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린, 그 음악을 들려주세요!

시민기자 안혜련

발행일 2010.12.13. 00:00

수정일 2010.12.13. 00:00

조회 4,105

거리에 울려 퍼지는 크리스마스 캐롤의 선율이 문득 감동적인 연주회를 떠올리게 만드는 연말이다. 이번 주 '서울 vs SEOUL'에서는 희망드림콘서트를 개최하고 그 수익금을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어가고 있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찾아, 바이올리니스트 웨인 린 씨를 만났다. 권위적이고 정형화된 클래식 연주자의 모습이 아닌, 주변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이웃집 청년처럼 순박하게 자신의 마음을 꺼내 보여주는 웨인 린 씨의 따뜻한 모습에서 ‘마음을 열면 우리는 모두 하나’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다.

서울에 머물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서울필하모닉에 합류할 기회가 생겼을 때, 이것이 내 인생에서 결코 놓칠 수 없고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 엄청난 기회라고 느꼈다. 예전에 몇 차례 서울에 놀러 왔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아무런 망설임 없이 서울에 오게 되었다. 또한 뛰어난 음악감독과 훌륭한 오케스트라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내가 무척 열망해온 것들이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이곳에 올 수 있었다.

서울에는 얼마나 머물렀고, 그 동안 서울에서 무엇을 했나?

약 2년 전 2008년 11월경 서울로 왔다. 그 후 공연하고 연습하고, 그리고 한국의 맛있는 음식들도 맛보고 친구들과 놀기도 하며 즐겁게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리고 소주, 맥주 등을 포함한 내가 먹어치운 수많은 음식들로 인해 몸무게가 너무 늘지 않도록 운동도 했다.(웃음)

서울의 매력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

‘소박함’이 아닐까?

모국에서 친구가 다음 달에 서울에 온다면 꼭 데리고 가고 싶은 곳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

가장 먼저 경복궁에 데리고 가고 싶다. 부끄럽게도 그곳은 내가 가본 유일한 한국적인 장소이다. 그렇지만 단 한 번의 경복궁 방문으로도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정수를 맛볼 수 있었다. 그리고나서 친구들과 쇼핑하러 동대문에 가고 싶다. 동대문쇼핑상가는 이제까지 어느 장소에서도 결코 해볼 수 없었던 색다른 체험을 안겨주는 곳이기에 쇼핑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가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맛있는 바비큐도 먹고, 밤바람도 쐴 겸, 그리고 한국의 젊은이들이 어떻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지 친구들에게 알려줄 겸 해서 홍대에 데리고 가고 싶다.

아무리 서울이 좋다 해도 혹시 서울을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드는 때는 없었나? 있다면 왜 그런가?

서울에서의 생활을 정말 사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히 가끔 난감해지는 순간들도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나를 더 잘 표현함으로써 그 사람들과 더 잘 지내고 싶은데 한국어를 하지 못해서 그럴 수 없을 때 당황스러웠다. 또 지난 8월, 너무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한국에 있다는 게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고, 출퇴근시간에 꽉 막힌 지하철을 타는 것도 힘들 때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어머니와 세 살 많은 형과 가족들이 미국에 있기 때문에 그들을 자주 만날 수 없다는 게 안타깝다. 그리고 8명의 조카들을 1년에 한 번씩만 만나야 한다는 것도 힘들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미국명문 미식축구팀인 그린베이 패커스 팀의 경기를 보던 것도 그립다. 미국에 있을 때에는 한 번도 놓친 적 없었는데 한국에 온 후로는 시즌당 겨우 한 번 볼까 말까 한다. 그 경기들은 여기 시간으로는 새벽 3시에 시작되니 말이다. 후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서울에서의 삶을 매우 즐기고 사랑한다.

외국 연주자의 입장에서 서울에 머무르는 것이 힘들지는 않았나?

개인적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한국에서 외국인 연주자로 사는 것은 특별히 힘든 일 같지는 않다. 다만, 외국인 연주자가 한국에서 겪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언어장벽과 네트워크를 구축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 음악교육 시스템과 미국의 시스템을 비교해 볼 때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그리고 한국과 당신 나라의 음악교육자들과 학생들의 모습을 비교한다면 어떤 차이를 들 수 있을까?

한국에서 직접 음악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말하기 쉽지는 않지만 내 생각에 한국에는 전공하기 위해 심각하게 음악을 배우는 학생들의 수가 매우 많고, 그들 사이에 수많은 경쟁이 있는 것 같다. 심지어 아주 어린 아이들조차 각종 대회, 콩쿨, 그리고 입시 등을 쉴 새 없이 준비해야 하는 것 같다. 난 음악을 전공하는 사람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미국의 중서부 조그마한 마을 출신이기 때문에, 이런 한국의 학생들의 모습을 볼 때면 내가 음악을 배우던 미국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점을 느낀다. 그리고 이곳에 어린 나이에 그토록 잘 연주할 수 있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도 정말 놀랍다! 줄리어드와 예일대학교에서의 내 경험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다양한 종류의 음악을 연주해봄으로써 자신의 영역을 더 많이 확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두 학교들은 지난 시대의 전통적인 음악들뿐만 아니라 새로운 음악의 연주도 매우 권장하는 분위기였다. 한국에도 줄리어드나 예일과 마찬가지의 어떤 새로운 움직임이 일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일반적으로 볼 때 한국이 클래식을 좀더 강조하는 것 같고, 그런 면에서 볼 때 좀더 보수적인 분위기인 것 같다. 한국 음악교육에서 또 하나 인상깊은 점은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훨씬 더 정형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학생들은 교사를 훨씬 더 존경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모습은 미국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것이다.

서울 시민들이 당신의 음악을 접할 때 어떻게 느꼈으면 좋겠나?

만약 내가 연주한 음악이 청중들에게 어떤 긍정적인 면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이다.

당신의 미래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지금 미래의 계획을 말하는 것은 나로서는 매우 힘들다. 3년 전, 특별한 계획 없이 내 마음을 쫓아 이곳 한국에 왔다. 나를 선택한 이 곳 서울을 보다 많이 체험하고, 이곳에서의 내 시간을 즐기며, 열심히 생활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웨인 린 …

1999~2003 줄리어드 음대 졸업
2003~2006 예일 음대 석사 및 아티스트 디플로마

1996~1999 그린 베이 심포니 단원
2001.6       체코 마르티누 심포니 협연
2007~2008 뉴헤이븐 심포니 악장 trial
2009~현재  서울시립교향악단 1st Violin 부악장

#서울vsSEOUL #웨인린 #서울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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