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가 허브였어?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현정

발행일 2012.02.21. 00:00

수정일 2012.02.21. 00:00

조회 6,509

자취방 창가에서 허브를 기르는 파워블로거 오하나 씨장미허브

[서울시 하이서울뉴스] 허브? 난 곤란해. 그거 예민하다던데 우리집은 마당도 햇빛도 시원치 않아서 말이지..변명은 그만. 정원도 베란다도 없지만 작은 자취 방 창가에서 허브를 키워 전문가가 된 파워 블로거가 있다.

‘허브향 가득! 퀘럼네 화단 (http://blog.naver.com/el512)’을 운영하고 있는 블로거 오하나 (29세) 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제주도가 고향이라는 오하나 씨의 서울생활은 올해로 4년째.

“서울 생활을 하면서 처음엔 무척 외로웠어요. 그런데 이렇게 허브를 키우고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외로울 틈이 없어졌어요. 이것저것 함께 나누는 친한 블로그 이웃도 엄청 늘었구요” 어릴 때부터 식물 키우는 걸 좋아했다는 오하나씨는 독특하고 향기가 나는 허브의 매력에 끌려 허브를 집중적으로 키우게 되었다고 한다.

“채소는 막상 어렵게 수확하는 것에 비해 사먹는 게 싼 경우가 많더라고요. 하지만, 허브는 절대 손해 볼 일이 없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예를 들어 생 바질 같은 건 흔하게 팔지도 않을 뿐더러 비싸잖아요. 허브는 환기만 잘 시키면 채소처럼 병충해도 쉽게 안 생기고 번식도 잘 돼요. 게다가 차나 샐러드 등 다양한 요리로도 활용할 수 있고, 화장품이나 비누, 린스도 만들어 쓰고, 말려서 베게솜에 넣어서 사용할 수도 있으니까 진짜 쓸모가 많죠”

고기요리에 많이 쓰이는 로즈마리상큼한 레몬향으로 사랑받는 레몬밤

매일 마시는 보리차도 허브차다

“허브는 외국식물이라구요? 아니에요. 아욱, 파, 쑥, 마늘 등도 허브인데요. 허브는 약효가 있거나 향신료로 쓰여 온 식물들을 말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나라에서 약초로 쓰는 것들도 모두 허브가 되겠죠. 매일 마시는 보리차나 건강을 위해 마시는 율무차, 결명자차도 허브차예요. 또 허브는 대부분이 풀이나 꽃처럼 생겼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라벤더나 로즈마리처럼 나무로 된 것도 있어요. 그리고 허브를 향기식물로 생각하는데 어떤 것은 향이 없는 경우도 있어요”

오하나씨 블로그에는 ‘허브소녀’라는 일러스트 캐릭터가 있다. 그림그리기 좋아하는 그녀가 색연필로 그려서 만든 소박한 캐릭터다. 그래서 그녀의 블로그에 들어오는 이웃들은 언제나 허브에 관한 이야기도 나누고 ‘허브소녀’의 일기글을 통해 일상의 소소한 에피소드도 나눈다. 이런 친근함 때문일까, 그녀의 블로그 이웃 중엔 초등학생도 많다.

“사실은, 작가가 꿈이었어요. 그래서 에세이도 쓰고 자작소설도 쓰곤 했죠. '퀘럼'이라는 닉네임도 어릴 적 썼던 자작 소설 제목이에요. 소설 속 강아지 이름이었는데 제게는 행운의 이름이 되었어요. 이 이름을 쓰면서 블로그가 많이 알려지게 되었거든요.”

요즘 그녀는 원예강좌를 듣고 있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어느덧 전문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 블로그 이웃들 중에는 책을 내라는 제안을 하는 사람들도 많다. 봄이 되면 더 많은 초록잎들이 생겨날 허브처럼 그녀의 꿈도 이제 막 새잎이 돋고 있는 게 아닐까.


◆ 어머, 너도 허브였니?

