무 묘목을 품에 안고 일장기를 가렸던 사진은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이때 가져온 묘목이 바로 중구에 위치한 손기정기념관 옆에 크게 자라고 있다. 
숲해설사가 나무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숲해설사가 나무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노윤지

봄을 대표하는 벚나무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보통 꽃나무에는 벌과 나비가 찾아오는데 벚나무에는 벌과 나비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대신 개미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개미와 벚나무 간의 무언의 거래 때문이라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벚나무의 입자루에는 밀샘이라는 꿀주머니를 갖고 있는데, 개미는 꿀주머니속의 꿀을 먹고 벚나무에 오는 벌레들을 막아주는 것이다. 고려시대에 팔만대장경 경판을 만드는 재료에도 벚나무가 쓰였다는 이야기도 놀라웠다.  
울창한 숲에서 모처럼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고 있는 참가자들
울창한 숲에서 모처럼 여유로운 주말을 보내고 있는 참가자들 ⓒ노윤지

나무 막대기로 바닥을 살살 파헤쳐 보면 보물을 발견할 수 있다는 말에 모두들 앉아서 찾아보았다. 보물은 바로 지렁이였다. 지렁이의 배설물에는 식물의 생장에 필요한 영양분이 많이 있는 자연의 선물이기도 하다. 또한 지렁이가 땅속을 왔다 갔다 하면서 만든 공간은 공기를 잘 통하게 해주고 물을 많이 흡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요즘 비가 많이 내려 흙이 촉촉한 상태라 여기저기서 지렁이를 볼 수 있었다. 
숲체험 중 참가자들이 둘러앉아 지렁이를 찾고 있다.
숲체험 중 참가자들이 둘러앉아 지렁이를 찾고 있다. ⓒ노윤지

이어서 자연재료를 활용해 부채를 만드는 시간도 가져보았다. 면봉을 사용해 그림을 그리고 복분자나 나무의 열매를 이용해 색칠을 하고 꽃잎으로 알록달록 붙여서 나만의 부채를 만들었다. 무더운 날씨이지만 더위도 잊게 해준 숲에서의 재미있는 체험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자연재료를 이용한 부채 만들기 체험이 진행됐다.
자연재료를 이용한 부채 만들기 체험이 진행됐다. ⓒ노윤지

선선한 바람과 나뭇잎 사이로 비치는 햇살, 매미 울음소리 등 자연이 주는 선물로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듯했다. 실제로 숲에서의 활동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호르몬을 감소시키고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싱그러운 여름 숲에 다녀오니 봄과 가을, 겨울 변해갈 숲의 모습도 기대가 된다. 즐거움과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도심 속 숲으로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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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기자 노윤지

익숙하지만 새로운, 서울시의 여러 방면을 직접 현장에서 경험하여 알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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