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유휴공간, 작은 숲이 되다! '스마트가든'

시민기자 조수연

발행일 2021.02.23. 13:25

수정일 2021.02.23. 16:29

조회 2,396

병원, 공공청사, 산업단지까지 올해 38개소 확충

분주한 일상으로 머리가 아프거나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숲은 우리에게 휴식처이자 치료제가 되어준다. 필자도 스트레스가 심해 서울숲을 걸었더니 숲이 내뿜는 공기 때문이었는지 아팠던 머리가 말끔해진 경험이 있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증명됐다. 숲이 ‘녹색 의사’가 된 이유는 바로 ‘피톤치드’ 덕분이다. 피톤치드는 나무가 병원균, 해충, 곰팡이 등에 대항하고자 분비하는 물질이다. 이 성분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생성되는 코르티솔 호르몬의 혈중 농도를 낮춰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거나 면역력을 강화시켜준다.
양천구 해누리타운 1층 유휴공간이 스마트가든으로 변신했다.
양천구 해누리타운 1층 유휴공간이 스마트가든으로 변신했다. ⓒ조수연

이와 함께 숲은 사람에게 가장 적당한 음압(音壓)을 가지고 있다. 산림청에 따르면 숲은 인간이 가장 듣기 좋은 수준인 40~50dB의 음압을 형성한다. 도시인은 소음 기준치인 80dB를 넘는 생활에 익숙해져 있기에, 숲에서 나는 조용한 소리는 정신을 맑게 해준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집에서 거주하는 시간이 늘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이에 서울시는 실내에서 숲을 간접적으로 느껴보고 힐링을 하는 녹색쉼터 ‘스마트가든’을 조성하고 있다.
실내에서 숲을 느끼며 힐링을 하는 녹색쉼터이다.
실내에서 숲을 느끼며 힐링을 하는 녹색쉼터이다. ⓒ조수연

일상 속 휴식을 주는 '스마트가든'

'스마트가든'은 병원이나 공원, 공공기관 등 다중이용시설 실내공간에 테이블야자와 산호수 등 식물을 심고, 자동화 관리기술로 유지하는 정원이다. 벽면에 식물을 심기도 하고, 컨테이너 박스와 비슷한 큐브 공간에 조성하기도 한다. 시는 지난해 산림청 국비를 지원 받아 1억8,000만 원을 투입해 보라매병원과 적십자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선유도공원, 해누리타운 등 5곳 6개의 공간에 스마트가든을 조성했다. 

그 중 한 곳인 양천구 해누리타운 스마트가든을 방문해 보았다.
양천구청의 별관인 해누리타운 입구
양천구청의 별관인 해누리타운 입구 ⓒ조수연

해누리타운은 양천구민의 문화와 복지, 일자리 등의 기관이 모인 공공복합청사이자 양천구청 별관을 겸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양천지사와 양천구 시설관리공단, 문화재단, 선거관리위원회 등 양천구 공공기관이 입주해 있다.

QR코드를 찍고, 1층 로비를 방문했다. 로비 중앙에 있는 양천구 역사 전시관 좌측에, 스마트가든이 조성돼 있었다. 이 곳은 작년 12월에 조성됐는데, 현재 양천구민의 업무 혹은 사무 공간으로 쓰이고 있다.
스마트가든은 로비 중앙의 양천구 역사 전시관 좌측에 위치해 있다.
스마트가든은 로비 중앙의 양천구 역사 전시관 좌측에 위치해 있다. ⓒ조수연

스마트가든은 실내에서 잘 자라는 식물을 활용하면서 숲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줘 치유와 휴식, 공기정화 효과를 가져온다. 그 안에 앉아만 있어도 긴장이 풀리고 심신을 안정시켜준다. 식재된 산호수와 스킨답서스, 스파트 필름 같은 식물은 미세먼지 감소, 일산화탄소 제거 등 실내 공기 질을 좋게 만든다.
식물을 가깝게 보고 체험하며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식물을 가깝게 보고 체험하며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조수연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구민 한 명이 스마트가든관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독서실과 스터디카페 대신 스마트가든을 선택한 이유를 물었더니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들어 공부가 더 잘된다”는 답변을 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스마트가든을 보면서 잠시나마 숲에 있는 느낌이 든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외출을 못하고 있는데, 답답한 마음이 뚫리는 것 같다”고 했다.

실제 스마트가든 속 야자수 의자에 앉아서 둘러보니, 작은 숲에 머무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 숲처럼 상단에 장식된 꽃도 좋았고, 야자수 원목의자가 숲의 느낌을 더했다.
스마트가든은 계절과 상관없이 실내 정원을 즐기며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다.
스마트가든은 계절과 상관없이 실내 정원을 즐기며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다. ⓒ조수연

산림청과 한국정원디자인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서울시민 50명을 대상으로 실내정원을 체험했더니 긴장과 우울, 분노, 피곤, 혼란, 스트레스 수치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올해 전년대비 약 10배 증액한 11억4,000만 원의 예산으로 29개 기관 38개소에 스마트가든을 확충할 계획이다. 병원과 공공청사에서 마곡산업단지 등 산업단지까지 대상을 확대해 근로자도 스마트가든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까지 총 44개의 스마트가든이 준공되면 공공청사, 병원, 산업단지에서 많은 이용자들이 휴식과 힐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기자 조수연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고,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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