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큰 시집'의 주인공은 바로 당신입니다!

시민기자 정지영

발행일 2021.06.24. 11:30

수정일 2021.06.24. 15:34

조회 1,613

2021년 지하철 시민 창작시 공모전 포스터 ⓒ서울특별시
2021년 지하철 시민 창작시 공모전 포스터 ⓒ서울특별시

 숨 가쁘게 돌아가는 서울의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마지막으로 언제 '시(詩)'를 읽었는지 잊는 순간이 온다. 보통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를 덮는 시점 이후로 '시(詩)'는 많은 이들의 인생에서 비일상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시가 당신을 기다리는 곳이 있다. 흔히들 '스크린도어'라고 부르는 승강장 안전문이다.

 승강장 안전문이 시집이 된 것은 2011년부터이다. 매년 이뤄진 공모전을 통해 차츰 '세상에서 가장 큰 시집'의 페이지를 채워나갔다. 작년에는 무려 3,418편의 시가 접수되어 10: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고 한다. 올해도 '서울문학진흥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새롭게 설치될 창작 시 공모전을 개최한다. 올해 선정될 208편의 시는 지하철 1~9호선, 분당선 등 314개 역의 승강장 안전문에 게시되어 시민의 일상에 스며들 예정이다.
2019년 당선작 '김용옥 시인 -『놓고 보니 꽃』뒤로 지나가는 6호선 열차. ⓒ정지영
2019년 당선작 '김용옥 시인 -『놓고 보니 꽃』뒤로 지나가는 6호선 열차. ⓒ정지영
2018년 당선작인 박헌정 시인의『좀도리 쌀』동묘앞역에서 볼 수 있다. ⓒ정지영
2018년 당선작인 박헌정 시인의『좀도리 쌀』동묘앞역에서 볼 수 있다. ⓒ정지영

이번 페이지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공모전 홈페이지(http://subwaypoem.kr/)에 찾아가 보자. 기성 문인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접수할 수 있다. 단, 승강장 안전문에 설치되어야 하는 특성상 분량 제한에 유의해야 한다. 아무리 좋은 시라도 분량을 초과한다면 선정될 수 없으니, '참가안내' 메뉴에서 꼼꼼하게 요건을 읽고 창작하도록 하자.

제출된 시는 문학 관련 전문가, 성인지 전문가 등 10인 이내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거쳐 선정 여부가 결정된다. 8월 31일 선정작이 발표되며, 발표된 작품은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지하철 승강장 안전문에 2년간 게시된다.
2019년 제38회 중앙시조대상 수상자 강현덕 시인의『길』이 보인다. ⓒ정지영
2019년 제38회 중앙시조대상 수상자 강현덕 시인의『길』이 보인다. ⓒ정지영

 물론 우리는 시인보다는 독자가 될 확률이 높다. 다음 지하철이 오기까지 시간이 남았다면, 그림이 걸린 전시회장을 거닐듯 천천히 승강장을 거닐어보자. 시민 당선작과 애송시·추천시가 섞여있기 때문에, 새로운 시만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언젠가 보았던 익숙한 구절이 독자 여러분을 다시 반기기도 할 것이다.

그러다 보면 그냥 스쳐 지나가기 아쉬운 시를 만나게 되는 때가 오는 모양이다. 포털이나 SNS에서 '지하철 시'를 검색하면 시민들이 즉석에서 스마트폰을 들어 찍은 사진들을 볼 수 있다. 필자도 종종 맘에 드는 시를 찍는 관계로, 스마트폰 앨범 속에 맞춤 미니 시집이 생긴 적도 있다. 보통 승강장 안전문이 투명하다 보니, 사진 속에는 대개 필자 본인이 시 뒤로 비쳐 보인다. 그렇게 서울의 시민은 시화가 되고, 시는 일상이 되어가나 보다. 그렇기에 이번 공모전이 시민들을 또 다른 시화로 만들어줄 시를 발굴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

■ 2021 지하철 시민 창작시 공모전

○ 공모 마감일 : 2021.07.08 (목)
○ 선정작 발표일 : 2021.08.31(화) 예정
○ 접수방법 : 공모전 홈페이지 ( http://subwaypoem.kr/ ) - '작품 응모' 메뉴 (※방문·우편 접수 불가)
○ 창작 시 1인당 1편 응모 가능
○ 주제 :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소재의 작품
○ 분량 : 제목, 성명 제외하고 A4용지 1매 작품 내용 15줄 이내 (연과 연 사이 줄바꿈 포함) / 행은 글자 사이 띄어쓰기 포함 20자 이내(쉼표, 마침표는 제외)
○ 2년간 게시, 원고료 미지급
○ 표절·선정성·성차별 등 부적정 논란 발생 시, 수상 취소 및 삭제될 수 있음
○ 문의 : 공모전 사무국 070-7566-9993

시민기자 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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