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2막을 꿈꾼다

시민기자 시민리포터 이상무

발행일 2011.02.01. 00:00

수정일 2015.12.18. 15:26

조회 3,176

고령자들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 ‘사랑의 와플하우스(대표 화평 스님)’를 찾아가 봤다. 사랑의 와플하우스는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복지재단에서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목적으로 2009년 1월에 오픈했다. 2010년 2월 서울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데 이어 2010년 12월엔 노동부 사회적 기업으로도 인정받았다.

광진구 노인복지관 1층에 자리 잡은 와플하우스에서는 4명의 노인들이 빨간색 모자와 유니폼을 입고 와플, 커피, 전통차 등을 만들어 손님을 맞고 있었다. 와플하우스에서 제일 고령자인 채호병 씨(80)는 교장으로 정년퇴임했다고 한다. 취업 알선센터의 소개로 이곳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아들의 반대가 심했다. 지금은 그의 새로운 일을 인정하고 지원해준단다. 와플하우스에서 일한 지 만 2년이 넘다보니 이제는 와플과 커피를 만드는 일에 전문가가 다 되었다고 한다.

와플은 12가지 친환경 재료를 넣어 만든다. 겉은 바삭바삭하게 속은 부드럽게 구워야 제 맛인데, 물과 가루의 비율을 1:1로 반죽해 3분 정도 굽는단다. 그 외 구체적인 노하우는 그야말로 ‘며느리도 모른다’며 밝히지 않는다. 채호병 씨도 처음 3~4개월은 모든 게 서툴러 힘들었다. 하지만 매일 규칙적으로 일어나 일터에 나가니 소속감이 생겨 건강도 좋아졌고 일이 손에 익은 후부터는 일하는 재미도 더해졌다고.

함께 일하는 정명자 씨(71)도 “처음에는 용어가 생소해 외우기가 어려웠지만 일터에 나오니 보람도 있고 젊어진 느낌이다. 남은 노후를 건강하고 즐겁게 살 수 있을 것 같다. 받은 수당으로는 봉사도 하고 손자들에게 용돈도 준다. 일을 하면서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이 세상도 긍정적으로 보인다”며 웃었다.

커피 맛과 향을 결정하는 것은 커피생두의 질과 로스팅. 이곳 커피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기술자가 로스팅하기 때문에 맛이 좋다고 소문 났다. 리포터도 커피 맛을 보았는데 정말 환상적인 맛이었다.

현재 와플하우스는 면적이 좁아 복지관 옆에 30평 정도 되는 건물을 짓고 있다. 올해 초부터 고령자기업 육성 지원 자금(4,400만원)을 받아 차량으로 이동하면서 판매하는 이동형 매장도 새로 오픈해 노인 6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직원은 12명인데, 1인 당 93만 원 씩 지원을 받고 있다. 와플하우스에서 나오는 수익금은 건축을 위해 적립한다. 또 매출액의 1% 범위 내에서 지역사회 어려운 노인을 위한 기부도 한다.

‘나이 때문에 할 수 없다. 이제는 늦었다’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어느 63세 된 노인이 “금방 70이 될 텐데 이 나이에 뭘 하느냐?”더니 93살까지 살았다고 한다. 그는 인생에서 30년을 흘려보낸 것이다.

#노인일자리 #사랑의와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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