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선배의 경험을 듣다! 온라인 직무멘토링 현장

시민기자 김해준

발행일 2021.05.31. 15:52

수정일 2021.05.31. 16:37

조회 1,006

온라인 직무멘토링 '랜선잡(JOB)담(TALK)' ②용산 드래곤즈

대면 면접 한 번도 힘든 코로나 시대, 사회진입을 준비하는 청년들은 어디서부터 정보를 얻어 어떻게 준비해야하는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런 청년들의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가 청년들과 현직자들을 연결하는 ‘랜선잡(Job)담(Talk)’을 운영한다. ‘랜선잡담’은 공익을 위해 자신의 직업 전문성을 나누겠다고 나선 ‘성장 파트너’인 ‘프로보노(Probono)’와 해당 기업이나 업무에 관심을 갖고 있는 대학생 청년(만 19~34세 미만)들이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멘토링 프로그램이다.

이번 5월에는 삼일회계법인, 아모레퍼시픽, CJ CGV, HDC신라면세점, HDC현대산업개발 등 용산구 일대에 위치한 기업들이 모인 연합 봉사단 ‘용산 드래곤즈’가 프로보노로 나섰다. 그 중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뷰티기업 아모레퍼시픽의 사업기획부 현직자와의 ‘랜선잡담’이 지난 21일 화상회의 앱 줌(ZOOM)에서 마련되었다.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청년 멘티들과 프로보노는 긴장되지만 설레는 인사를 나눴다. 사업기획부는 이름부터 추상적인 만큼, 청년들은 모두 직무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였다. 프로보노는 이에 친절하게 웃으며 부서에 대한 간략한 설명부터 시작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에서 '랜선잡(job)담(talk)'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자원봉사센터에서 '랜선잡(job)담(talk)'을 진행하고 있다.ⓒ서울시자원봉사센터

사업기획부란?

기업의 경영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앙 부서입니다. 사업기획부에서는 경영 목표를 수립하고, 시장 내에서 기업의 운영 전략을 준비하며, 기업의 성과나 시장의 추이 등 최종 결정권자들이 의사결정을 하는 데에 필요한 자료를 정리합니다. 이번에 아모레퍼시픽에서 ‘오프화이트(Offwhith)’라는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했었죠? 그와 같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하는 것도 사업기획부의 일입니다. 또 부서와 부서를 연결하고 합동 업무를 중간에서 조정, 중재하는 역할도 합니다. 

사업기획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떤 전공을 하는 게 유리한지?

사업기획부는 보통 신입사원을 뽑지 않는 부서입니다. 그 기업의 전체적인 운영 상황에 대해 깊은 이해와 탄탄한 실무 경험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정해진 커리어 패스 같은 것도 없어요. 저는 영업팀으로 입사해 다른 여러 부서를 거친 후 여기에 왔습니다. 대학에서 무엇을 전공했는지도 별로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저희 부서만 해도 10명 중에 단 한 명도 학부에서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았습니다. 대학교에서 무언가 배운 것을 업무에 직접 응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전공 자체가 취업이나 부서 발령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업무를 하는 데에 도움이 됐던 자격증이나 경험은?

회사 업무나 부서에 올 때 필요했던 자격증은 특별히 없었습니다. 저도 취업 준비를 하면서 단발성으로 자격증을 여러 개 땄는데, 결국 중요한 건 내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예전에 다른 부서에서 일을 하면서 인턴 사원을 뽑았던 적이 있어요. 그 때 중시했던 것도 경험이었습니다. 업무와 관련된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게 좋아요. 마케팅의 경우 공모전 같은 게 있겠죠. 그리고 또 회사에 대한 관심이나 열정도 중요하게 봅니다. 하지만 어학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특히 제가 여러분 나이로 다시 돌아가서 무언가 준비한다면 중국어를 할 것 같아요. 아모레퍼시픽도 오랫동안 해외 진출을 계획해 왔는데, 매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중국입니다. 동남아 쪽도 주목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책을 꼭 많이 읽으세요. 경영 전공 수업을 듣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관심이 있는 업무와 관련된 좋은 책을 읽는 게 더 효율적인 것 같아요. 회사를 다니면 책 읽을 시간이 더 없어지거든요. 
용산구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사옥 전경
용산구에 위치한 아모레퍼시픽 사옥 전경 ⓒ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

아모레퍼시픽의 사업기획부가 다른 기업보다 특히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은?

아모레퍼시픽은 아주 옛날부터 있었던 방문판매를 시작으로 각 브랜드의 오프라인 원 브랜드 샵, 온라인 샵까지 굉장히 다양한 유통 채널을 가지고 있어요. 이미 저희 부서에서 올해 할 일은 작년의 계획대로 끝냈고, 요즘은 내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고객들이 어떤 채널을 이용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요. 또 여러 브랜드들을 보유한 만큼 팀원 개개인의 전문성은 떨어져도 여러 부서들과 소통하면서 사업 플랜을 결정하는 업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소통 능력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

맞습니다. 여러 부서들, 또 임원진들과 의견 조율을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소통 능력이 꼭 필요합니다. 그런데 소통 능력이라는 것은, 상대의 분야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가 있다는 것을 의미해요. 저의 경우 영업 부서에서 일을 시작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자주 제품을 접하는 경로, 유통 과정 등에 대해서는 다른 팀원들보다 비교적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영업 쪽 부서와의 일은 제가 잘 할 수 있는 거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말 그대로 잡담을 나누듯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후, 프로보노는 직접 노트북을 들고 사옥 안을 돌아다니며 사내를 보여주었다. 풍부한 직원 복지와 부드러운 사내 분위기, 또 우수한 후배들을 언급하며 애사심도 뽐냈다. 마지막으로 프로보노는 “취업도 일도 삶의 한 과정이에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여러가지에 관심을 가져서 도전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참여한 청년들을 격려했다. 

그 어떤 때보다 위로와 경험의 공유가 절박한 시대다. 이번 랜선잡담에서는 무엇보다도 내가 목표로 하는 삶을 사는 인생 선배의 경험을 얻을 수 있어 유익했다. 관심있는 기업에 대해 깊게 이해하고, 내가 그 기업에서 어떤 삶을 살 수 있을지 그려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직무 준비의 막막함을 좀 덜어낸 기분이었다. 

한편 온라인 직무 멘토링 ‘랜선잡담’은 매월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서울동행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 서울시자원봉사센터 '랜선잡담'

○ 소개 : 전문가가 청년에게 직무멘토링과 사회참여 등을 돕는 자원봉사를 운영하고 있다. 매월 1회 매칭데이를 통해 사회 현직자가 사회진출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직무 멘토링을 제공한다.
○ 홈페이지 : http://volunteer.seoul.go.kr/, https://www.donghaeng.seoul.kr/
○ 문의 :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청년사업팀 02-2136-8723

시민기자 김해준

서울의 매력을 전하는 기자, 서울을 '덕질'하는 대학생 기자 김해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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