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웨이스트가 일상 속에 스며든다! 주택가 친환경 잡화점

시민기자 정혜린

발행일 2021.03.23. 09:28

수정일 2021.03.23. 15:44

조회 1,571

제로웨이스트 샵 '디어에코' 유리문에 제로웨이스트에 대해 소개되어 있다.
제로웨이스트 샵 '디어에코' 유리문에 제로웨이스트에 대해 소개되어 있다. ⓒ정혜린

미세먼지 수치가 어마어마한 날, 광진구에 있는 한 제로웨이스트 잡화점을 찾았다.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집은 제로웨이스트 매장 ‘디어에코(dear.eco)’는 아담하지만, 청량한 쉼터 같은 인상을 풍겼다. 혼자 일 한다는 가게 주인장은 친절한 목소리로 손님을 반겨주었다.
'디어에코' 외관에는 올바르게 분리수거할 수 있는 방법이 적혀있다.
'디어에코' 외관에는 올바르게 분리수거할 수 있는 방법이 적혀있다. ⓒ정혜린

생활에서 없어선 안 될 친환경 생필품이 가득

‘디어에코’는 필자가 처음으로 방문해본 제로웨이스트 매장이었지만 예상보다 훨씬 친숙한 분위기였다. 매대에 놓인 거의 모든 잡화들이 생활 속 필수품들이었기 때문이다. 주방용품부터 시작해서, 욕실 용품, 식기구와 식재료 등 다양한 물건들이 진열돼 있다. 
진열대에 각종 친환경 비누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진열대에 각종 친환경 비누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정혜린
다회용 빨대, 재활용이 가능한 대나무 칫솔, 천마스크, 고체치약 등 친환경 생활용품들
다회용 빨대, 재활용이 가능한 대나무 칫솔, 천마스크, 고체치약 등 친환경 생활용품들 ⓒ정혜린

자세히 살펴보니, 대부분의 제품들이 별도의 용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 '바(Bar)' 형태다. 주방세제, 클렌징 폼, 심지어 치약까지도 고체 형태로, 재활용이 어려운 포장재들이 애초에 불필요했다. 또한 대나무 칫솔이나 손수건, 면 생리대, 그랩(천연 밀랍으로 만든 다회용 포장재) 등 환경을 생각하는 제품들이 곳곳에 배치되어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스테인리스 용기, 수건, 솔, 철 수세미와 같은 친환경 청소용품들
스테인리스 용기, 수건, 솔, 철 수세미와 같은 친환경 청소용품들 ⓒ정혜린

취향껏 선택하고, 마음껏 골라담자!

‘디어에코’에 갈 때는 집에 있는 빈 용기를 챙겨가 보자. 다양한 제품들을 취향껏, 마음껏 담아갈 수 있다. 주방세제, 섬유 유연제, 핸드워시, 식탁 혹은 냉장고 세정제 등 종류도 다양하다. 한쪽 벽에는 다양한 종류의 잡곡, 그레놀라, 향신료 등도 준비되어 있다. 우롱차, 자스민티, 페퍼민트, 로즈마리, 루이보스 등 차의 종류도 소분해서 판매한다. 100% 면으로 만든 티백도 준비되어 있으니, 일회용과는 또 다른 맛의 차를 우려내 보는 경험을 즐길 수도 있다.
섬유유연제, 바디워시, 비누 등 용기를 가져간다면 원하는 만큼 담아갈 수 있다.
섬유유연제, 바디워시, 비누 등 용기를 가져간다면 원하는 만큼 담아갈 수 있다. ⓒ정혜린

구입하는 방법 또한 어렵지 않다. 가져온 빈 용기를 저울에 올리고 용기 버튼을 눌러 무게를 0으로 맞춘다. 그 다음, 자신이 원하는 종류의 제품을 마음가는 만큼 담고, 다시 저울에 올린 후 무게를 재고 계산하면 끝이다. 

젊은 1인 가구부터 ‘윤스테이’를 보고 온 어르신까지 다양

주로 어떤 고객이 방문하는 지 궁금했다. 주인장은 인스타그램을 보고 방문하는 젊은 세대부터,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윤스테이’라는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친환경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어르신까지 다양하다고 말한다. 특히 디어 에코는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어 1인 가구들은 소량만으로도 충분한 향신료와 같은 제품을 간편하게 구매하기도 하고, 주방용품이 필요한 주부들은 아이의 건강을 생각하며 친환경 제품을 골라가기도 한다. 최근에는 윤스테이에 등장한 '고체치약'이 가장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마침 매대에 딱 하나 남아있는 ‘고체치약’을 필자도 구입해 봤다. 
다양한 종류의 잡곡들도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다.
다양한 종류의 잡곡들도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다. ⓒ정혜린

결국은 인식 개선과 생활 속 실천이 중요

주인장과 한참 담소를 나눠보니, 모든 이야기가 '일상에서 제대로 재활용하기'의 중요성으로 귀결되었다. 그녀는 카운터 바로 옆 선반 위에 언뜻 평범해 보이는 두루마리 휴지를 가리키며 말했다. 
“종이팩을 재활용해서 만든 두루마리 휴지예요. 종이와 종이팩은 따로 분리수거 해야 하는데 사람들이 이 사실을 잘 모르더라구요. 그래서 우리나라 종이팩의 70%는 재활용이 되지 못하고 있어요. 이 사실을 더 잘 알리고 싶어서, 이번에 새로 들여오게 됐어요.”
종이팩을 재활용해서 만든 두루마리 휴지
종이팩을 재활용해서 만든 두루마리 휴지 ⓒ정혜린

디어에코는 그저 하나의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제대로 된 재활용법을 알려주는 인식 개선과 이를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분리수거의 기준이 헷갈린다고 말하자, 주인장은 친절하게도 ‘내손안의 분리배출’ 어플을 추천해줬다.  
직접 구매해 본 고체치약
직접 구매해 본 고체치약 ⓒ정혜린

고체치약을 품에 안고서 다시 미세먼지 날리는 날씨를 뚫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상하게도 집안을 둘러보자 익숙하기만 했던 풍경이 낯설게 보였다. 사방이 플라스틱 용품으로 가득하고, 일회용 물티슈를 습관처럼 사용하고 있고, 재활용이 되는 물건들이 일반쓰레기 봉투에 당연하듯 버려져 있다. 고체치약을 입안에 넣고 씹으니 천천히 거품이 나왔다. 이를 닦으면서 만약 제대로 분리배출을 한다면, 친환경 제품들이 더 일상화 된다면 조금은 더 맑은 하늘을 더 많은 사람들과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일단은 다음 번에 제로웨이스트 매장을 방문할 때 빈 용기를 챙겨가는 것부터 시작해 봐야겠다. 

■ 제로웨이스트 샵 ‘디어에코’

○ 위치 : 서울시 광진구 아차산로 65길 22
○ 교통 : 2호선 강변역 1번 출구에서 787m
○ 운영시간 : 화~금요일 11:00-20:00, 토요일 11:00~18:00
○ 휴무일 : 매주 일·월요일
○ 인스타그램

시민기자 정혜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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