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돈 5,000원의 행복!' 종로3가 할인 이발관 거리를 찾아서

시민기자 홍지영

발행일 2021.02.24. 13:58

수정일 2021.02.24. 14:02

조회 4,333

종로 실버타운에 있는 이발관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발하고 있다.
종로 실버타운에 있는 이발관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이발하고 있다. ⓒ홍지영

종로3가 실버타운을 중심으로 종각과 종로2가 부근에 할인 이발관이 20여 개 정도가 있다. 할인 이발관이 실버세대들에게 도움을 주고 희망을 줄 수 있는 모범업소로서 지속적으로 운영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곳을 소개한다.

실버타운이 생기면서 처음으로 문을 연 할인 이발관은 이제 15년 정도가 되었다고 한다. 이발요금으로 지금은 5,000원을 받고 있는데 2014년 전에는 3,500원을 받아왔고, 2017년에는 4,000원을 받던 것을 2019년부터 5,000원을 받고 있다. 염색 가격도 과거 3,500원이었는데 몇 년 전부터 이발 요금과 같이 5,000원이다. 

예전에는 실버타운에서 노인들은 만원을 가지고 이발 3,500원, 해장국 1,500원, 낙원상가 영화관람, 음료수 구입 등 하루 유흥비로 해결 가능했다고 한다. 덕분에 경기도와 인천지역에서까지 어르신들이 찾와 왔다. 지금은 실버타운 이용자 대부분이 서울시민으로 타 지역에서 찾아오는 노인들은 많이 줄었다고 한다.
할인 이발관 매장, 이발 및 염색을 단돈 5천원에 할 수 있다.
할인 이발관 매장, 이발 및 염색을 단돈 5천원에 할 수 있다. ⓒ홍지영

필자도 정년퇴직 후에는 줄곧 종로 할인 이발관을 이용해오고 있다. 할인 이발관의 규모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동이 없이 20㎡(6평) 내외이다. 

아침 7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영업을 한다. 이발사 한 명이 하루에 머리를 깎는 손님은 적게는 20명에서 많게는 50명까지 된다고 한다. 이발관마다 코로나 이전에는 이발사 4명을 기준으로 하루에 100여 명의 손님을 맞았지만 코로나 발생 이후에는 찾는 발길이 크게 줄었다. 
종로 실버타운 거리에 있는 할인 이발관 골목의 모습
종로 실버타운 거리에 있는 할인 이발관 골목 모습 ⓒ홍지영

지난 2월 20일 모처럼 날씨가 풀려서 이발을 하려고 종로3가 실버타운을 찾아갔다. 날이 좋아서인지 이발소마다 손님들로 만원이었다. 찾아간 이발관에도 앞에 다섯 명이 대기하고 있어 20여 분을 기다린 후에야 차례가 되어 이발을 했다. 여기에 종사하는 이발사들 대부분이 넉넉하지 못한 상태에서 어렵게 이발관을 운영하고 있다는 아쉬움과 저렴한 이발료로 부담없이 5천원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필자는 이곳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서울 시내 이발관이 보통 1만원~2만원의 요금을 받고 있는데, 여기 종로3가 실버타운 뒷골목은 그보다 50% 이하의 가격인 5,000원을 받고 이발관을 운영하고 있으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만족스럽다. 머리 염색가격 5,000원도 일반 이발관과는 비교가 안 되는 착한 가격이다. 여기 이발사들은 성실함과 봉사하는 마음으로 이 직업을 택한 것이 아닌가 싶다. 

정성과 친절로서 최대의 서비스를 하지만 시설면에서 다소 낡고 좁은 공간에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조금은 아쉽다. 여기에 젊은층은 소수이고 노인들 위주의 단골 손님들이 주로 찾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손님이 줄고 있는 것도 안타까운 일이다. 

종로3가 실버타운이 보다 활성화되려면 중장기적으로 거리 정비, 환경 개선, 테마공원 조성 등의 행·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실버타운의 할인 이발관 외에 식당가라든지 영화관, 커피숍 등도 실버세대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지원이 보다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민기자 홍지영

서울시의 시민기자로서 시민에게 유익하고 필요한 글을 쓰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매일 아침을 여는 서울 소식 - 내 손안에 서울 뉴스레터 구독 신청 카카오톡 채널 구독

댓글은 자유로운 의견 공유의 장이므로 서울시에 대한 신고, 제안, 건의 등
답변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전자민원 응답소 누리집을 이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업성 광고, 저작권 침해, 저속한 표현, 특정인에 대한 비방, 명예훼손, 정치적 목적,
유사한 내용의 반복적 글, 개인정보 유출,그 밖에 공익을 저해하거나 운영 취지에 맞지
않는 댓글은 서울특별시 조례 및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통보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응답소 누리집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