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위해 수상스키장 운영에 뛰어들다
발행일 2012.09.19. 00:00
[서울톡톡] 하늘을 나는 것과 물 위를 걷는 일은 어쩌면 인간의 가장 오랜 바람이 아니었을까? 수면을 미끄러지듯 달리는 수상스키는 이러한 인간의 열망으로부터 시작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며 물살을 가르는 순간의 그 짜릿함, 맨몸으로 물 위를 달리는 날 것 그대로의 그 느낌이 바로 수상스키의 매력이라고들 한다. 이러한 수상스키의 매력에 빠져 함께 배우며, 즐기며 소통하는 아버지와 아들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보았다. 수상스키 슬라롬 종목 초등부 한국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하동호(청덕중1) 군과 'HWS한강잠실수상스키'를 운영하고 있는 하재열(44)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아이와 함께 수상스키를 배우다
"동호가 9살일 때부터 시작했지요. 아이가 좀 소심해서, 뭔가 잘하는 특기를 만들어주면 좋겠다 싶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운동을 좋아해서 함께 눈스키도 타고 했었는데, 뭔가 좀 특이한 것을 해보자 싶어 이렇게 수상스키를 선택하게 된 것이지요."
하지만, 막상 시작하려고 하니 아이가 수상스키를 배울 수 있는 곳을 찾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배우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수상스키를 즐기기 위해서 강이나 저수지 등을 찾아 이동하는 것이 필수. 그렇다보니 부자가 차안에서 얘기를 나눌 시간도 많아졌다고 한다. 처음 수상스키를 함께 시작한 것이라 서로 공유할 부분도 있고, 보다 평등한 위치에서 대화할 수 있어 돈독한 부자관계가 되었다고 한다.
"지난해 동호 할머니께서 많이 편찮으셨어요. 그래서 할머니께 보여드리기 위해 초등부 마지막으로 기록을 세워보자고 했지요. 동호가 6학년이었어요."
동호는 할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으로 열심히 연습해서 수상스키 슬라룸 종목에서 초등부 한국 신기록을 기록했다고 한다. 수상스키는 전국대회는 물론이고 선수권대회 등 국제대회도 개최되는 등 명실상부한 스포츠이다. 여타 다른 종목과 똑같이 선발전을 통해 남여 국가대표도 선발한다. 1972년 제20회 뮌헨 올림픽에서 시범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하였다.
수상스키 경기에는 슬라룸, 트릭, 점프 등 3가지 세부 종목이 있다. 슬라롬 경기는 로프의 길이를 달리하며 수면에 설치된 부이를 교차하며 도는 경기이다. 트릭 경기는 수상스키를 탄 상태에서 20초 동안 규정 수역에서 공중돌기, 턴 등 여러 가지 묘기를 펼치는 경기이며 점프 경기는 스키어가 규정된 점프대를 통과하며 경쟁하는 경기이다.
"더울 때 따면 정말 시원해요. 재미도 있고요. 물 위에 떠 있다는 자체가 재미있어요. 음, 4월 경 새벽에 탈 때는 좀 추워서 힘들기도 하죠. 시합 준비할 때도 힘들고. 그렇다고 타기 싫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어요. 수상스키 선수 생활을 할 지 아직 마음을 정하진 않았지만, 취미로라도 계속 하고 싶어요."
동호는 현재 트릭 스키 훈련을 하고 있다고 한다. 고난도 기술을 연습하기 위해 용인에 있는 저수지에서 주로 연습한다고 한다. 시합 전에는 매일 새벽 5시 30분부터 7시까지 연습을 한 후 등교한다고. 하루 평균 2~3번 정도 수상스키를 탄다고 하는데 힘든 내색은커녕 오히려 즐기는 분위기다.
아이를 위해, 수상스키장 운영을 시작하다
하 대표는 아이와 함께 수상스키를 배우면서 수상스키 문화에 대해 느낀 점도 많았다고 한다. 어딜 가나 그렇긴 하지만, 수상스키장에서도 먹고 마시고 즐기기 위해 찾아오는 이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담배 피우고 술 마시는 어른들의 모습이 좋아 보일 리는 없었을 것이다.
"아이들을 위한 장비 등도 아직은 많이 보급되어 있지 않습니다. 성인들 위주의 단순 레저 분위기라 아쉬운 점도 있고… 그래서 이곳 수상스키장을 운영하게 되었지요. 즐기는 사람들이 먼저 좋은 문화를 만들어야 할 듯해서… 보다 건전하고 바람직한 문화가 정착되었을 때 좋은 사람들이 찾을 것이고, 그래야 좋은 사람들의 좋은 마인드도 함께 공유할 수 있을 테니까요. 저희 아이들에게도 훈련장 겸 연습할 수 있는 보다 좋은 환경이 되겠지요."
수상스키를 즐기는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 하재열 씨는 아이들을 위해 수상스키장 운영을 시작한 것이다. 실제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으나 아이들을 위해 이렇게 수상스키장을 직접 운영하게 된 것. 현재 잠실한강공원 선착장 옆에서 수상스키장을 마련,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건전한 수상스키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국가대표 선수 출신 코치의 지도를 받을 수 있다. 두 아이와 수상스키를 즐기며 아쉬웠던 것들을 이렇게 스키장을 직접 운영하며 하나씩 개선하고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성취감을 맛보며 자립심을 키우는 수상스키
수상스키는 모터보트가 끌기 때문에 별로 힘들어 보이지 않지만, 의외로 체력 소모가 많은 레포츠이다. 팔과 다리, 허리를 비롯한 신체 여러 부위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신운동 효과와 함께 물살을 가르며 달릴 때 이는 물보라로 전신 마사지 효과도 있다. 1회 10분 정도 스키를 타면 러닝머신 1시간 반 정도 하는 효과와 같다고 한다. 체력 소모도 많은 운동인 만큼 체력이 좋아지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단다.
수상스키는 본인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실력이 빨리 느는 종목이다 보니 성취감이 높은 운동이다. 또한, 지상에서 설명 들은 것을 물 위에서 혼자서 몸으로 실천하는 종목이라 자연스럽게 인지력과 자립심을 키울 수 있다.
"배에서 로프까지 길이가 18.25m입니다. 로프 끝에서 혼자 타는 운동이라 결국 혼자서 스스로 해결해야 하지요. 수동적으로 배에 이끌려 가야하니, 힘들다고 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수상스키는 4~5세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한다. 어린 아이들의 경우, 이지 스키부터 시작해서 어느 정도 물에 익숙해지면 본격적인 수상스키를 타게 된다. 물에서 하는 운동이라지만, 수영 실력과는 큰 상관이 없다고 한다. 수영을 잘하는 경우에도 밑이 안 보이니 겁을 낸다는 얘기. 수상스키는 현장에서 물에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겁만 내지 않으면 적응은 빠르게 된다.
아이와 함께 배우고 얘기하며 정을 나누는 아버지, 아이들을 위해 아이들과 함께하는 보다 건전한 문화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싶다는 아버지 하재열 대표. 혹, 아이와 대화가 단절되어 고민이라면, 이 아버지와 아들처럼 취미를 함께 해보는 건 어떨까? 이동하는 차안에서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일 것이다. 취미를 함께하며 자연스레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이들 부자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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