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낭만 산책 추천! 경춘선숲길에 새로운 명소 등장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1.07.09. 13:17

수정일 2021.07.09. 17:29

조회 739

경춘선숲길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한다. 1939년 건립돼 2010년 폐역이 된 국가등록문화재 ‘구 화랑대역’이 있는가 하면, 지난해 ‘노원달빛산책’에 전시됐던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당현천 물길 따라 밤을 수놓던 작품들을 기찻길 옆 오솔길에서 만나는 것도 또 다른 느낌이다. 
‘노원달빛산책’에 전시됐던 작품을 경춘선숲길에서 만날 수 있다.
‘노원달빛산책’에 전시됐던 작품을 경춘선숲길에서 만날 수 있다. ⓒ이선미

낯익은 풍경 속에 새로운 조형물도 눈길을 끌었다. SF영화 ‘아바타’에 등장하는 장면처럼 높이 7미터, 너비 10미터 대형 꽃나무가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걸이화분 1,500개 사이에 40개의 조명볼을 설치한 아바타 트리 아래에도 풍성한 화단이 자리하고 있었다. 더위가 한창일 때는 꽃그늘 아래 좋은 쉼터가 될 것 같다.
경춘선숲길에 거대한 아바타 트리가 세워졌다.
경춘선숲길에 거대한 아바타 트리가 세워졌다. ⓒ이선미

기차 형태의 글라스에서 미디어아트가 펼쳐지는 미디어트레인도 시민들에게 인기가 있었다. 미디어트레인 앞에 설치된 터치스크린 방식 단말기에서는 ‘자연을 그린 작가 전’의 작품과 작가 소개도 찾아볼 수 있다. 
미디어아트가 펼쳐지는 미디어트레인이 경춘선숲길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되었다.
미디어아트가 펼쳐지는 미디어트레인이 경춘선숲길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되었다. ⓒ이선미
단말기를 통해 미디어아트 ‘자연을 그린 작가 전’의 작가와 작품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단말기를 통해 미디어아트 ‘자연을 그린 작가 전’의 작가와 작품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다. ⓒ이선미

매일 저녁 6시부터는 매시간 정시에 20분 동안 오션, 공룡 테마 컬러링, 셀카 체험도 할 수 있다. 젊은 부부가 재미있게 물고기를 색칠하고 있었다. 색칠을 마치고 ‘전송’을 누르면 미디어아트에 반영이 된다고 한다. “오늘은 아이들이 없어서 제 차지가 되네요.” 아내가 즐거운 목소리로 알려주었다.
밤이 되면 ‘미디어트레인’에서는 꽃이 피고 물고기들이 헤엄을 친다.
밤이 되면 ‘미디어트레인’에서는 꽃이 피고 물고기들이 헤엄을 친다. ⓒ이선미

5월 개관한 갤러리에서는 ‘아시아의 탈(가면)’ 전이 열려

지난 5월 8일 경춘선숲길에 새롭게 문을 연 갤러리에서는 '아시아의 탈(가면)전'이 열리고 있다. 미카 증기기관차와 목예원 사이에 위치한 갤러리는 자재 창고로 쓰던 컨테이너 4량을 개조해 꾸몄다고 한다. 
경춘선숲길 갤러리에서 ‘아시아의 탈(가면)’ 전이 열리고 있다.
경춘선숲길 갤러리에서 ‘아시아의 탈(가면)’ 전이 열리고 있다. ⓒ이선미
자재창고로 쓰던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든 갤러리 입구
자재창고로 쓰던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든 갤러리 입구 ⓒ이선미

갤러리에 들어서 기기묘묘한 탈들 사이를 걸으니 다른 세상에 들어선 것 같았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캄보디아, 인도, 네팔과 라오스,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18개국의 가면 200여 점이 함께 전시 중이다.
아시아 18개국에서 온 200여 개의 탈(가면)이 전시되고 있다.
아시아 18개국에서 온 200여 개의 탈(가면)이 전시되고 있다. ⓒ이선미

‘가면은 영혼의 예술이다’라는 전시의 부제처럼 가면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의 삶과 함께한 문화의 일부였다. 원시 시대에도 존재했던 탈은 특히 유목생활보다 농경민족에게 의미가 있었는데 풍년을 기원하는 제의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신성한 대상을 숭배할 때나 악귀를 막고 종교의식을 행할 때도 탈과 가면은 빠지지 않는 도구였다. 
종교적 행사에서 신과 동격의 의미로 사용되던 가면도 점차 춤과 연극, 축제 등을 통해 예능 가면으로 변모했다. 이제는 주술적 목적보다 예술적인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사자춤 바롱 가면. 상상의 동물인 바롱은 선한 수호자 기능을 했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사자춤 바롱 가면. 상상의 동물인 바롱은 선한 수호자 기능을 했다고 한다. ⓒ이선미

'아시아의 탈(가면)전'이 경춘선숲길 갤러리에서 열리는 데는 지역의 정체성과도 관련이 있다. 지금의 노원구는 조선시대에 양주군 노해면이었다. 이 지역에서는 ‘양주 별산대 놀이’가 전승되었다. 노원구는 이를 모티프로 2013년부터 ‘노원 탈축제’를 진행해 왔다. 탈춤이 아니라 탈이라는 오브제를 활용한 형태의 축제로는 거의 유일하다.  그런 의미에서 경춘선숲길에서 열리는 탈 전시가 제자리를 찾은 듯 자연스러워 보였다. 옛사람들의 영혼이 담겨 있는 탈들을 보니 아시아 18개국 사람들의 문화와 만나는 듯했다.
풍자와 해학이 가득 담긴 우리나라 탈
풍자와 해학이 가득 담긴 우리나라 탈 ⓒ이선미
수많은 인도 힌두교 신들을 다양한 가면으로 표현했다.
수많은 인도 힌두교 신들을 다양한 가면으로 표현했다. ⓒ이선미

'아시아의 탈(가면)전'은 7월 18일까지 이어진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2시에는 아시아의 탈에 대한 해설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오는 16일에는 퓨전국악단체 아요풍류의 공연도 준비되어 있다. 
'아시아의 탈(가면)전'은 7월 18일까지 이어진다.
'아시아의 탈(가면)전'은 7월 18일까지 이어진다. ⓒ이선미

경춘선숲길은 끊임없이 변신을 이어가는 중이다. 올 하반기에는 기차카페도 개관할 예정이고 시간박물관과 철도미니어처 전시관 조성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역사와 문화, 과거와 현재를 이어나가는 경춘선숲길의 끊임없는 변신이 반갑다.

■ 경춘선숲길 갤러리 '아시아의 탈(가면)전’

○ 위치 : 경춘선숲길 갤러리
○ 운영시간 
- 평일(화~금요일) 14:00-20:00, 주말 (토~일요일) 12:00-20:00
- 매주 토~일요일(10~11일, 17~18일) 14:00 해설 프로그램 진행
○ 문의 : 02-2289-3440

시민기자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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