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바다'에서 헤엄치다! 문화비축기지 빛 전시

시민기자 이선미

발행일 2021.01.25. 13:10

수정일 2021.01.26. 11:00

조회 2,353

석유비축기지였던 문화비축기지 한 켠에 2019년 예술 벽화가 생겼다. 영국 작가 스티븐 퓨지와 우리나라 젊은 작가들이 협업한 이 결과물은 우주 탄생에 관한 아이슬란드의 이야기와도 관련 있는 벽화들이다. 작가는 ‘우리의 노래일 수도 있고 자연이나 우주의 노래일 수도 있는’ 이 작품의 제목을 ‘용의 노래(Dragon Song)’라고 불렀다. 지금은 ‘아트스페이스 용궁’으로 불리는 이 공간을 중심으로 겨울탱크 빛 축제 ‘빛의 바다’가 한창이다. 
오후의 빛이 들어선 아트스페이스 용궁 ⓒ이선미
오후의 빛이 들어선 아트스페이스 용궁 ⓒ이선미
아이들과 함께 전시를 찾은 가족이 여럿이었다. ⓒ이선미
아이들과 함께 전시를 찾은 가족이 여럿이었다. ⓒ이선미

오후의 부드러운 빛에 젖어든 풍경도 좋았지만, 한지로 만든 등에 불울 켜니 좀 더 부드럽고 아늑한 빛의 바다가 되었다. 문화비축기지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피로감이 쌓이는 일상에서 칠흑 같은 바다를 유영하는 물고기들의 생명력과 꿈과 도전을 상징하는 고래를 통해 시민들에게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라고 전시의 의미를 밝혔다. 
푸른 바다 황금빛 물고기들 사이로 어린이들이 즐겁다. ⓒ이선미
푸른 바다 황금빛 물고기들 사이로 어린이들이 즐겁다. ⓒ이선미
용의 노래 앞으로 빛으로 물든 정어리 떼가 무리지어 흐르고 있다. ⓒ이선미
용의 노래 앞으로 빛으로 물든 정어리 떼가 무리지어 흐르고 있다. ⓒ이선미

전시장이 환히 열린 공간이라 석양도 멋진 배경이 되어주었다. 아이들은 물고기들과 ‘용의 노래’ 사이를 즐겁게 뛰어다닌다. 엄마아빠는 아이들의 예쁜 순간들을 카메라에 담느라 바쁘다.
편안하게 어울리는 음악이 흐르는 전시장 입구 스크린에 ‘용의 노래’의 문장이 새삼 눈에 뜨였다. “새들의 지저귐 또한 용의 노래가 될 수 있다.” 거대한 우주 안에서 개별적인 모든 존재들은 서로에게 공명하며 어우러져 살아간다. 작은 새의 미미한 지저귐도 용의 노래 못지않게 우주를 이루는 요소다. 이렇게 함께 살아가는 우리의 또 한 해, 2021년을 위해 기원하는 마음이 되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빛의 전시’는 각각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선미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빛의 전시’는 각각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선미

아트스페이스 용궁을 나와 T6 옆 대나무 숲을 오르려니 하얀 물고기가 울타리에서 헤엄치고 있다. 해가 지면 어둠 속을 유영하는 빛 물고기들이었다. 계단을 올라 T4 쪽으로 향하다 보면 숲속에 고양이와 생쥐, 나비들도 숨바꼭질하듯 숨어 있다. 나무 그루터기를 이용한 조명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숨바꼭질하듯 빼꼼 불 밝히고 있는 작은 동물들 ⓒ이선미
숨바꼭질하듯 빼꼼 불 밝히고 있는 작은 동물들 ⓒ이선미

매봉산 둘레길 쪽으로는 커다란 고래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를 듯 기다리고 있다. ‘꿈의 조각을 모아 빛의 바다를 유영하다’라는 문장이 고래 아래에 쓰여 있다. 색색의 조각으로 구성한 고래 조형물은 작은 희망들이 모여 큰 희망을 이룰 수 있다는 은유라고 한다. ‘용의 노래’도 ‘고래의 희망’도 작은 존재들이 모여 이뤄가는 꿈이다. 
아이서울유 옆의 조형물도 한지로 만든 등이다. ⓒ이선미
아이서울유 옆의 조형물도 한지로 만든 등이다. ⓒ이선미

고래 주변 바닥에는 작은 유리알이 빛을 받아 울긋불긋 반짝였다. 우리가 발견하기를 기다리며 도처에 흩뿌려진 희망 같은 빛이었다.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며 너나없이 지치고 힘들지만 희망의 말, 위로의 말은 어디서든 찾을 수 있다.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새해가 되면 좋겠다. 
'꿈의 조각을 모아 빛의 바다를 유영하다’ 색색의 조각으로 만든 고래가 하늘로 날아오를 듯하다. ⓒ이선미
‘꿈의 조각을 모아 빛의 바다를 유영하다’ 색색의 조각으로 만든 고래가 하늘로 날아오를 듯하다. ⓒ이선미

문화비축기지에서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가족과 함께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온라인 문화교육 프로그램 ‘생생온(ON)’을 준비했다. 1탄으로 ‘손으로 싹스 공예’가 3편 업로드됐는데 필자도 열심히 찾아보며 시청한 후 이벤트에 참여했다. 바구니와 크리스마스 장식 등을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집콕 시대에 딱 어울리는 양말목 공예에 푹 빠지게 되었다.
문화비축기지에서는 온라인 문화교육 프로그램 ‘생생온(ON)’을 진행하고 있다. ⓒB축TV
문화비축기지에서는 온라인 문화교육 프로그램 ‘생생온(ON)’을 진행하고 있다. ⓒB축TV

지금은 2월 3일까지 ‘매봉산 풍경 산책 시청 후기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유튜브 영상을 시청한 후 가장 흥미로운 동식물 스토리를 댓글로 올리면 문화비축기지 생존키트나 탐방세트를 받을 수 있는 이벤트다. 가족들과 함께 매봉산 영상을 보며 참여해 봐도 좋겠다.
문화비축기지에서는 온라인 문화교육 프로그램 ‘생생온(ON)’을 진행하고 있다. ⓒB축TV
문화비축기지에서는 온라인 문화교육 프로그램 ‘생생온(ON)’을 진행하고 있다. ⓒB축TV

■ 문화비축기지

○ 위치 : 서울 마포구 증산로 87
○ 운영시간 : 매일 10:00 ~ 18:00
○ 홈페이지
○ 문의 : 02-376-8410

시민기자 이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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