ㆍ채소로만 알고 있던 허브
파, 양파, 감자, 고추, 고구마, 쑥, 상추, 깻잎, 부추, 참깨, 당귀, 아욱, 마늘, 쑥갓, 파슬리, 옥수수, 미나리, 오이, 수세미, 토마토, 치커리 등

ㆍ과일로만 알고 있던 허브
망고, 포도, 레몬, 오렌지, 무화과, 키위, 파인애플, 석류, 대추, 모과 등

ㆍ차로 많이 마시면서도 허브라고 생각지 못한 허브
율무, 보리, 둥글레, 오미자, 생강, 결명자 등

ㆍ꽃이라고만 생각했던 허브
연꽃, 옥잠화, 봉선화, 해바라기, 나리꽃, 창포, 달맞이꽃, 산수국, 접시꽃, 질경이, 부레옥잠, 꽈리, 양귀비, 국화, 할미꽃 등

ㆍ기능성 식품으로만 알고 있는 허브
복분자, 마, 인삼, 알로에, 어성초, 더덕, 도라지 등

ㆍ나무로만 생각했던 허브
은행나무, 소나무, 차나무, 측백나무, 치자나무, 커피나무 등


허브 초보, 모여라!

예쁜 꽃이 피는 제라늄피자나 스파게티의 단골, 바질요리조리 쓰임새 많은 민트

 강추! 허브 리스트

① 요리에 넣는 즐거움- 바질, 파슬리
햇빛이 조금 모자라도 잘 자라고, 키우기도 쉽고 활용도가 높다. 바질은 허브 종류 중 발아도 잘 되고 잘 자라는 허브다. 다만 1년 초라 해마다 씨앗을 파종하거나 모종을 구입해야 한다.

② 화려함을 즐기고 싶다면- 제라늄 종류
실내에서도 잘 자라고, 병충해에도 강하다. 특히 꽃이 자주 피기 때문에 관상용으로 훌륭하다. 특히 로즈제라늄은 모기 쫒는 식물로도 유명하다. 다만 추위에 약한 편이라 겨울엔 실내에서 키워야 한다.

③ 팔방미인 국민 허브-로즈마리와 라벤더
향이 좋고 요리나 차 이외에도 생활 소품으로 활용도가 높다. 병충해에 비교적 강한 편이다. 하지만, 햇볕이 꼭 필요하고 통풍을 잘 해주어야 한다.

④ 예쁘고 강한 생명력- 장미허브
장미허브는 통통하고 예쁜 잎모양이 다육식물에 가까워 물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아 손이 덜 간다. 추위에는 약한 편. 장미허브는 줄기를 잘라 그냥 아무 흙에나 푹 꽂아놓아도 쉽게 뿌리를 내린다.

⑤ 상큼한 향, 왕성한 번식력-민트
민트 종류들은 대부분 괴물급의 번식력을 자랑한다. 특히 스피아민트와 애플민트 강추. 민트 류는 삽목도 잘되고 허브차, 요리 등에 활용할 수 있다.

⑥ 벌레를 멀리 멀리- 신구문초
신구문초(써던우드)는 벌레들이 싫어하는 향을 지닌 허브로, 생명력이 강하고 잘 자란다. 추위와 더위에도 강하다.

 

허브를 키우려면 이 정도 상식은 기본!

ㆍ허브는 실내에서도 잘 자란다
대부분 직광에서 잘 자라지만, 바질, 루꼴라, 파슬리같이 반양지에서 잘 자라는 허브도 있다. 적어도 2~3시간 이상 햇볕이 드는 창가에서 환기만 잘 시켜주면 된다.

ㆍ처음 산 미니포트 화분은 꼭 분갈이를 해준다
처음 사온 작은 포트는 이미 영양분이 많이 소실된 상태. 대부분 초보자들은 작은 포트에 식물을 그대로 방치해서 죽이는 경우가 많다. 반드시 한 달 이내에 분갈이를 하자.

ㆍ물은 윗 흙이 말랐을 때 준다
특히 허브는 건조함을 좋아하는 종류가 많다. 식물의 특징을 생각하지 않고 며칠에 한번, 이런 식으로 정해놓고 물을 주면 과습으로 물러버린다. 그때그때 흙을 만져보고 준다.

ㆍ시들어가는 잎은 꼭 떼어준다
식물에 병충해가 발견되거나 상한 잎을 보면 바로 잎을 제거해주어야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다.

ㆍ허브는 모두 차로 마실 수 있다? 아니다
란타나 같은 허브는 독을 가진 잎도 있으므로 모든 허브잎을 전부 끓여 마실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ㆍ줄기가 갑자기 갈색으로 변하면 썩은 것?
너무 진한 것은 썩은 것일 수도 있지만 연한 갈색으로 변한 경우 목질화되는 과정일 수도 있다. 특히 로즈마리같은 나무 허브는 더욱 튼튼하게 자라는 과정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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