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바꿔 읽고 나눠 읽고…동대문책마당도서관 '나눔서가'

시민기자 윤혜숙

발행일 2021.03.15. 13:48

수정일 2021.03.17. 15:11

조회 3,480

소장하던 책을 나눔서가 책과 맞교환하거나 기증할 수 있어
동대문책마당도서관과 종합민원실 사이에 나눔서가가 있다.
동대문책마당도서관과 종합민원실 사이에 나눔서가가 있다. ⓒ윤혜숙

심사숙고해서 구입한 물건이라면 나중에 버릴 때도 아깝다. 필자에겐 책이 그렇다. 집안 곳곳 책장에 책들이 가득 쌓여 있건만, 막상 책을 처분하자니 버리기엔 아깝고 중고로 팔기엔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간다. 필자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다. 바로 동대문책마당도서관에 자리한 ‘나눔서가’이다. 집에 소장하고 있는 책을 가져오면 나눔서가에 있는 책과 맞교환할 수 있다. 물론 당장 교환하고 싶은 책이 없다면 책을 기증할 수도 있다.   
동대문책마당도서관 곳곳에 쉼터 같은 공간이 조성돼 있다.
동대문책마당도서관 곳곳에 쉼터 같은 공간이 조성돼 있다. ⓒ윤혜숙

동대문구청 1층에 '동대문책마당도서관'이 있다. 관내 주민 누구나 이곳에 들러서 책을 읽거나 대출할 수 있다. 구청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겐 쉼터와도 같은 곳이다. 

평일 오후에 동대문책마당도서관을 방문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고려한 도서관 측의 배려가 돋보인다. 좌석 간 띄워 앉기 표시가 되어 있어서 도서관 내부의 밀집도를 낮추고 있었다. 또한 곳곳에 푸르른 나무가 있어서 공기가 쾌적하다. 이곳에 앉아서 책을 읽으면 마치 숲속에서 독서를 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책마당도서관을 통과하면 종합민원실이 나온다.
책마당도서관을 통과하면 종합민원실이 나온다. ⓒ윤혜숙

책마당도서관을 통과하면 구청의 종합민원실이 나온다. 종합민원실에서 책마당도서관 쪽을 바라보면 벽면에 빼곡히 ‘나눔도서’가 마련되어 있다. 종합민원실에서 민원을 접수한 뒤 대기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자연스레 나눔서가에 꽂혀 있는 책이 눈에 들어온다. 가까이 다가가서 책을 꺼내어 보면 이 책이 ‘나눔도서’라는 것을 인지하게 된다.
주민이 기증할 책을 갖고 동대문책마당도서관 대출데스크를 방문했다.
주민이 기증할 책을 갖고 동대문책마당도서관 대출데스크를 방문했다. ⓒ윤혜숙

책을 기증하거나 교환하고자 하는 주민은 동대문구청 1층 동대문책마당도서관 대출데스크에 방문해서 신청하면 된다. 책은 1:1 비율로 교환할 수 있다. 주민이 가져온 책을 바로 나눔서가에 꽂는 게 아니라 먼저 책마당도서관 사서에게 나눔하고 싶은 책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그러면 사서는 주민에게 책 이름을 적게 한 뒤 책 표지에 나눔도서 스티커를 붙인다. 
사서가 기증받은 책들을 스마트 도서 살균기에 넣고 소독한다.
사서가 기증받은 책들을 스마트 도서 살균기에 넣고 소독한다. ⓒ윤혜숙

사서는 먼저 물티슈로 책의 앞뒤를 깨끗이 닦고 스마트 도서 살균기에 집어넣고 소독한다. 그리고 나눔서가에 가서 책을 분류에 따라서 꽂아둔다. 주민은 책을 기증한 뒤 교환해서 가져가고 싶은 책이 있다면 나눔서가에서 고를 수 있다. 
주민이 나눔서가에서 교환할 책들을 고르고 있다.
주민이 나눔서가에서 교환할 책들을 고르고 있다. ⓒ윤혜숙

나눔서가에서 책을 고르고 있는 주민에게 나눔서가 이용에 대해 물었다. “아이가 읽었던 책을 도서관 나눔서가에 기증하고 또 필요한 책을 가져갈 수 있어서 좋다”라면서 “나눔서가에 있는 책은 파손되지 않아서 새책과 같은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주민들이 나눔서가를 많이 이용한다면 더 다양한 책들로 채워질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다.  
사서가 기증받은 책들을 나눔서가에 분류해서 꽂고 있다.
사서가 기증받은 책들을 나눔서가에 분류해서 꽂고 있다. ⓒ윤혜숙

작년 6월 15일에 처음 나눔서가를 오픈할 당시에는 주민들이 기증했거나 구청 독서사랑방에 있던 책 등 총 1,600여 권이 비치되어 있었다. 현재 나눔서가에는 총 2,100여 권의 책들이 있다. 작년 한 해 코로나19 상황으로 도서관이 휴관했을 때에도 주민들이 나눔서가만큼은 이용할 수 있었다. 동대문구청 1층 종합민원실 벽면에 나눔서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오정화 사서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주민들의 심신이 지쳐 있을 때 책이 주민들의 마음에 위안을 줄 수 있었다. 그래서 나눔서가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고 알려주었다. 나눔서가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향후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맞춰 이용 가능한 시간을 확대할 방침이다.
동대문책마당도서관 나눔서가 안내문
동대문책마당도서관 나눔서가 안내문 ⓒ동대문책마당도서관

책을 읽은 뒤 소장하고 싶은 책이라면 서점에 가서 책을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책을 읽는다고 해서 모든 책을 다 소장하고 싶진 않다. 그래서 한 번 읽고 책장에 꽂아둔 채 먼지만 쌓여가고 있는 책들이 많다. 나눔서가에 기증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책을 돌려볼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동대문책마당도서관의 나눔서가는 간편하게 책을 기증하거나 교환할 수 있어서 필자와 같이 책을 즐겨 읽는 독자에겐 무척 반갑다. 책을 나눔하는 '나눔서가'가 동대문책마당도서관에서 나아가 서울시내 도서관 전체로 확산되길 기대해본다.  

■ 동대문책마당도서관

○ 주소 :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천호대로 145 동대문구청 1층
○ 운영시간 : 평일 09:00~18:00(코로나19로 인해 현재 단축 운영중)
○ 홈페이지
○ 문의 : 02-2127-4116

시민기자 윤혜숙

시와 에세이를 쓰는 작가의 시선으로 서울을 바라보면서 다양한 현장의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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