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착하고 맛도 좋고, 나눔의 행복까지...
발행일 2011.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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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한다니까 국수가 더 맛있는 걸요”, “우리 동네에 이런 공간이 생겨서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지난 8월 3일 성북구 동소문동 4가 4번지에 약 15평 규모의 국수, 주먹밥 전문점 ‘동네국수’가 생겼다. 성북구 마을기업 제1호가 문을 연 것이다. 주민들은 앞 다퉈 국수를 먹기 위해 가게로 몰려들었다. 얼핏 보기엔 여느 국수집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가게 입구에는 이곳이 어떤 곳인지를 알리는 입간판이 서 있었다. 이곳은 다름 아닌 요즘 서울지역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속속 문을 열고 있는 ‘마을기업’이다. 지역 주민들의 힘으로 마을기업을 만들고, 주민들 스스로가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물론 그 수익금은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쓴다. 지역의 문제들을 주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마을기업의 운영방식이다.
2010년 여름부터 성북구를 중심으로 교육품앗이 활동을 펼치던 성북지역 아이 엄마들 10명이 우리 아이들을 돌보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동네를 더 행복하게 만들자’며 의기투합했다. 벼룩시장인 녹색장터를 열기도 하고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었던 성북나눔연대와 인연을 맺으며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의 독거노인들에게 반찬을 배달하는 등의 활동을 하던 차에 ‘더 의미 있는 일로 확장해 보자’란 생각으로 마을기업 공모에 계획서를 제출했고 성북구 마을기업으로 선정됐다.
하영미 동네국수 대표는 “엄마들이 기업을 만들어 수익사업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교육품앗이 모임인 ‘우리동네’ 10명의 엄마들은 작은 수익이라도 난다면 그것을 전액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환원한다는 데에 뜻을 함께 했죠. 주부라서 친근한 국수와 주먹밥으로 아이템을 잡고 행정안전부, 서울시, 자치구로부터 사업비의 60%를 지원 받고 40%는 자부담으로 해서 국수가게를 열게 됐습니다. 경험 있는 사람이 없어서 아직은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만 저희가 구상하고 있는 일들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하루 약 100그릇 이상이 팔려야 합니다”라며 힘주어 말한다.
작은 인원이지만 고용 창출도 이뤄졌다. 주방을 책임질 동네 주민 2명과 오전과 오후로 나눠 파트타임으로 매장에서 일할 주민 4명을 우선 채용했다. 또한 성북구 거주 노인들과 주민들을 대상으로 앞으로 사랑의 김장나눔, 독거노인 반찬나눔, 마을기업 동네국수의 서빙 등 나눔과 행복을 전하는 자원봉사 활동에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라며 손을 내밀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우선 동네국수가 자리를 잘 잡을 수 있도록 주력하고 9월부터는 세 가지 정도의 사업을 추진할 겁니다. 현재 성북나눔연대에서 지원하고 있는 독거노인 반찬배달 가구를 30가구에서 50가구, 100가구로 점차 늘려갈 수 있도록 재정적인 뒷받침을 하는 것과 문화 소외계층인 노인들에게 미술관 나들이나 경로당을 찾아가 영화를 상영하는 등의 문화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또한 주먹밥과 국수를 무료로 나누는 행사도 꼭 열 것입니다.”
하 대표의 말이 더욱 감동스러운 것은 ‘일자리, 더 많이 더 좋게 우리지역 우리가 만들어 갑니다’라는 마을기업 육성사업의 취지가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반가운 믿음 때문이다. 어떤 취지의 가게인지를 알고는 지나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들어오는 주민들이 있는가 하면 착한 일 하는 가게라며 지인들을 잔뜩 데리고 온 주민들은 맛있게 국수 한 그릇을 먹고 나간다.
잔치국수 3,000원, 비빔국수 3,500원에 주먹밥은 세 개에 1,200원으로 가격도 무척이나 착하다. 얇은 주머니 사정을 걱정할 일도 없다. 또한 내가 치르는 음식값이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쓰인다는 생각만으로도 뿌듯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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