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발 저림 대부분은 말초신경병으로 인해 발생

홍윤호

발행일 2013.01.25. 00:00

수정일 2013.01.25. 00:00

조회 16,468

[서울톡톡] 이번 호에서는 용** 독자가 문의한 손 저림 증세에 대해 소개합니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신경과 홍윤호 서울의대 교수가 답변해 주셨습니다.

상담내용 : 10년 전에 사고로 좌측 손을 많이 다쳤습니다. 수술도 10차례 하였고요. 좌측 손 장애로 인하여 8년 동안 지하철 택배를 했고 지금은 학교에서 문서수발 등의 일을 돕고 있습니다. 현재는 혈압이 있어 혈압약을 먹고 있습니다.

답변 : 위 정보로는 환자 분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알 수 없군요. 대신, 손 발 저림에 대한 일반적인 의학 상식에 대해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의학에서 '저림'은 '이상감각'의 한 형태로 간주합니다. 또한 넓은 의미의 '통증'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원인은 중추 및 말초신경계에 걸쳐 매우 다양합니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조기에 원인을 밝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인이 무엇이든 적절히 조절되지 않으면 통증이 더욱 악화되고, 만성화되면 원인 질환을 밝히더라도 대개의 경우 치료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손 발 저림의 원인으로 대표적인 질환을 들면 말초신경질환, 척추신경근질환, 척수질환, 뇌졸중과 말초혈액순환 장애 등이 있습니다. 외상이나 신경 손상 후에 발생하는 복합부위통증증후군 이라는 질환도 있습니다(앞서 상담 글을 올린 환자 분의 예가 이에 해당되는 것은 아닌지 의심됩니다). 이 질환은 주로 손상 부위에 국소적인 통증과 함께 체온의 변화, 홍조, 부종, 땀 분비의 변화 등 자율신경 및 혈관 장애 증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해당 부위 골밀도의 저하, 근육의 위축 등이 동반됩니다.

다시, 손 발 저림의 원인 질환으로 돌아가서 각 질환 별로 나타나는 손 발 저림의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이는 손 발 저림의 원인 규명에 매우 중요합니다. 우선, 손·발이 저리면 "말초혈액순환장애 때문이다." 혹은 "중풍의 초기 증상이다." 라고 지레 짐작하고 미리 겁부터 내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의학 상식으로서 혈액순환장애 혹은 중풍에 의한 손 발 저림은 매우 드뭅니다. 먼저, 뇌졸중에서 나타나는 손 발 저림은 갑자기 나타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한쪽에서만 증상이 발생하고 대개 저린 증상이 반신에 걸쳐 나타납니다. 일과성 뇌허혈의 경우 증상이 있다가 없어집니다. 입술 주위가 저리거나 언어장애가 동반되기도 하고, 반신 마비를 동반할 수도 있습니다. 말초혈액순환장애에서 나타나는 손 발 저림은 '저림'이라기보다는 '시린' 통증인 경우가 더 흔합니다. 손가락 발가락 끝이 차고 찬물에 손이나 발을 넣으면 손가락과 발가락 끝이 희게 변하며 손·발의 땀 분비에도 변화가 나타납니다. 팔목과 발목 부위의 맥박이 약해집니다. 동맥경화, 혈관염, 레이노드병, 버거스씨병 등이 주요 원인이며 이들은 실제로는 매우 드물게 손 발 저림을 유발합니다.

대부분의 손 발 저림은 말초신경병에 의해 발생합니다. 침범되는 신경의 부위에 따라 크게 단발성 말초신경병과 다발성 말초신경병으로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단발성 말초신경병은 손목굴증후군 혹은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손목부위 손목인대 사이에서 정중신경의 압박에 의해 손 저림이 발생합니다. 손바닥, 첫 번째와 세 번째 손가락 끝의 저린 증상이 특징적입니다. 서서히 발생하며, 손잡이를 잡거나 운전 시, 그리고 잘 때 주로 저린 증상이 심해집니다.

중년여성들이 흔히 경험하며 심한 경우 엄지두덩근의 위축이 동반됩니다. 과도한 손목 운동, 외상, 류마티스성 및 골관절염, 건염, 갑상선기능 저하증, 유전분증, 임산부, 당뇨병 등이 대표적인 원인들입니다. 손 발 저림이 양측 대칭성으로 동시 다발로 시작된다면 다발성 말초신경병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 경우 손, 발 동시에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주로 발부터 시작합니다. 당뇨병, 알코올, 영양결핍, 면역질환, 혈관염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사지 말단부의 감각 저하 및 운동마비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하부 경추 및 요추·천추 신경근의 이상도 손 발 저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뒷목이나 아래 허리 부위로부터 손,발로 뻗치는 통증이 특징적이며, 근력 약화나 근육의 위축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추간판탈출증(디스크)이나 퇴행성 척추관절염 등이 대표적인 원인질환이며, 그 밖에 류마티스 관절염, 골다공증, 외상, 종양 등 척추변형을 야기할 수 있는 다양한 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척수병에 의한 손 발 저림은 대부분 양측성으로 나타나며, 운동 및 감각 마비, 배뇨 및 배변장애가 흔히 동반됩니다. 운동 및 감각이상은 가슴이나, 배를 포함하는 비교적 광범위한 부위에 걸쳐 발생합니다. 척수염이나 다발성경화증, 척수경색, 외상, 종양 등에 의해 유발됩니다.

손 발 저림의 원인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의의 진찰이 가장 중요하고, 신경전도검사 및 근전도검사로 대부분의 말초신경병을 확진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혈액이나 소변검사, 방사선검사(X선 검사, 초음파, M R I )등이 원인 질환 규명을 위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손 발 저림의 원인이 밝혀지면 이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됩니다. 잘못된 의학상식이나 민간요법에 기대어 막연히 두려움을 가지고 있거나, 진단 및 치료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글/홍윤호(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신경과 서울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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